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경쟁은 질적인 발전보다는 위성의 양을 크게 증가시켰다. 불과 수 개월 마다 우주의 인공위성의 수는 두 배로 증가한다.    출처= SpaceN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인기 SF 드라마 스타트렉(Star Trek)을 보고 자란 우리 세대에게 우주 탐험이란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우리가 탐험해야 할 세계는 무궁무진하지만, 몇 광년이나 떨어진 행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몇 가지 중요한 기술 진보가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우주에서 하고 있는 일은 바로 지금 이곳 지구에서 엄청난 혜택을 제공해 줄 것이다. 우리는 우주에서 지구를 감시하고, 관리하고, 돌볼 수 있다. 위성 기반 센서들은 인간의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장단기적 영향이 무엇이지를 보여준다. 많은 기업가들은 우주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초목들과 열대우림 지도를 그릴 수 있게 해 주는 초분광 이미지(hyperspectral image)생성 기술에서부터,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구 전체를 연결해 주는 마이크로 위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사용해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원웹(OneWeb)은 세계에서 가장 긴급하고 근본적인 문제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지구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인터넷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사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늘날 인터넷은 우리경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혈액과 같은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우주는 이러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원웹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동등한 인터넷 접속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80개의 위성을 발사했다.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위성은 이미 우주를 날며 매우 높은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주었다.

광섬유 케이블 인터넷 접속 기술은 재정적으로 풍족한 주요 도시에는 이미 널리 보급되어 있다. 이들 지역은 또 5G 서비스가 제공되는 첫 번째 지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지역은 그런 연결망이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그런 연결망이 없으면, 그 지역 사회는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도 그만큼 적어진다. 원웹의 위성은 세계의 모든 지역사회에 도달할 것이며, 아직까지 인터넷 서비스가 전혀 되지 않거나 부족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동등한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인간이 달 위를 처음 걸었던 날로부터 5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능한 곳에만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통신, 과학 연구, 지구 모니터링, 우주 탐사 등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위성, 우주 정거장, 생산 기지가 수만 개는 더 발사될 것이다.

이것은 흥미로운 일이긴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조심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우주 환경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추적인 자원이다. 지구상의 바다와 열대우림이 그랬던 것처럼, 우주도 거대하고 무한하게 강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구 저(低)궤도 우주 환경은 지구와 다를 바 없이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인류는 빠른 속도로 우주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할 것이다.

▲ 우주에서 인공위성이 충돌하면 이른 바 ‘파편 덩어리권’을 형성해 주변의 다른 위성까지 파괴시킬 수 있다.   출처= UniverseToday

우주 경쟁은 질적인 발전보다는 위성의 양을 크게 증가시켰다. 우리는 불과 수 개월 마다 우주에 있는 인공위성의 수를 두 배로 늘리고 있지만, 세계 각국 정부들은 아직 지구 저궤도를 사용하기 위한 의미 있는 규제나 '도로 규칙'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지구 저궤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기 때문에, 고장 날 가능성이 높은 조악한 위성이나 서로 얽혀 있는 중복 위성들은 재앙을 불러올 씨앗들이다.

저궤도에 있는 물체는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그들은 불과 90분 안에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단 1초 동안 1m x 1m x 1m 위성이 7000 입방미터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며 그 경로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산산이 부숴버린다. 마치 하마가 스케이트를 타고 시속 1만 7000마일(2만 7360km)로 달리는 것과 같다.

현재 계획되어 있는 위성이 모두 발사될 경우 위성끼리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렇게 혼잡해진 우주에서 인공위성이 충돌하면 이른 바 ‘파편 덩어리권’(cascading debris fields)을 형성해 주변의 다른 위성까지 파괴시킬 수 있다. 이 파편 덩어리들은 앞으로 수백 년 동안 지구 저궤도를 파괴할 것이다. 시속 1만 7000마일로 움직이는 파편 덩어리들이 위성에 부딪혀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게 될 중요한 서비스 능력을 무참하게 파괴할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이미 고장 나서 못쓰는 위성들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수 백만 개의 파편 조각들은 청소할 방법이 없다. 우주 산업에서는 이 현상은 잘 이해하고 있다.

원웹에서 우리는 우리의 역할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우리는 우리의 위성이 만일 고장 나도 다른 위성과 충돌하지 않도록 복원되거나 자동 소멸되도록 설계하는데 주력해왔다. 우리가 발사한 위성들은 보험 회사들과 국제 연구원들에 의해 분석되고 검증되어 제3자들에게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었다. 우리는 또 모든 인공위성에 갈고리 모양의 고정장치를 부착해 위성이 고장 나면 예인선이 위성을 낚아채 지구로 회수해 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우리는 이 고정장치를 업계의 다른 회사들에게도 제공해 줌으로써 모든 회사들은 비용 효과적으로 동일한 예인선을 사용해 위성을 궤도에서 끌어내릴 수 있게 되었다.

위성 시험은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새로운 위성 운영자들은 시간과 재정적 압박을 많이 받고 있어 자칫 시험과 검증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우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위성의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재 위성이 있는 구간에 새 위성을 중복 발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최소한의 품질 요구사항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주정거장 위의 위성들은 자발적인 추진 시스템과 자동 소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고장 난 위성은 다른 고도와 궤도를 따라 표류하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는지 적극적으로 가려내야 한다.

아폴로 11호 미션의 성과가 다시 주목을 받음에 따라 우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우리는 지구 제궤도가 처해 있는 취약한 환경을 주의 깊게 인식해야 한다. 원웹은 우주를 이용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원웹의 사명과 그 외 우주에 대한 많은 관심사들은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세계 각국 정부들은 지구 저궤도를 보호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본 기사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전세계 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 원웹(OneWeb)의 설립자 그레그 와일러(Greg Wyler)가 CNN에 기고한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