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임원들이 줄줄이 이직하며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조직에 대한 충성보다 이직을 통한 ‘내 능력 키우기’가 익숙한 미국 기업 문화의 특성에서 기인한 일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조직 내 알력 다툼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데이비드 류 최고의료책임자는 6년간 몸 담았던 삼성전자를 떠나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구글 클라우드의 그레그 무어, 알파벳 베릴리의 조시 멘델, 다트머스 히치콕 메디컬센터의 짐 와이스틴 등 헬스케어 전문가를 빨아들이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후 데이비드 류 최고의료책임자까지 영입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데이비드 류 최고의료책임자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며 삼성전자의 미래를 타진하던 그가 돌연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한 사실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미주법인의 주요 임원들이 줄줄이 이직하는 배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데이비드 류가 직접 트위터를 통해 자기의 이직소식을 알렸다. 출처=갈무리

실제로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임원 이직은 이 외에도 많다.

팀 벡스터 삼성전자 미주법인 최고경영책임자는 1월 사임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링크드인을 통해 "삼성전자아메리카와 12년이라는 놀라운 세월을 보낸 끝에 6월 1일 퇴사하기로 했다"며 "삼성에서의 시간을 되새기면서 충성스러운 소비자와 고객들에게 전해준 수많은 혁신 제품과 솔루션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백스터 재임 기간 동안 삼성은 제품 디자인, 판매, 가격 프로모션을 병행해 TV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 분야에서 미국의 선두주자로 올라섰고 덕분에 미 가전 시장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당시에도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으나, 그는 결국 13년의 삼성맨 생활을 접고 결국 회사를 떠났다. 이후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엄영훈 총괄대표(부사장) 체제로 들어서며 조직도 개편됐다.

마크 매튜 삼성전자 미주법인 CMO도 지난 3월 회사를 떠났다. 마크 매튜는 이메일 성명에서 "플레이어로써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됐다. 삼성은 나를 위해 기술의 힘을 진정으로 열어 줬고, 그것이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인류의 더 큰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 가르쳐 줬다“면서 ”재능 있는 마케터 팀을 이끄는 특권을 누렸고 이는 회사 재직 기간 동안 놀라운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마크 매튜 재임 기간 동안 삼성은 삼성 세이프티 트럭을 포함한 27개의 캠페인 상을 수상했고 2016년 칸 라이온즈 올해의 마케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퇴장이 아쉬운 이유다.

이 외에도 제이 알트슐러 글로벌 미디어 전략·구매 담당, 대런 그레이엄 박사도 이직했다. 특히 그레이엄 박사는 삼성전자 캐나다 인공지능 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LG전자로 이직해 무성한 뒷 말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미주법인의 이직러시를 두고 ‘당연한 ’일‘이라고 보지만, 알력 다툼이 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순수 한국인 삼성전자 직원과 외부 인사들의 알력이 최근 심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법인에 대한 내부 감사에서 일부 비위 사실이 적발되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이직 러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