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봉이통닭의 애국마케팅 안내 이미지. 출처= 또봉이통닭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통닭을 재구현한 치킨 메뉴로 잘 알려진 치킨 브랜드 ‘또봉이통닭’이 이색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활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치킨 업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모양새다.

또봉이통닭은 8월 8일 일본을 오갈 수 있는 항공권이나 현지 호텔 예약을 취소했음을 인증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개시했다.

500여명에게 경품을 차등 지급하며 1등에게는 또봉이통닭 치킨 메뉴를 3년 간 매주 한 마리씩 무상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을 경제 우방국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해 국내에 반일 정서가 확산된 가운데 ‘애국 마케팅’을 표방했다.

외식업체들이 호국보훈의 달인 8월을 맞아 광복절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 사례가 있지만 ‘일본 불매운동’을 직·간접적으로 옹호한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또봉이통닭이 처음이다. 프로모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벤트 취지에 동조하며 응원하거나 사회 분위기를 이용한 상술이라고 비판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또봉이통닭은 시장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노이즈 마케팅’을 이전에도 꾸준히 진행해오며 소비자들 입에 오르내렸다.

올해 1월 개봉한 국내 영화 ‘극한직업’이 관객 1600여만명을 모으는 등 인기를 얻자 장면 속에 등장하는 제품과 유사한 ‘갈비통닭’을 천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폭발적 관심을 얻었다. 반면 작년 2월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후원사가 아님에도 광고에 올림픽명과 ‘금메달’ 등 키워드를 기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시정권고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 ‘살충제 닭고기’, 치킨값 인하 등 전략으로 매번 이슈를 몰았다.

▲ 최종성 또봉이F&S 대표이사. 출처= 또봉이통닭 홈페이지 캡처

또봉이통닭 “마케팅에 용기 필요할 때도, 점주 위해 과감히 추진”

또봉이통닭이 시장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경쟁이 격화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치킨집 수는 작년 6200개로 4년 전 9700개에 비해 36.1%나 감소했다. 매년 폐점한 치킨집 수는 8000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주요 상권을 분석한 결과 업체 간 경쟁이 심해져 점포당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영업여건이 악화해온 것으로 분석했다.

또봉이통닭의 유별난 마케팅 전략 한가운데엔 최종성 대표이사가 있다. 2011년 1호점인 경기 용인시 보정점을 내며 또봉이통닭을 운영하기 시작한 최 대표이사는 최근 시장 이슈를 발빠르게 잡아내 마케팅에 적용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품질, 서비스 등 기본 요소에 주력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이벤트를 찾는데 주력한다. 최 대표이사를 비롯해 대리급 이상 임직원 10여명이 모인 단체채팅방에서 구성원들과 토론하며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봉이통닭의 소통경영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은 비교적 양호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또봉이통닭 가맹본부 ‘또봉이에프앤에스(F&S)’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16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4.9% 감소한 2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실적이 등락폭을 보여왔지만 꾸준히 흑자 경영해왔다. 매장 수도 꾸준히 늘려왔다. 2016~201년 또봉이통닭 점포 수는 485개, 534개, 545개로 각각 집계됐다.

김대일 또봉이통닭 프랜차이즈(FC)사업본부장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아이템을 찾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이슈몰이에 치중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도 “가맹점주의 실적에 도움되는 것을 마케팅의 최종 목표로 삼고 때론 (비난받을) 용기가 필요한 마케팅 전략도 과감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또봉이통닭의 마케팅 전략이 브랜드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는데 이견이 없다. 브랜드를 널리 알릴 뿐 아니라 매출을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기존 강점인 ‘착한 기업’으로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기용 동의대 외식산업경영학전공 교수는 “또봉이통닭 본부가 가맹점과의 좋은 관계를 부각시키는 홍보전략은 프로모션보단 실적 향상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안”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론 창업 수요를 늘리고 실적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