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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훙멍 공개...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대비?영문명은 하모니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 화웨이가 자체 운영체제 훙멍을 9일 공개한 가운데, 향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훙멍은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며 중국 신화에서 천기가 개벽하기 전 자연적인 원기를 상징하는 단어라는 설명이다. 중국 한족 중심의 대국굴기를 운영체제 철학으로 담았다는 평가다. 영문은 하모니(Harmony)로 정해졌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개최된 화웨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훙멍을 전격 소개했다. 그는 훙멍이 세계에 더욱 큰 화합과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중 경제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자 화웨이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플랜B를 가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훙멍의 등장은 최근 미중 경제전쟁과 관련이 깊다.

   
▲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웨이

미국과 중국은 한 때 서로에 관세폭탄을 던지며 무역전쟁을 벌였으나, G20을 맞아 사실상 휴전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G20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90분 담판이 끝난 후 "(두 나라는)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시 주석과의 만남은) 훌륭했다"는 말을 남겼다. 두 나라는 서로를 향한 관세폭탄을 중지하는 한편 확전 자제를 통해 무역 정상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며, 중국이 재선을 앞 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시간끌기에 나선다는 의혹까지 나오자 상황이 돌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내달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 밝혔으며, 중국은 이에 대비해 미국산 농수산품 수입 제한에 나서는 분위기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5일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에 미국산 농수산품 수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중국이 즉각 희토류 전략 무기화까지 시사하며 두 수퍼파워는 전쟁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흐름속에서 화웨이는 전전긍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초 행정명령을 통해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금지했으며, G20 휴전으로 제재 완화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최근 다시 압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8일 자국 정부기관이 화웨이, 하이크비전을 비롯한 중국 5개 업체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했다. 미 연방조달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화웨이 및 5개 중국 기업의 명단을 올려 그 내용을 잠정고시했으며, 규정은 13일부터 발효된다.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2021년 8월 13일까지 해당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유예되지만 , 업계에서는 6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 동안 화웨이 장비 사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 거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이 미국 농수산품 수입을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훙멍 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화웨이는 올해 초 행정명령 정국에서 훙멍의 존재를 적극 알렸으며, 최근 미국의 2차 압박이 시작되자 본격적으로 훙멍을 전면에 거는 분위기다.

훙멍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단 iOS를 능가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7월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진다는 전제로 화웨이가 훙멍 운영체제를 출시하면 글로벌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3위에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2022년 글로벌 점유율 6%를 기록한 후 2024년에는 8.7%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기간 iOS는 13%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안드로이드는 7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화웨이가 훙멍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최소한 중국 시장에서는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안드로이드의 파괴력이 반감된다. 화웨이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커스터마이징 버전이며, 만약 훙멍이라는 독자 운영체제가 등장할 경우 안드로이드에서 훙멍으로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전전긍긍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며, 이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아가 미중 무역전쟁의 흐름에서 중국이 미국과 날을 세우는 한편 러시아 및 동유럽을 중심으로 훙멍의 시장 지배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존재감이 생각보다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이 양강구도로 고착화된 상태에서 훙멍이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뿌리내리기 어렵고, 무엇보다 iOS 및 안드로이드 진영은 모바일을 넘어 인공지능과 초연결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기술력이 놀랍기는 하지만 이제 첫 발을 떼는 훙멍이 단순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초연결로 나아가는 선발주자를 추격하기는 어렵다는 회의감도 감지된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8.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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