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프레시 배송 기사가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모습. 출처= GS리테일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최근 편의점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성과를 거두고 있는 GS리테일(대표이사 허연수)이 시장 입지 강화의 관건 가운데 하나인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물류 전문 자회사 ‘GS네트웍스’에 사업 역량을 몰아 전문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GS리테일은 8월 8일 GS네트웍스에 1377억원 규모 물류센터 및 기타 내부설비를 현물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출자 규모는 작년 말 연결 기준 자산총액(5조 989억원)의 2.7%에 달한다. 전국 물류센터 5곳의 토지 및 건물(1098억원)과 체적시스템, 자동분류시스템 등 기타 내부설비(279억원) 등이 이번에 양도된 자산들이다.

이번 처분을 통해 GS리테일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 7곳을 모두 GS네트웍스에 넘겼다. 앞서 올해 2월에도 충남 공주시와 경남 진주시에 각각 위치한 센터 총 2곳을 348억원에 양도 완료했다.

GS리테일은 자산운용사 등 주체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물류센터 15곳에 대해서도 GS네트웍스와 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세 들어 있던 건물에 GS네트웍스가 세입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은 올해 3월부터 경남 김해시, 경북 경산시 등 2곳에서 임대 운영하던 물류센터 총 2개를 GS네트웍스에 임대했다. 거래 금액은 51억원이다.

이밖에도 올해 1분기 현금출자 148억원을 실시하며 GS리테일이 올해 GS네트웍스에 양도하거나 임대한 물류 설비의 전체 처분·거래규모는 2000억원에 가깝다.

GS리테일의 물류 인프라 운영 방식은 다른 경쟁 업체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 BGF리테일은 전국 물류센터 약 30곳으로부터 상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7곳의 건물과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GS리테일의 경우와 유사하게 물류 전문 자회사 ‘BGF로지스’가 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센터 20여곳은 BGF로지스가 소유해 운영하거나 BGF리테일과 공급 계약을 맺은 제3업체의 자산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당초 롯데그룹 물류 분야 그룹사 롯데로지스틱스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상품과 용역을 공급받고 있다.

GS네트웍스는 GS리테일로부터 꾸준히 출자받음으로써 자산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GS네트웍스의 유형자산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08억원에 달한다.

GS리테일이 GS네트웍스의 사업 인프라를 늘리고 있는 이유는 물류 전문 자회사로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전반에 상품 배송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는 추세가 나타남에 따라 물류 전문성이 업체들에게 더욱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와 물류 사업을 이원화해 추진함으로써 나타나는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GS리테일의 최근 결정에 반영됐다.

GS네트웍스가 건물을 직접 보유하거나 임차할 경우 경영상 판단을 내리고 사업 계획을 즉각 실천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시장 트렌드에 발맞출 수 있다. GS리테일은 GS네트웍스의 성장을 통해 최근 소매 사업의 화두인 ‘배송 서비스’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GS리테일은 올해 들어 막 조리된 음식을 바로 배송해주는 ‘미식일상 사업’을 론칭하고 GS그룹 쇼핑 계열사 GS샵의 고객에게도 신선식품을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신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물류 사업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GS네트웍스를 육성하기 위해 출자 등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현재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경쟁력 강화 전략의 방향성을 내부적으로 설정하고 실행에 옮겨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물류 자회사를 육성하는 전략을 ‘제3자물류(Third Party Logistics·3PL)’ 개념으로 설명한다. 3PL은 물류 부문의 전부나 일부를 물류전문업체에 외주하는 사업방식을 의미한다. 대기업들이 흔히 도입하는 시스템으로 물류 관련 비용 및 역량을 위탁함으로써 본연 사업에 더욱 투자하고 발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이충수 광주대 국제물류무역학과 교수는 “온라인·배달 사업에 공들이는 오프라인 업계 추세는 각 플레이어들이 물류 자회사를 키우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GS리테일도 경쟁력 강화의 관건인 유통 역량 및 경영 효율을 모두 개선해나가는데 주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