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유조선이 중국의 저우산(舟山)항에 정박해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출처= CNBC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 양대 경제대국간 무역전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이 향후 몇 주 내에 미국의 원유 수입량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에너지 분석가들이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면서 이미 세계 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양대국간 갈등으로 세계 경제 침체와 아울러 미국까지 경기 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국제 유가는 한 때 7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와의 무역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9월 1일부터 나머지 중국 상품 3000억 달러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중국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7위안 돌파를 허용하자, 미국은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제 중국의 차례일까? 에너지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원유 수입을 보복의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PVM Oil Associates) 스테판 브렌녹 석유 애널리스트는 CNBC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중국이 미국의 원유 수입량을 서서히 줄이다가 어느 시점에서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정보국(EI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24만 7000배럴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바이어들의 미국 원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브렌녹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무역 긴장 고조가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원유 수송 전망은 하향세로 확고히 기울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바이어들, 관세 '우려’

전세계 주요 석유 생산국과도 상호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 내내 미국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역 회담이 소득없이 끝난 이후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급감했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연말 즈음에는 거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데이터 추적기관인 클리퍼데이터(ClipperData)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7월 미국 원유 수입량은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클리퍼데이터의 매튜 스미스 원자재 연구소장은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의 원유 재고가 목표량에서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바이어들은 미국산 원유에 관세가 부과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OilPrice

유가 1월 이후 최저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는 지난 9일 아침 약 0.15% 하락한 57.31달러에 거래되었으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52.50달러로 약 0.1% 하락했다.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된 지난 일주일 동안 두 원유 가격은 모두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옥스포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의 마이클 메이단 중국 에너지 프로그램 국장은 연구 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초 새로운 관세를 강행할 경우, 중국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대부분의 미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단 국장은 “그렇게 되면, 미국이 이미 중국 통신업계의 거인인 화웨이에 대해 제재를 가한 만큼, 중국의 주요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