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2일 ‘LTE 간담회’에서 자사 LTE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석채 KT회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3G에 적용된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 기술도 내부 임직원 아이디어로 시작한 것으로, 세계 통신장비업체들도 주저하면서 받았지만, 유망한 옥동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가상화 기술을 접목한 LTE 망 구축에 대해 "KT LTE가 ‘LTE 워프(WARP)’라고 이름 붙일 만큼 가장 빠르고 균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서비스 퀄리티가 중요하지,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특히 고객에 기반한 자사 LTE 서비스 품질을 고객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함께 답변에 나선 표현명 KT개인고객부문 사장은 LTE폰으로 오는 20일까지 3G요금제에 가입토록 한 정책은 계속된다며, LTE요금제로도 가입이 가능해진 만큼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3G→LTE USIM이동 정부정책 따를것”
기존 3G 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을 LTE 스마트폰에서도 함께 쓸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KT는 정부 정책에 따라 USIM 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회사측이 밝힌 연말 LTE 가입자 목표는 400만명이다. 이는 6개월여 먼저 LTE 서비스를 개시한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올해말 이통3사 국내 LTE 가입자 규모는 모두 1200만명 수준으로 서비스 개시 2년차에 1000만명 돌파가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KT가 4G LTE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할 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간담회 직전, 일부 언론에서 KT가 3G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1월 20일 이후에도 LTE 가입자에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한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KT 관계자 말을 인용, “3G 요금제의 LTE 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에 대해 “LTE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 회장이 비유로 든 것은 ‘전력’이었다. 전력을 일정 요금만 내면 무제한 쓰도록 한다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성립이 안 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적이다.

KT LTE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 3일,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KT LTE 워프(WARP)의 장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소수의 과점으로 다수가 희생해야 하는 상황에서 3G 무제한 요금제는 하나의 예외일 뿐, 통상적인 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회장의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3G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5%가 전체 데이터의 50%를 쓸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화돼 있다.

이 회장은 “무선 네트워크는 스팩트럼의 제약이 있고, 일부가 많이 쓰면 나머지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전력처럼) 수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KT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총동원 해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토록 하겠다”며 “이것이 KT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전세계를 둘러봐도 유한 네트워크를 무제한 주겠다는 회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됐던 ‘2G 종료’와 맞물려 KT의 1.8GHz LTE가 경쟁사 800MHz 대비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글로벌 공용’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지난 10여 년 CDMA를 채택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국내 1.8GHz PCS 주파수로 글로벌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해 (글로벌 로밍 등에서)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어떤 주파수든 해외 공용 주파수를 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향후 어떤 주파수 대역이 국제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할 지 불확실하다”면서 “지난해 ‘G20회담’에서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 조차 1.8GHz를 LTE용으로 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답을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1.8GHz 서비스 10년경험 LTE시장우위 자신”
이처럼 불과 1년 전만 해도 LTE에 쓰일 줄 몰랐던 1.8GHz 대역이 현재 가장 보편적인 주파수가 돼 일단 국제무대에서 통용하는데 유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말 개발 및 수출도 수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어느 한 대역이 LTE 단일 주파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8GHz 대역은 전세계 350여개 사업자들이 갖고 있고, 현재 9개국 10개 사업자가 LTE 서비스에 이용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LTE 로밍에 있어 중요 주파수로 부각될 것이란 게 KT의 전망이다.

표현명 사장은 이에 대해 “이미 KT는 1.8GHz로 10여 년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며 “KT WARP에 이 노하우를 접목하면 타사 대비 굉장히 많은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 3사가 모두 4G 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3G 가입자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 회장은 “데이터를 많이 안 쓰고 빠른 속도를 원하지 않으면 3G 이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와이파이 망을 구축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처럼 막대한 와이파이 투자는 통신업체로서는 해선 안될 일이지만, 이를 한 것은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할 때를 대비한 것”이라며 “WAC(Wholesale Applications Community) 등을 통해 형성될 콘텐츠 공동시장은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텐데, (와이파이 아닌) 비싼 주파수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WAC은 KT, AT&T, 오렌지, NTT도코모 등 세계 24개 통신사가 재작년 2월 ‘MWC 2010’에서 세계적인 애플리케이션 도매 장터, 즉 30억 고객이 이용하는 ‘글로벌 수퍼 앱스토어’를 목표로 창설됐다. 같은 해 7월 법인 설립과 함께 웹플랫폼 오픈 규격화를 추진해 최근 WAC 2.0 규격을 확정하는 등 상용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 16개사, 이사회 참관 6개사 포함 총 68개 통신사업자 및 장비사업자들이 WAC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경쟁사 대비 전국망 구축을 이미 끝낸 와이브로와 4G LTE 접목도 KT LTE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표현명 사장은 “3G처럼 LTE도 4G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이용자는 5000원에 와이브로 30G를 쓸 수 있어 거의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 제공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표 사장은 “MVoIP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국망이 촘촘히 깔려야 하고, 올해말이나 돼야 본격 준비가 될 것”이라며 “KT도 전세계 추세에 발맞춰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LTE 구축에 모두 1조 3000억원 정도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yjpa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