[이코노믹리뷰=우주성 서인원 기자] 백화점의 변신이 계속되고 있다. 이커머스의 파고에서는 아직 선방중인 백화점이지만 단순한 판매공간이 아닌 다양한 컨셉의 공간을 확대하면서 변신전략을 모색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백화점이 위치한 지역별 특색을 고려하는 마케팅도 등장했다.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현대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학부모 경우를 고려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것이 그 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대학생들이 유입되는 특성을 고려해 젊은 세대를 겨냥한 체험형, 맞춤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Z세대 겨냥한 체험형 공간 선보여

다양한 브랜드들이 한 곳에 모인 피어(PEER)의 내부 모습

지난 15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지하 2층에 위치한 ‘피어(PEER)’ 역시 젊은 세대의 관심사를 통해 유입을 시도한 사례다. 밀레니얼 세대의 실용적이고 창조적인 패션 편집숍을 천명했다. 피어의 점원에게 호응의 정도를 물었다. 악세사리를 취급하는 한 점원은 아직 개점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호응이 있다고 말했다. 점심 시간대에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편이라고 했다. 주 방문층은 역시 영타겟을 목적으로 한 만큼 20대의 젊은 층이다.

실제로 월요일 오후였지만 피어 매장에는 옷가지를 고르는 20대의 모습이 삼삼 오오 눈에 띄었다. 피어 매장의 경우 지하철 역으로 이동하는 동선 근처에 자리잡고 있어서 유입인구가 방문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고객들 중에는 피어를 방문한 후 연결된 현대 백화점 본관의 의류상점코너로 이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실제 피어를 방문한 고객들의 동선을 직접 확인해봤다. 피어의 입점을 알고 방문했다는 20대 중반 남성은 "이 곳 자체를 목적으로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오려고 했던 차"였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이 곳을 방문한 김에 자신의 관심사인 남성 의류 등을 위해 백화점의 매장을 둘러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추가로 확인한 세 커플도 백화점을 경유하려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피어에는 2030 젊은 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다양한 나이대의 손님도 있었다. 대부분은 백화점 쪽에서 지하철로 이동하려던 사람들로 보였다. 그 중 한 40대 초반의 여성에게 이 곳에 온 경위를 물었다. 그녀는 "백화점에서 나오다가 딸이 이 곳에 들르는 김에 자신도 같이 들렀다"고 말했다.

다른 20대 초반의 여성은 "지하철을 통해 귀가하던 중 잠시 지하철의 이 곳에 입점해 있다고 들어서 방문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들릴 생각은 없지만 나중에 다시 이 곳을 방문할 계획이고 그 때는 백화점도 들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20대 여성 두명도 "생각보다 취향대로 개성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카페 등의 편의 시설도 있어서 좋다"면서 곧 의류매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매장과 체험형 매장의 시너지 노려

피어(PEER)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이 곳 편집숍 피어는 현대백화점이 자체 운영한다. 입점 브랜드가 인테리어나 인건비 등 초기 투자할 필요가 없어 비용 부담이 덜하다. 현대백화점 측이 인테리어 구성과 인원 운영을 직접하기 때문이다. 반면 브랜드들은 기존 백화점 입지를 통해 여러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지은 현대백화점 상품기획팀 MD는 “신촌 상권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입점 브랜드를 선별했다. 마케팅과 인테리어도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신촌 상권에 맞게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지은 MD는 “신촌은 대학교 상권이다 보니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고객들이 선호할 브랜드가 주로 입점돼 있다”며 “주 타깃층 또한 15~24세 사이로 본다”고 말했다. 신지은 MD는 “입점한 브랜드에 따라 10대가 비중이 큰 데가 있고, 20대 초중반이 많은 경우가 있다”며 “브랜드의 가격대나 스타일 등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이어 “기성세대 같은 경우는 여성 비중이 높은 편인데, 여기는 남녀 비중이 비슷하다. 피어 매장의 색깔이 스트릿캐주얼이기 때문에 딱히 남녀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굳이 성별을 따져 입는 옷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학교가 있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도 15% 정도는 있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은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DJ 4명을 초청해 미니 공연도 열었다. 디제이부스를 마련해 놓고,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맥주를 무료도 제공했다. 해당MD는 “디제이 부스를 보러 오시는 분들한테 저희가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고 했다. 또 신 MD는 “피어 매장 내에 카페 멜로워라는 협업 카페가 있다”면서 “여기서 데스페라도스로 콜라보레이션한 새로운 칵테일 등도 만든다. 맥주를 저희한테 받아서 가시면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그런 식의 컨텐츠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콘텐츠들은 상시 운영은 아니지만 시즌 별로 계속 콘텐츠를 바꿔 나가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 신지은 MD는 “체험이라는 의미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다. 피어 매장에서만 볼 수 있는 브랜드를 유치하고자 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체험”이라고 밝혔다.

