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역사> 윌리엄 N. 괴츠만 지음, 위대선 옮김, 지식의날개 펴냄.

저자는 “금융이 인류사회를 물질적·사회적·지적으로 진보하게 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면서 “지난 5000년의 인류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금융이 발달하며 밟아온 주요 단계들을 살펴본다.

책에 소개된 금융의 역사는 흥미진진하다. 문자가 고대 서남아시아에서 발명된 목적은 무엇보다도 금융계약을 기록하는 데 있었다. 아테네가 황금기를 맞은 것은 소크라테스 덕분이기도 하지만, 금융소송 덕분이기도 했다. 로마가 정교한 금융조직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막대한 부를 수백 년 동안 지탱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대 중국 문명에서는 독자적으로 발달한 금융 전통에 따라 통치자가 광대한 제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

금융은 근대 유럽에서 위험을 계량화하고 분석하는 새로운 수학 전통을 만들어 냈다. 또한 전례없는 탐험과 발견의 시대를 가능케 했다. 아시아나 아메리카와 교역할 자본을 모으는 수단으로서 새로 출현한 금융구조가 바로 주식회사였다.

금융은 산업혁명을 일으킨 중요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20세기 들어 금융은 주요 사회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이끌었다. 가정의 경제위험을 줄여주는 수단인 사회보장제도를 비롯하여 국부펀드, 개인퇴직계좌가 출현한 과정은 모두 금융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자는 “인류사에 등장한 여러 문명은 모두 유사한 문제와 맞닥뜨렸고, 모두 유사한 금융도구를 발명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5000년에 걸쳐 금융을 혁신한 경험에 따르면, 금융과 문명은 앞으로도 영원히 밀접하게 얽힐 것”이라고 내다본다.

저자는 예일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로 예일대 국제금융연구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예일 대학교에서 미술사학과 고고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운영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미술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