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올해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크게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 제조업 수출경쟁력을 점검한 결과 1000대 제조 수출상품군 중 품질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는 제품이 일본의 51.8%수준, 독일의 35.4%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품질경쟁력이 열위인 제품은 한국 제품이 일본의 2배, 독일의 4배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련)이 발표한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상품군 중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확보한 제품은 일본, 독일에 비해 1.6배 많았지만 품질경쟁력 면에서는 이들 나라에게 크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련은 우리나라의 1000대 제조 수출상품군(HS 코드 4단위 분류)의 수출경쟁력을 일본, 독일과 비교해서 ‘품질경쟁력 우위’와 ‘품질경쟁력 열위’, ‘가격경쟁력 우위’와 ‘가격경쟁력 열위’의 네 가지 항목으로 분석했다.

(출처 = 한국경제연구원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비교' 보고서)

먼저 품질경쟁력 우위 품목의 경우 일본은 품질경쟁력이 우위인 제품이 301개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에 비해 감소한 156개로 일본의 51.8%에 불과했다. 독일의 441개와 비교하면 35.4%에 그친다. 해당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제조업의 경우 품질경쟁력 우위 상품이 많아야 제조업 수출경쟁력이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점검 결과 우리나라의 품질경쟁력 우위 제품은 독일, 일본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높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상품은 세계시장에서 품질경쟁력 우위로 판단한다.

우리나라의 품질경쟁력 열위 제품은 반면에 264개로 일본의 130개의 두 배, 독일의 65개에 비하면 네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는 상품이 품질경쟁력 열위 상품이다.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낮고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가격경쟁력 우위 상품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 독일보다 80여 개 이상 많음으로써 가격 면에서는 수출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리나라 10대 주요 수출품목의 경우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와 석유제품, 조선 등의 경우 2018년 품질경쟁력 우위에서 2019년 6월 기준 가격경쟁력 열위로 전환됐다. 철강판, 무선통신, 플라스틱 등 역시 가격경쟁력 우위에서 품질경쟁력 열위 상태로 전환됐다. 다만 해당 보고서는 이런 수출품목의 경쟁력 전환으로 2019년의 수출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6월까지의 통계는 참고자료 정도로만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경련 보고서는 또 주요 소재·부품·기초장비 분야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독일, 일본과의 경쟁력 차이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자공업의 경우 화학품, 정밀공작기계,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계부품, 광학기기, 정밀측정기기 등 중요 상품군은 우리나라의 경우, 가격경쟁력 열위나 품질경쟁력 열위 상품군이 주였던 반면 일본과 독일은 대부분 품질경쟁력 우위와 가격 경쟁력 우위 품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이태규 한경련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특히 일본은 앞서 상술한 이들 품목에서 수출규모와 수출금액으로도 우리나라를 압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정책적 측면에서 품질경쟁력 우위 품목이 중심이 되는 수출구조가 되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중요하며, 투자규모 뿐만 아니라 R&D 투자의 실질적인 효과 창출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이 연구위원은 “중간재 생산을 하는 중견·중소기업의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중소기업 R&D 지원사업의 개발성공률은 95%에 육박함에도 실제 사업화율은 25~40% 중반에 불과하므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도전적 R&D를 지원하되 성과 위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를 정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