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임관호 기자] 이번주 주식시장은 '빅 마우스' 트럼프의 입에 한주간 출렁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그에 따라 위안화의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시장 속내를 투영해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국증시는 오는 21일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FOMC) 회의록 공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23일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이번주에는 연준위원들의 강연이 없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관련한 어떤 발언도 없는 한 주가 되겠다.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이번주를 끝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파괴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미국과 중국의 9월 워싱턴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압박수위에 모아지고 있다. 지난주까지 트럼프의 대중국 자세는 갈수록 신경질적 수위를 높여가며 협상자체가 무위로 돌아갈수 있다는 발언까지 하며 압박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거꾸로 해석한다면 유화적인 반전 카드도 기대해볼만하다. 한달을 앞두고 있는 미중 워싱턴 협상이 구체적 준비작업이 이 시점부터는 테이블 위로 올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비하면 중국의 자세는 비교적 차분하다. 중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은 미국의 압박에 1달러 =7위안의 '포치'(破七)를 깨며 환율전쟁으로 받아칠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한편으로는 환율 안정 증권 300억위안 홍콩 발행 계획 발표와 예상보다 완화된 위안화 고시환율 발표로 밀고 당기는 전략을 여전히 병행하고 있다. 이런 까닭이 글로벌 증시는 지난주 후반 한때 반등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내증시는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유지하며 반도체를 팔고 바이오업종을 순매수했다. 일본 보복 사태이후 가파른 원화 약세에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낙폭과대의 바이오업종의 대표주들을 열심히 사들이는 모습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신흥시장(EM) 국가별 비율 한국 비중이 이달 말 0.3% 포인트 축소를 앞두고 있어 이번주도 외국인 순매도여부가 민감한 재료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주식형 펀드로의 외국인 자금 순유입 전환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수출 보복과 관련, 8월 15일 아베의 정치적 발언이 주목된다. 지난 7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관보 게재이후 구체적인 개별허가 품목을 정하지 않은 가운데, 반도체 소재 3품목 1품목에 대해 1개사의 수출 허가 의미가 다양하게 분석되는 가운데 긍정보다 불확실성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아베의 발언으로 일단은 시장은 방향성을 잡아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주 국내증시는 14일에 몰려있는 중국의 경제지표, 7월 광공업 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모두 둔화 혹은 약세로 전망되는 가운데 위안화 환율의 약세 속도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KOSPI 주간예상: 1,890~1,950p

- 상승요인: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 정책

- 하락요인: 미중 무역 분쟁 격화, 기업 이익 하향 조정 지속

미국의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 이후 미중 무역분쟁 강도의 바로미터가 위안화 환율로 간주되고 있다. 위안화와 원달러 환율, 코스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의 위안화 가치 하락이 중국 펀더멘털의 위험 신호라기 보다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환율 변동이기 때문에 미중 협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위안화 환율 움직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주식시장 방향성 키워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일본 관련 불확실성은 단기 축소되었으나, 미중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이번주는 주요 지표 발표 보다는 트럼프와 중국 관련 뉴스, 위완화 변동이 주식시장의 단기 방향성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투자전략 팀장은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중에 반등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 가격 턴어라운드에 따른 반도체, 2분기 실적 및 3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양호한 자동차, 2차 전지, 인터넷 등과 국산화 이슈 관련 주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 1,200원~1,223원

미중 관계의 최근 악화로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상향돌파하면서 1차 저항선인 2016년 고점인 1,238원 돌파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1분기 원·달러 환율이 2개월 가량 1,200원에 안착했을 당시 외국인은 국내 주식, 채권 모두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수급 상황은 그때보다 양호해 원·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레벨을 높이기보다 1,200원 초반 대에서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주 인민은행의 고시환율이 이틀연속 7.0위안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외 위안화 환율은 오히려 소폭 하락하는 모습은 절하 폭에 대한 시장 안도를 나타내주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위안화, 원화 등 신흥국 통화 안정 여부는 결국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에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다만 대중 추가관세에 소비재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관세부과가 현실화되는 시나리오보다 연준과 중국에 대한 압박카드일 가능성이 더 커 이번주도 미중간 협상 가능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변동성으로 단기 방향성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당국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어 환율조작국 지정 직후 경신했던 연고점(1,223원) 돌파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