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제과업계 3사가 외부자금조달에 상반된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오리온은 회사채 차환대금 목적 이외의 차입을 크게 확대하지 않아 낮은 차입 의존도를 보였다. 반면 해태제과는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모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로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롯데제과는 공모시장과 사모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지만 1조원대 자기자본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매출 의존도 심화, 다양한 기호식품의 등장 등으로 제과업계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차입 의존도가 영업실적을 판가름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별 기준 오리온의 부채비율은 73.68%로 제과3사 중 가장 낮았고 해태제과, 롯데제과의 부채비율은 각각 176.92%, 93.39%를 기록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100%이하의 부채비율로 차입의존도가 낮다. 반면 해태제과는 2016년 기업공개(IPO)로 약 860억원의 자본 유입에도 외부자금 조달을 확대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제과업종 특성상 매년 설비 유지보수비가 들어가고 신제품 개발 비용 등이 크게 지출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비용관리가 중요하다. 일시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늘어날 수로 차입금이 급증하게되고, 차입금을 상환할 시기에 공모채 등 외부자금조달을 반복하다보면 부채비율이 증가하게 된다.

◇ 해태제과, 공모채 자금조달+단기차입금 증가…이자비용 1분기에만 24억원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해태제과는 2018년 퇴직금 정산과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차입금이 늘었다. 특히 건과부문에서 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을 웃도는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해태제과가 지출한 이자비용은 24억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20억6700만원 대비 16% 증가했다. 해태제과의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16억2230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순이익 적자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올해 1분기 해태제과는 11억4047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해태제과는 과거에 발행한 회사채 차환을 위해 매년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조달 중이다. 지난달 회사채 차환과 은행 차입금 상환을 위해 총 500억원을 발행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발행한 공모채 규모는 총 2100억원에 달하며 은행 단기·장기 차입금은 각각 849억원 605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차입금 규모가 쌓인 상황에서 매출액 감소가 장기화된다면 계속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달 기준 해태제과의 차입금 의존도는 39.56%로 제과3사 가운데 가장 높다. 해태제과의 경우 단기차입금은 주로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고 장기차입금과 회사채 자금조달은 시설자금, 사채 차환 대금에 각각 쓰이고 있다. 올해 1분기 해태제과는 산업은행에 총 18억1200만원을 차입해 시설자금과 에너지시설 등에 지출했다. 해태제과는 최근 현금창출여력이 제한돼 신제품 출시, 공장유지보수 등에 연간 330억원에서 350억원 사이의 경상적인 투자만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오리온·롯데제과, 유동성 대응 탄탄…외부자금조달 ‘최소화’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외부자금조달을 최소화 하면서 자금 유동성 탄탄한 모습이다. 특히 오리온은 실적과 차입 구조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중이다. 올해 1분기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232억원으로 제과 3사중 가장 높았으며 부채비율도 73.68% 수준을 유지중이다. 오리온은 2017년 과거 발행했던 회사채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5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한 것 외에 추가 자금조달이 없었다. 현재 오리온은 과거에 사모채시장에서 발행한 기업어음을 모두 상환해 실질적으로 남아있는 사채는 2017년 발행한 공모채 1000억원 뿐이다. 롯데제과는 올해 차입금 상환을 위해 1200억원의 사채를 발행한데다, 기업분할 되기전인 2017년 2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총 부채규모로는 제과3사 중 가장 많지만 자기자본이 1조1896억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제과업계 특성상 매출원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차입구조에 따라 영업 실적이 크게 차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