신 MD는 또 “브랜드 입장에서 온라인 고객과 오프라인 고객이 다르다. 브랜드 관계자들도 아예 다른 상권 사람들이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군을 만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라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백화점이 자체 편집숍을 하는 이유로 “기존 고객들에게 백화점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브랜드를 보여주고, 그로 인해 백화점에 오지 않으시는 분들을 새로 유입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즉 브랜드와 백화점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지은 MD는 “신촌역에서 신촌광장으로 나가는 길목이 있어 그런 방면으로 고객이 유입되기도 하고, 기존 관에서 쇼핑을 하는 분들이 오시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피어 매장을 통해 다른 매장에 방문하는 등 시너지가 창출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피어가 유치한 브랜드가 젊은이들이 백화점을 찾는 가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넷마블 스토어에는 다양한 게임관련 굿즈가 진열되어 있다.

실제로 피어와 넷마블스토어, 그리고 카카오프렌즈가 위치한 곳의 장소는 신촌역으로 연결되는 지하 2층에 위치해 있다.지하철을 이용하는 젊은 층들이 쉽게 이동가능한 동선이다. 피어의 경우는 지하 2층의 여성의류가 입점된 본관과 연결이 되어 있어 지하철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피어를 들린 후 의류 매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넷마블과 협약을 통해 지난 달 26일에 개점한 넷마블 스토어(Netmable Store)도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고 있었다. 피어 입구 맞은 편에 위치한 팝 스트리트 42평 규모로 입점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넷마블의 대표 게임 ‘모두의 마블’, 방탄소년단의 매니저 게임 ‘BTS 월드’ 등 넷마블 게임 관련한 다양한 인형이나 굿즈 등을 파는 매장이다. 

오프라인만의 공간 차별화와 컨텐츠로 젊은 고객 유치

현대백화점의 홍보팀 관계자는 “피어 매장이나 넷마블 스토어 등의 입점은 젊은 층을 겨냥해서 젊은 고객의 백화점 유입을 목표로 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를 통한 백화점 매출 상승의 효과도 기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의 부가적인 목적으로 해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피어같은 매장은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마케팅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요즘 백화점의 트렌드이다보니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매장 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또 “피어같은 경우 유입되는 젊은 층들이 경우 다른 옷가게나 매장으로 가는 효과나 백화점의 유입인구 증가, 매출의 확대가 있는가 등의 연결고리 등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아직 새로운 시도에 가까운 것이라 확실한 당장의 효과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밝히면서도 “그런 식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시도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젊은 층을 겨냥한 입점을 시도하는 이유로 “온라인이 흉내 낼 수 없는,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 차별화로 강점을 두는 것”도 체험형 매장 입점을 시도하는 빼놓을 수 없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라고 꼽았다. "넷마블 스토어의 주 타겟 대상인 10대에서 30대의 게임을 좋아하는 청년층과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정리하면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공간 차별화의 일종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맞는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한다는 목적도 겸해진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