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분기 독일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치면서 독일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출처= DailyExpres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글로벌 불확실성과 무역 전쟁이 독일 제조업체에 큰 타격을 주면서, 독일의 경제기 지난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지난 4월~6월까지 3개월간 독일 GDP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대로 전분기에 비해 0.1%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그나마 0.4% 성장했었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독일의 GDP 보고서는 독일 경제 황금 시대의 종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 4위 경제대국이자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완벽한 폭풍’이라고 표현했다.

독일 경제는 대미·대중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 두 나라가 격렬한 무역 분쟁에 휩싸여 있다. 세계 자동차 판매의 저조는 독일 자동차 회사들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으며, 무질서한 브렉시트 상황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불확실한 환경

독일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의 성장을 사실상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 이상 감소했고 독일 경기심리를 나타내는 ZEW 지수(독일경제동향지수)는 8월에 크게 떨어지며 2011년 12월 이후 11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브리즈키는 불확실한 환경이 가장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무역 갈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심리가 악화되고 그에 따른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이슈는 자동차 수요의 세계적인 감소다. 특히 신차 판매가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커진 BMW,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영국의 싱크탱크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올리버 라카우 독일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배기가스 규제강화로 더 깨끗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큰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매 감소는 특히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브렉시트가 혼돈에 빠지면서 독일의 경제 전망은 더 암울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카우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회복’의 도움을 받아 이번 분기(3분기)에는 ‘완만한’ 성장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관건은 수출과 산업이 얼마나 회복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라카우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정부가 내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적자를 유별나게 경계하는 독일이 과연 그렇게 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지연될 경우 독일 정부는 재정 지출 압력을 더 강하게 받게 될 것이다.

컨설팅회사 캐피털 이코노미스트의 앤드류 케닝햄 이코노미스트는 "결론은 독일 경제가 불황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2일, 휴대전화, 장난감, 비디오게임기 등 중국에서 수입되는 일부 소비재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양측이 기존의 관세를 폐지하는 협정을 체결할 것 같지는 않다. 이번에 일부 연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중국 수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는 여전히 9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독일의 위축된 경제는 또한 유럽 중앙은행(ECB)이 9월 회의에서 모종의 조치(금리 인하)를 취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이미 역사적인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금리를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CB는 또 유럽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도 다시 재개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