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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궁지에 몰린 VCNC 타다의 약점, 그리고 아쉬움초반 시장 확장에 지나치게 낙관...다양성 키워야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한 때 택시업계의 공적으로 여겨지던 카카오가 기민하게 택시업계와 연합한 후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평정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많은 찬사를 받던 쏘카 VCNC의 타다로 대표되는 군소 플랫폼들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VCNC의 경우 사업 다각화 및 타다 프리미엄 등 택시업계와의 상생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으나, 지금의 위기를 넘기기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문제고,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지금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중심입니다. 카풀 서비스 럭시를 인수한 후 택시호출의 보완재로 이를 활용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구사했으나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상태에서, 결국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카풀 서비스의 제한적인 운영이라는 합의점을 찾으며 전격적으로 힘을 뭉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상생안이 발표된 후 플랫폼 택시 모델이 탄력을 받자 카카오 모빌리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중개, 가맹, 운송 등 세 가지 플랫폼 택시가 정해진 상태에서 핵심은 가맹에 있습니다. 진화택시 인수에 나서는 한편 중일산업까지 품에 넣으며 법인택시회사들을 포섭하고 있습니다. 이미 웨이고를 가동하는 상태에서 가칭 라이언 택시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스타렉스를 활용한 호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개는 이미 카카오T가 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중개 부문의 스펙트럼을 키워, 이를 자사 카카오T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나갈 전망입니다. 현재 웨이고가 카카오T에서 호출되는 방식처럼 10월부터는 라이언 택시도 카카오T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쏘카 VCNC 타다의 걱정은 커지고 있습니다. 홀로 운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가뜩이나 월별 기여금을 내거나 면허 매입을 위한 일시금을 납부해야 서비스를 가동할 수 있는 등 진입장벽도 높습니다. 

무엇보다 택시면허를 가진 드라이버만 채용할 수 있는 등 긱 이코노미 등 특유의 정체성도 사라질 판국에, 카카오 모빌리티가 가맹에서 11인승 승합차 서비스를 가동하면 고객이 보기에 카카오 모빌리티의 '가맹'이나 VCNC의 '운송'은 차이가 거의 없어집니다. 여기서 막강한 자본과 중개 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쉽게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VCNC 입장에서는 경영에 부담이 큰 운송에서 활동하면서 서비스 영역이 비슷한, 막강한 자본력에 택시업계까지 등에 업고 중개 플랫폼도 가진 카카오 모빌리티와 싸워야 할 판입니다.

지금의 위기는 VCNC가 자초한 면도 큽니다.

   
▲ 박재욱, 이재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지난해 카풀 논란 당시 11인승 승합차를 중심으로 하는 타다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가동했으나, 여기에는 의외의 반사이익도 많았습니다. 국민들은 카풀 논란이 지나며 질낮은 서비스를 고수하면서 밥그릇을 챙겨달라는 택시업계에 분노했고, 그 대안으로 이들을 응징하기 위해 카풀이나 타다에 환호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타다의 매력도 충분하지만, 타다의 초반 성공은 분명 외부환경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빠르게 인지했어야 하지만, 늦었습니다.

타다 자체의 서비스도 진입장벽이 낮았습니다. 긱 이코노미, 친절한 드라이버는 그 자체로 좋은 아이디어지만 바꿔 말하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사업 초반에야 이러한 전략이 유효했겠지만, 택시업계가 ICT와 만나 변화를 추구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역시 VCNC의 실수입니다. 워낙 상황이 극적으로 빠르게 변하는 한편 택시업계의 집요한 공격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겠지만, 조금 잔인하게 말하자면 긱 이코노미와 친절한 드라이버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것에 빠르게 나섰어야 했습니다. 고객의 마음은 갈대며, 환호는 잠깐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VCNC 출시 기자회견에서 조금 날 선 질문이 나온 바 있습니다. VCNC의 모델과 비전이 발표된 후 "고작 이 정도의 서비스를 준비했느냐"는 질타였습니다. 당시 박재욱 VCNC 대표는 "다양한 사업을 연결하는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의 말대로 전혀 새로운 특이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쩐의 전쟁으로 비화되며 카카오 모빌리티 주도로 흘러가는 것은 역시 우려가 큽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자기 본연의 로드맵대로 가맹과 중개에 집중하며 시너지를 내면 그만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만큼 자본력을 동원할 수 없는 스타트업, 특히 VCNC처럼 운송 부문에 있는 플랫폼이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국토부의 상생안 자체가 택시업계의 숙원을 풀어주는 한편 플랫폼 택시의 진입장벽을 높여서 벌어진 일입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생존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야 하고, 운송의 부문에서 VCNC와 같은 강자는 남겨두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카풀은 또 어떤가요. 차라리 VCNC의 상황이 나을 정도로 고사 직전입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 협의하며 카풀 서비스의 제한적 운행에 동의했고, 카풀을 다양한 카드 중 하나로 가진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를 용인할 수 있지만 카풀 하나만 바라보는 스타트업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 역시 다양성 측면에서 불안요소입니다.

말 그대로 여담이지만 카카오 모빌리티도 리스크는 있습니다. 가맹 부문을 크게 키우는 방침이지만 이렇게 진행될 경우 비즈니스의 주도권은 택시업계로 넘어갑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중개 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가맹 부문을 키우는 한편 추후 대형택시 시장에서 가능성을 발견, 마이크로 모빌리티까지 묶는 대단위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성과의 '파이'를 나눌 택시업계와의 주도권 안배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상생안을 두고 택시업계의 압승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틀렸습니다. 택시업계의 압승이 맞고, 그들은 빠른 시일 실력행사에 나서 원하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며 ICT 업계의 전폭적인 후원까지 끌어냈습니다. ICT 업계가 '제발 우리를 활용해주세요'라고 매달리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역시 대단한 집단입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택시업계가 주도권을 쥔 가맹에 집중하는 장면을 보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양성까지 사라지고 있는데,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과연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단언하지만, 절대 아닙니다.

*IT여담은 취재 도중 알게되는 소소한 내용을 편안하게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장의 기사성보다 주변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지점에서 독자와 함께 고민합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8.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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