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삼성SDS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대외사업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해외 사업에 잇따라 투자하는 한편 최근에는 6년만에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SDS 홍원표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의 4가지 중점 추진 사항으로 대외/해외사업 확대, 글로벌 사업수행 체계 정립, 신기술 기반 고객 IT 혁신 선도, 물류 운영 고도화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대외사업 확대를 통한 혁신이 키워드다. 이를 위해 IT 서비스 4대 전략사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와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DS의 4대 전략사업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애널리틱스, 솔루션이다.

회사는 기업의 성장 방법으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확대를 제시했다. 이는 내부 개발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M&A) 등을 활용해 기업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 잠실역 부근 삼성SDS 사옥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어지는 해외 투자·제휴…클라우드·보안 등

실제로 삼성SDS는 상반기 내내 적극적인 투자와 제휴를 단행했다. 삼성벤처투자펀드를 통해 진행하는 간접투자와 자사가 직접 지분을 인수하는 직접투자를 병행했다. CMC 투자 외에는 간접투자다. 

지난 3월 이스라엘 서버리스 컴퓨팅 분야의 선도기업 이과지오에 투자했다. 서버리스 컴퓨팅이란 클라우드 컴퓨팅의 일종이다. 이과지오의 플랫폼을 자사 서비스에 적용하는 등 협력하기로 했다. 

4월에는 인도 IT서비스 기업 테크 마힌드라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테크 마힌드라는 900여 기업에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12만여 명의 IT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삼성SDS는 인도, 미국, 유럽에서 블록체인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 고도화도 꾀한다고 밝혔다.

5월엔 클라우드 사업과 관련해 미국 솔루션 기업 지터빗에 투자했다. SaaS와 ERP, SCM 등기존 내부 시스템(Legacy)과의 연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6월엔 미국 보안 솔루션 업체 기업 센티넬원에 투자하며 보안분야 신기술 확보에 나섰다. 센티넬원은 차세대 보안 기술인 EDR(단말기위협 탐지∙대응)을 보유하고 있는데 SDS가 이를 활용해 보안이 필요한 고객에게 사업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7월엔 베트남 IT서비스 기업 CMC를 인수했다. 삼성SDS는 CMC의 지분 25%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CMC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기반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 기반을 확보하고 동남아 시장 사업 확대를 모색한다.

회사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비유기적 성장 확대를 주요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만큼 투자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는 지난 3월말 기준 현금 1조원, 단기금융상품 2조6000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삼성SDS 홍원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2분기 IT서비스 대외사업 매출 전년比 44%↑

삼성SDS가 대외/해외 사업 구축에 방점을 찍으며 관련 사업 매출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삼성SDS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2조 7761억원, 영업이익은 258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3%, 8.9% 증가한 수치다.

IT서비스 사업 매출은 4대 IT전략사업과 ITO(IT 아웃소싱), 보안 등 기반사업이 성장하며 전년동기 대비 10.8% 늘어난 1조 569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S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4대 IT전략사업은 전년 동기 매출 대비 27% 성장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솔루션 매출액은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전체 대외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1% 늘었다. IT서비스 사업 매출이 44% 크게 늘었고 물류BPO 사업은 37% 증가했다. 대외사업 확대의 성과가 드러난 셈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대외사업 매출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2분기 대외 고객향 매출은 IT서비스와 물류 부문이 각각 2000억원, 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37% 성장한 것이며 전체 매출액에서 대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말까지 20%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년 만에 공공사업 수주

삼성SDS는 최근 6년 만에 공공사업까지 수주하며 복귀를 알렸다. 

삼성SDS는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지방세시스템 개편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부터 3년간 1668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SDS는 이 사업의 1단계인 서비스 구현을 위한 설계를 담당하게 됐는데 향후 있을 본사업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3년 정부는 공공SW에 대기업 참여제한을 걸었지만 일부 사업에는 예외를 두기도 했다. 이 사업은 시스템 중요성 등을 고려해 예외사업으로 인정됐다. 해당 사업에는 LG CNS도 참여했으나 삼성SDS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삼성SDS는 SW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가 시행되고 관련 사업을 접었지만 올해 다시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이달 삼성SDS는 LG CNS와 NH농협캐피탈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 수주를 두고도 다시 맞붙었다. 이 대결에선 LG CN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고배를 마셨다. 

앞으로 있을 차세대 공공 SW 발주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삼성SDS의 대외 사업 확장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