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Barclays Center)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바일 언팩을 열어 갤럭시노트10을 공개했다. 이어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까지 출시하며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각오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IM부문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삼성전자가 2분기 기준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한 가운데 IM부문 실적은 2분기 매출 25조86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에 머물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선우, 서승연 연구원은 "무선사업부의 분기 수익성은 노트7 소송 사태가 있었던 2016년을 제외하면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에는 화웨이 이슈로 인한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이는 수량적 수혜에 그칠 뿐 무선 실적에 구조적인 해결책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10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 갤럭시노트10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은 노트 역사상 처음으로 6.3형과 6.8형의 2개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6.8형에는 플러스라는 명칭이 붙는다. 이어폰 단자는 사라졌고 빅스비 물리버튼도 없어졌다.

스펙은 예상가능한 범위다. 모바일 AP는 일반과 플러스 모델 모두 스냅드래곤 855, 엑시노스 9825를 사용한다. 그리고 갤럭시노트10은 3500mAh 배터리에 램은 8GB램(4G)과 12GB램(5G), 12W 무선충전, 256GB의 저장공간을 지원하며 마이크로SD는 빠졌다. 플러스 모델은 4300mAh 배터리에 20W 무선충전, 45W USB 타입C 충전을 비롯해 12GB 램, 256GB 저장공간을 지원한다. 마이크로SD도 가능하다.

S펜에는 카메라 탑재 등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전작에서 선보인 스마트 S펜 원격 제어 기능이 강화된 '에어 액션(Air actions)'도 지원하며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능이 눈길을 끈다. 전반적으로 기능 향상이다.

갤럭시노트10 카메라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슈퍼스피드 듀얼픽셀 카메라(F1.5/F2.4), 1200만 망원 카메라며 트리플 카메라로 수렴됐다. 전면에는 1000만 화소 듀얼픽셀 카메라다.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슈퍼스피드 듀얼픽셀 카메라(F1.5/F2.4), 1200만 망원 카메라, 뎁스비전 카메라 등 쿼드 카메라며 전면은 1000만 화소 듀얼픽셀 카메라다. 두 라인업 모두 전면 최상당 중앙에 카메라 홀이 배치된 점도 눈길을 끈다.

▲ 고동진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이 등장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하반기 스마트폰의 또 다른 기대주, 갤럭시 폴드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MWC 2019에서 처음 공개된 후 3월 1일 열린 삼일절 기념식에 깜짝 등판하기도 했다. 경기고와 보성고 등 남학생 6명이 주머니에서 갤럭시 폴드를 꺼내 독립 선언서를 낭동하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됐으며, 이들은 낭독을 마친 후 갤럭시 폴드를 접어서 다시 상의 재킷에 넣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미국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 중 제품 결함이 발견되며 갤럭시 폴드 출시 일정은 전격 연기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에서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면서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품 상·하단의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 이물질에 의한 손상 현상이 원인이다.

이후로는 시간과의 싸움이 벌어졌다. 갤럭시 폴드 공개일이 계속 늦어지며 일각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폴드 9월 출시를 정식으로 선언했으며, 이 과정에서 모든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발표했다.

갤럭시 폴드의 조작 과정에서 디스플레이가 손상되는 과정을 막았고 노출부 충격, 힌지와 디스플레이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부작용도 일정부분 해결됐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의 최상단인 화면 보호막을 베젤 아래로 넣은 지점이 눈길을 끈다. 사용자가 임의로 떼어낼 수 없게 만들어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했다. 상·하단 부분에 보호 캡을 새로 만들어 역시 이물질 침투 가능성을 배제했다. 정확한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갤럭시노트10 출시 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 갤럭시 폴드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으로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한편 갤럭시 폴드로 차세대 스마트폰의 비전을 타진할 전망이다.

물론 쉬운 싸움은 아니다. 당장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주춤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일 올해 소비자 대상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5억 대로 전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의 리서치 총괄 부사장인 아네트 짐머만(Annette Zimmermann)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의 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2019년 상반기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며, "스마트폰 교체의 이점이 낮아 전반적인 스마트폰의 교체 속도가 점점 둔화되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노트10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화웨이 등 다크호스의 존재감 확장도 여전한 불안요소며 무엇보다 신형 아이폰을 출시할 애플과의 맞승부도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와 프리미엄 시장 모두 공략하며 차근차근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나아가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 폴드에 5G 전략도 적극 가동할 전망이다. 여기에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A90도 5G로 꾸려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5G에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90이 더해지면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러한 기초 체력에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