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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무해지환급형보험’…“저축성 착각은 금물”만기 환급률 높지만 중도 해지시 환급금 없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납입 기간 중 해지할시 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를 대폭 낮춘 ‘무해지환급형’ 보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포화된 보험 시장 속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격경쟁력 없이는 고객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란 보험사들의 판단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만기까지 유지하면 환급률이 일반 상품 대비 높다는 점만 부각, 저축성보험인양 판매하는 불완전판매가 종종 이뤄지고 있어 보험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종신보험·어린이보험·치매보험 등 무해지·저해지환급형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무해지환급형이란 보험계약 중도 해지시 해지환급금이 없는 대신 기존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30%~70% 저렴한 형태를 말한다. 이와 비슷한 저해지환급형은 일반 보험 대비 해지환급금이 적은 형태로 구성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MG손해보험은 지난 1일 유병력자·고령자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건강명의 6대질병 간편보험’을 출시했다. 무해지환급형을 도입한 이 상품은 암, 뇌혈관질환, 허혈성심장질환 등 3대 질병은 물론 간경변증, 중등도 만성신부전증 등의 질환까지 보장한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18일 3대질병에 대해 100세까지 집중적으로 계속 보장 받을 수 있는 ‘계속 받는 3대질병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갱신형(10년·20년·30년), 세만기형(90세·100세만기, 10년·20년·30년납)으로 운영된다. 세만기형의 경우 무해지환급형 제도로 선택 가능해 동일한 보장을 기존대비 저렴한 보험료로 제공한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1일 무해지환급형을 접목한 ‘수호천사어른이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계약으로 암진단비, 질병 및 재해로 인한 입원·수술비를 보장하고 선택특약을 통해 암·허혈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3대질환 진단비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렌지라이프도 같은 날 무해지환급형으로 구성된 ‘멋진 오렌지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해지환급금 구조로 보험기간 중 일정기간 이내에 해지할 경우 2종(표준형)대비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아예 없는 대신, 보험료를 낮춰 같은 비용으로 더 큰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무해지·저해지환급형 보험 출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은 저출산·고령화 기조에 포화된 보험 시장 속 가격경쟁력으로 보험소비자들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보험업계는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예정이율 하락에 따른 보험료 상승요인도 다분한 상태다. 특히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종신보험 등은 경기둔화에 판매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가격경쟁력 없이는 신계약 증진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는 각각 2015년 7월, 2016년 7월부터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상품을 판매했으며, 지난 3월까지 총 405만2000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상품의 지난해 초회보험료는 1천596억원으로 지난 2016년 439억원 대비 약 3.6배나 증가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그러나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이 저축성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행태가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보험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일반 상품 대비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만기 때 받는 환급금은 동일, 환급률이 더 좋다는 식의 장점만 내세워 저축성상품인양 포장한다는 것이다.

실제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이 일반 상품 대비 20~30%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해지할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저축성 상품으로 가입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해지환급형 상품은 중도 해지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도 받을 수 없어 급전이 필요할 때 낭패를 볼 수 있다. 약관대출이란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의 범위 50~95% 내에서 대출하는 계약을 말한다.

   
▲ 출처=금융감독원

이에 금융당국에서도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상품에 대한 안내를 강화키로 했다. 해약환급금을 받지 못해 추후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 방안’ 중 하나로 무해지 상품 가입시 고객에게 지급되는 해약환급금이 없거나 적을 수 있음을 자필로 기재토록하기로 했다. 저·무해지 상품 가입자가 중도에 해지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향후 해지시점별 해지환급금을 설명하도록 안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상품 대비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해지환급형 상품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며 “다만 저축성보험처럼 판매하는 등의 불완전판매 행태는 근절돼야함은 물론 보험소비자들 역시 상품구조를 확실히 인지해 목적에 맞는 가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  kys@econovill.com  |  승인 2019.08.13  0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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