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2분기 중국의 화웨이가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가 대약진에 성공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미중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수출 금지업체로 지정되며 판매부진을 보였고, 그 틈을 노려 삼성전자가 퀀텀점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40.6%의 점유율로 1위를 달렸다. 전년 동기 33.9%에서 무려 20%p나 성장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반면 중국 화웨이는 18.8%를 기록해 전년 동기 22.4%에서 점유율이 -16%p를 기록했다. 1년 사이에 벌어진 점유율 차이로 보기에는 극단적이다.

삼성전자의 유렵 스마트폰 시장 대약진에는 두 개의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중저가 라인업의 선방이다. 카날리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가 2분기에만 유럽에서 1200만대 팔렸으며 갤럭시A50은 320만대나 팔려 최고 인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A50는 후면 123도의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25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 등 트리플카메라를 탑재했으며 A시리즈 최초로 온스크린 지문 인식을 지원해 제품이 놓인 상태에서도 빠르고 편리한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삼성페이, 4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15W 급속 충전 기능도 제공한다.

▲ 갤럭시A50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내는 한편 중저가 라인업으로 기초체력을 탄탄히 만드는 기본적인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화웨이가 주춤하며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미중 경제전쟁 정국에서 미국에게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기업이다. 중국의 기술굴기 선봉장이자 중국 정부와의 유착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은 화웨이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중단시켰고, 결국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5G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화웨이와 손잡은 유럽 국가들이 다수 등장했으나, 소비재인 스마트폰에서는 현지에서의 화웨이 타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주춤할 경우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얻는다는 점도 증명됐기 때문에, 추후 삼성전자의 시장 전략 로드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말도 나온다.

화웨이는 당분간 유럽은 물론 중국 외 모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려운 길을 걸을 전망이다. 미중 경제전쟁이 재발하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도 당분간 유효하기 때문이다. 최근 화웨이는 자체 운영체제인 훙멍을 발표하며 스마트폰은 물론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와의 연동을 노리고 나섰으나, 당분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국의 제재가 풀리기 전까지는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14.1%의 점유율로 3위에 이름을 올렸고, 샤오미는 9.6%로 4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6.5%의 점유율에서 무려 48%p 뛰어올랐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하자 많은 이용자들이 샤오미에도 흘러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HND글로벌은 2.7%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