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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30년...홍콩사태, 글로벌 경제 악재로?"미중 경제전쟁보다 더 심각"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아시아의 금융허브 홍콩의 내홍이 깊어짐에 따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홍콩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자유무역도시의 역사를 가진 홍콩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 미중 경제전쟁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 시위대 점거에 따라 홍콩국제공항에 많은 여행객들이 발이 묶이고 있다. 출처=뉴시스

공항 폐쇄...커지는 우려
현재 홍콩은 '준 내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13일 오후 9시 기준 홍콩 공항 당국은 홍콩국제공항에서 출국하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홍콩 공항 당국은 전날 항공편을 취소한 후 다시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시위대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재차 항공편 취소라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지난 11일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될 위기에 처하자 시위대는 또 한 번 강공모드를 선택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대를 외부 개입 세력과 테러리즘으로 규정,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시위대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최후의 카드를 꺼낼 태세다. 그는 "미국이 홍콩 문제에 대해 흑백을 전도하며 부채질을 한다"며 사실상 이번 홍콩 시위 배후에 미국이 있음을 시사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홍콩 시위대에 외부세력이 배후라는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는 물론 홍콩에서의 자유선거를 주장하자 중국 당국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 무력 개입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베이징에서는 본토의 병력을 홍콩에 투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모여 회의하는 베이다이허회의에서 이미 홍콩에 대한 병력 투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내주 초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투입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무력진압 명분을 쌓기위해 전략적 숨 고르기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SNS 등에는 홍콩과 바다를 접하고 있는 선전시에 무장경찰이 탑승한 장갑차 수 백대가 집결하고 있다는 사진과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들이 통상적인 대테러 연습을 위해 집결했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홍콩에 대한 무력시위가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전격적으로 홍콩에 병력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은 민감한 시기에 미중 경제전쟁까지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홍콩에 병력을 투입해 강경진압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홍콩사태를 두고 중국 당국에 "신중하고 정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압박했으며 미 의회 상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 당국이 홍콩의 정치적 표현 및 집회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강경진압 카드를 쓸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아시아 금융허브 셧다운?
홍콩은 시위가 벌어지기 전부터 이미 경제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였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본토인 및 홍콩 거주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알력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자 쇼핑천국 홍콩의 위상은 더욱 추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활동하던 다국적 기업들도 '탈 홍콩'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들이 홍콩 대신 싱가포르나 중국 선전을 아시아 전진기지로 낙점하며 홍콩에서의 자본 유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진정한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이 흔들리는 셈이다.

미중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홍콩사태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일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8일 투자회사 뉴버거버먼의 매니징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수석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스티브 아이스먼은 홍콩사태를 두고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은 블랙스완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으며 CNBC의 진행자 겸 금융분석가인 짐 크레이머도 13일 홍콩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했다는 소식(공항 셧다운)이 알려지자 "미중 경제전쟁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진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만약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진입해 시위대를 진압한다면 사태 진작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후로 어떤 금융회사가 홍콩에서 사업을 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아슬아슬한 정국을 연출한 순간부터 홍콩이 예전의 지위를 찾기는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패권 경쟁 '치열'
홍콩사태를 최근 동북아시아 및 아시아 태평양 패권 경쟁의 연장선에서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G20을 기점으로 무역전쟁 휴전에 돌입했으나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열린 첫 실무회담은 빈 손으로 끝났고,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폭탄을 시사하며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자 이를 관세폭탄의 충격을 상쇄하기 중국 당국의 인위적인 조절로 규정,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충격요법도 강행했다.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국 정부가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 중 하나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전쟁의 일부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희토류 전략 무기화 카드를 빼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8일 중국희토류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전력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쓸 준비는 끝났다"면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희토류 전략 무기화 카드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미중 경제전쟁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희토류 관련 시설을 시찰하며 예고됐던 중국의 공격카드 중 하나다.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채굴가능 희토류 추정 매장량은 1억2000만톤이며, 이 중 중국의 추정 매장량은 전체의 36.7%인 4400만톤이다. 생산량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 비중은 80%가 넘는 대체불가국가다.

미중 경제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전되면서 모든 자원을 동원하는 총력전으로 비화되는 가운데, 홍콩사태를 두고 중국이 미국 배후설을 지피는 장면은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어떤 방식으로든 홍콩사태가 미중 경제전쟁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지는 경제전쟁, 러시아에 이어 미국이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에서 탈퇴하며 신냉전 시대가 벌어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장면도 중요하다. 모두 동북아시아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또 대만을 둘러싼 '하나의 중국' 논란 및 북한의 발사체 도발 등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은 말 그대로 '뜨거운 용광로'로 여겨지고 있다. 

경제를 넘어 패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홍콩사태와 미중 경제전쟁, 한일 경제전쟁, 군비, 북한 이슈 등이 하나로 연결되며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꼬이고 있으며, 이를 연결된 하나의 퍼즐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8.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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