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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저 서민인데...분상제 대신 대출규제 좀 풀어주면 안될까요?분상제, 집값 잡기 큰 효력 없어...오히려 현금여유 있는 '선택적' 무주택자들 배 불리는 꼴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2016년도에만, 아니 2017년도에만, 아니 2018년도에만 서울에 내 집을 마련했어도 돈을 벌었을텐데...”

기자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동일하게 나오는 이야기는 “서울의 집값은 지금이 가장 싸다”라는 말이다. 한마디로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르기 때문에 빨리 사면 살수록 이득이라는 소리다.

실제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213년 1622만원에서 2015년 1760만원이었지만 2017년 2167만원, 2018년 2406만원으로 급격하게 올랐다. 특히 서울 새 아파트의 경우 최근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은 21.02%에 다다른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굵직한 대책을 여럿 발표했다. 2017년 8.2대책부터 2018년 9.13 대책 그리고 결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내놓았다. 논리인즉슨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기존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했고 이는 기존주택 값 상승으로, 또다시 분양으로 수요가 이동하며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집값 상승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완화하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배경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정말로 집값이 내리고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이 쉬울까?

문제는 그 누구도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집값을 내릴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 집을 싼 가격에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신축아파트 분양가격이 8억원에 형성이 되고 인근 구축 아파트 가격이 13억 원일 때 구축 아파트를 가진 매도인은 결코 8억원에 집을 내놓지 않는다. 신축아파트를 가진 집주인이 13억 원에 팔고 싶어 할 뿐이다. 정부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로또아파트 양산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막고자 10년 전매제한 기간과 5년 거주의무기간을 내놓았다.

이는 단기 시세차익을 막을 수는 있지만 결국 그 이익은 최초 분양수급자에게 돌아간다. 운 좋게 청약에 당첨됐으며 전세 없이, 대출 없이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말이다. 그것이 과연 공익의 이익이라고 부를 수 있으며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부는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무주택자가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물론 집값이 높으면 당연히 내 집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지만 과거 집값이 오를 때 무주택자들이 대거 내 집을 마련한 사례가 있다. 바로 대출규제가 완화됐을 때이다.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그 누구도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일부 현금부자를 제외하고 말이다. 단순하게 10억원이 넘는 집을 사기 위해서, 매년 1억원 이상을 모아도 10년이 넘게 걸린다. 내년 기준 4인가구의 중위소득은 474만9000원으로 정부가 정한 4인가구의 최저생활비 월 최대 142만5000원을 감한 300여만원을 매달 저축한다고 해도 1년에 3600만원이다. 그렇게 10년을 살면 3억6000만원을 모을 수가 있다. 서울 전용면적 84㎡(34평)아파트 대다수가 1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미 강남권은 20억원대이다)에서 대출완화 없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현금여유가 있는 선택적 무주택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라는 추측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집값을 잡지도, 공공의 이익을 얻지도 못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되지 않을까. 

정경진 기자  |  jungkj@econovill.com  |  승인 2019.08.14  1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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