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시 응암동에 사는 김모씨(30세)는 올해로 사회생활 3년 차다. 이제는 ‘캥거루족’을 벗어나고 싶다. 스무 살 때 주택청약을 들었다. 주택 청약을 들어도 분양 주택은 돈이 많이 들어간다. 모아둔 돈은 없고, 여전히 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김씨는 그래서 요즘 공공임대주택을 알아보고 있다.

정부에서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찾는 청년들 

공공임대주택은 한국주택도시공사(LH)와 서울시주택도시공사(SH)에서 운영하고 있다. LH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임대주택 및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한다. SH는 서울시 산하기관으로 서울의 임대주택 및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한다. 넓은 지역에서 주택 공급하는 건 LH공사가 담당한다.

LH 공공임대주택은 국민임대, 공공임대, 영구임대, 장기전세, 행복주택으로 다섯 가지 유형이 있다. 임대주택의 유형은 다양하기 때문에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현재 LH나 SH에서는 각 임대주택 유형 별로 지원대상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청년들이 노릴 수 있는 건 국민임대주택과 공공임대(5년,10년,50년,분납)와 행복주택이다.  

▲ 출처 : LH

LH가 제공한 2017년-2018년 건설임대주택 공급현황을 보면 저렴한 임대조건으로 최저소득계층에게 공급되는 영구임대주택은 2017년 총 1866호에서 2018년 1962호로 공급 물량이 늘었다. 국민임대주택 또한 7350호에서 9554호로, 행복주택은 1만1706호에서 2만9806호로 늘었다.  

김씨는 LH에서 하는 5년(10년) 공공임대주택을 알아보고 있다. 5년이나 10년의 임대기간 종료 후 입주자에게 우선 분양 전환하는 주택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 청년들에게 솔깃한 이야기다. 김씨가 알아보는 건 분양전환주택에 속한다. 2018년 기준 10년 공공임대주택은 1만3358호가 공급됐다. 

▲ 출처: SH, 이코노믹리뷰

SH공사에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장기전세 주택 공급은 2017년 279호에서 2018년 393호로 늘어났다. 이렇듯 LH와 SH를 통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물량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공공임대주택에 당첨돼 부동산에 찾아가 "공공임대 전세 매물이 있냐"고 하면 대부분의 중개업소에선 손사레를 친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러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주인들이 안하려고 해요", 공공임대주택정책의 한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사립대학교 근처에서 중개업소를 하고 있는 이씨를 만났다. 그는 “LH 전세라는 말만 들어도 집 주인들이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가 뒷편에 위치한 중개업소로서 주로 찾는 손님들은 대학생들과 복학생 등 청년 손님들이다. 그들이 주로 찾는 매물은 원룸(6~7평)과 소형 아파트(13~22평)다. 평균 LH 전세는 7000만원을 받는다고 말한다. 현재 LH가 가능한 전세 매물은 다 나간 상황이다.

이곳에서 주로 거래되는 청년전세임대는 입주자격으로 만19세와 만 39세 사이에 있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이다. LH 공사에 전세임대 서류를 넣어서 당첨이 되면 신청한 지역에서의 전용면적 60m2이하 주택을 전세 또는 보증부월세(반전세)로 계약 가능하다. LH에서 지원하는 전세금 지원 한도는 단독 거주시 수도권은 1억2000만원, 광역시는 9500만원, 기타지역은 8500만원까지 가능하다.  

서울 지역 중개업소에서는 청년 전세임대 뿐만 아니라 LH를 끼고 하는 전세 임대를 집 주인이 꺼린다는 말을 했다. LH 전세임대주택 계약 체결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구일역 근처 공인중개업소 변씨 또한 “LH 전세 임대 매물은 없다”며 “LH 전세 임대는 들어오려는 집이 등기부가 깨끗하고 등기가 완료되고 집을 담보로 대출이 없는 집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지역별로 전세가 차이도 있었다. 은평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하는 오씨는 “마포에서는 LH 5~6평(15~18m2)원룸 전세가 1억에서 1억2000 정도 한다”며 마포와 달리 은평구는 “같은 가격으로 10~12평(30m2)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 = 신진영 기자

SH는 장기전세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무주택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주변 시세의 80퍼센트 이하의 전세보증금으로 공급하는 분양전환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조건이 너무 비현실적이에요"

얼마 전에 결혼한 손씨는 집을 구할 때 고생 깨나 했다. 여느 신혼부부처럼 발품을 팔아서 집을 알아보고 대출을 받았다. 겨우 전세로 들어왔다. 결혼 전에 들었던 주택 청약은 아직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자가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와 같이 올해로 서른인 장씨 역시 전세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다. 월세보다 전세대출이자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회사 근처로 집을 구하려고 하지만 집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 LH나 SH에서 하는 전세임대는 아직 살펴보진 못했다. 현재로서는 전세 살면서 돈을 모으고 주택 청약으로 집이 될 때까지 '전세 인생'하거나 소형 아파트 매매할 생각이다. 

손씨와 장씨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알아볼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물었다. 그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원 금액의 한계와 비현실적인 조건을 말한다. 

"공급은 충분하지만 원하는 수요에 맞춰야 한다"  

매 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늘어나지만 수요자들이 원하는 공공임대 주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들어서 국민임대나 행복주택 대상자를 청년이나 신혼부부 쪽으로 확대하고 있어서 공급의 문제는 없고 입지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청년들은 주거 환경이 떨어지더라도 학교나 회사와 가까운 곳, 교통편이 원활한 곳을 선호한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공급을 한다. 때문에 노 연구원은 청년들 입장에서 주택의 입지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이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에서 입지의 문제를 고려해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입지 지역민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수원 이재국 박사는 공공임대주택을 '내 집 마련하기'의 전 단계로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흐름은 긍정적이다. 다만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원하는 입지에 공급되는 물량과 그렇지 않은 곳에 공급되는 게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서울과 수도권이나 지역의 공급 물량이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박사에게 집을 구하려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도 하나의 거쳐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해야 한다”며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절약하고 시드머니(종잣돈)를 모으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