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커피전문점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상위 3사의 실적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카페 브랜드 ‘빅3’가 현 위상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업계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 ‘커피산업의 5가지 트렌드 변화와 전망’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매출액 기준 규모는 작년 4조 3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6년 3조 5000억원에 비해 2년만에 22.9% 성장했다.

이 가운데 커피전문점 주요 3사의 총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세 기업의 매출액은 1조 5224억원(35.4%), 2742억원(6.4%), 2005억원(4.7%)으로 각각 집계됐다. 3사 총 비율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5%에 달한다. 브랜드 가운데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 체제를 도입한 투썸플레이스·이디야의 경우 본부 매출에 가맹점 수익이 반영되지 않았다.

고객들이 올해 상반기 커피전문점에서 지출한 금액의 규모에 있어서도 세 브랜드가 상위권에 든 것으로 파악됐다.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올해 1~6월 국내 주요 음료업종 브랜드 5곳에 대한 20대 이상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스타벅스가 926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투썸플레이스 2775억원, 이디야 2644억원, 할리스커피 1119억원, 커피빈 946억원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 스타벅스 매장 외관. 출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스타벅스, 직영 체제 토대로 독보적 선두 차지

스타벅스 실적은 최근 수년 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2016~2018년 기간 스타벅스의 매출액은 1조 28억원, 1조 2635억원, 1조 522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1997년 국내 진출한 뒤 18년만인 2015년에 국내 커피 브랜드로는 처음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매출액을 지속 증대시키며 선두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점포 평균 매출액에서도 다른 두 회사와 달리 상승세를 나타냈다. 스타벅스 연간 보고서(Starbucks Annual Report)에 따르면 2015~2017년 스타벅스의 매장 평균 매출액은 9억3100만원, 10억5300만원, 11억4000만원으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투썸플레이스의 전국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등락폭을 함께 보이고 이디야는 하락세를 보였다.

스타벅스의 인기 비결로 미국 본부 방침에 따라 모든 매장이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체제가 꼽힌다. 본사가 직접 자본을 투입해 출점하며 매뉴얼에 입각한 품질·서비스 관리에 직접 책임지는 시스템을 갖췄다.

직영점을 많이 운영할수록 본사의 비용 부담이 늘지만 매장 운영 효율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마트, 스타벅스 커피 인터내셔널 등 자본력 강한 두 대기업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점도 스타벅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했다.

직영 체제에 힘입어 스타벅스의 제품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SA컨설팅이 올해 4월 우리나라 소비자 전 연령층 10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스타벅스는 ‘커피품질’과 ‘서비스’ 두 항목에서 각각 61.3%, 59.0%의 지지율을 보이며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 투썸플레이스 논현역사거리점에 진열된 디저트 메뉴들. 출처= 투썸플레이스

투썸플레이스, ‘디저트’ 차별화로 시장 호응 얻어

투썸플레이스의 2016~2018년 매출액은 각각 2072억원, 2511억원, 2742억원으로 스타벅스와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CJ푸드빌의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 브랜드로 출범할 때부터 ‘케이크와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디저트 카페’ 콘셉트를 이어왔다. 파티쉐가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사이드 메뉴와 메뉴 제조 과정이 보이는 오픈 주방 시스템 등 차별점을 앞세워 고객 신뢰를 얻는데 주력했다.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와 ‘티라미수’, ‘아이스박스 케이크’ 등이 주요 메뉴로 꼽힌다. 이 가운데 오레오 쿠키와 크림치즈를 가미한 메뉴인 아이스박스 케이크는 투썸플레이스가 출시한 후 CJ 계열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유사한 메뉴를 도입하고 소비자들이 홈 레시피를 개발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는 등 파급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밖에 투썸플레이스가 요식업계 유력 기업집단인 CJ의 계열사라는 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한 점도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요소다.

예비 가맹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매장 규모를 기존 대형에서 중형으로 축소시켜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인 점은 가맹점 수를 대폭 늘리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기준 점포면적을 148.7㎡ 수준으로 지정했지만 특수상권에 입점하거나 기타 점포 특성에 따라 기준 미만 면적의 점포도 출점할 수 있도록 했다.

면적 기준의 유연화는 창업 수요로 이어졌다. 투썸플레이스 점포 수는 2016년 798개에서 작년 1068개로 33.8% 늘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28.0%)와 이디야(28.4%)와 비교해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 이디야 매장 외관. 출처= 이디야 홈페이지 캡처

이디야, 압도적 영업망 규모로 입지 구축

이디야의 2016~2018년 매출액은 각각 1535억원, 1841억원, 200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상승폭을 보인 점에서 유사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가맹점 수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격차로 앞섰다. 2016~2018년 이디야 점포 수는 1874개, 2152개, 2409개로 집계됐다. 국내 커피전문점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점포 수 2000개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요식업계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점포를 2000개 이상 운영하는 곳은 파리바게뜨(3400여개)와 이디야 둘 뿐이다. 

이디야는 통상 투썸플레이스 대비 절반 수준인 1억2000만여원의 가맹점사업자 부담금을 책정하고 66~99㎡ 면적의 중형 점포를 유망한 상권에 속속 출점시키며 영업망을 확장해왔다.

이디야가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규모의 경제를 도모해왔지만 점포 평균 매출액에 있어서는 다소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6~2018년 이디야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억3985만원, 2억3130만원, 2억994만원을 기록했다.

시장 경기가 악화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생활상권에 자리잡은 이디야 매장마다 상이한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매장 접근성이 강화할수록 이디야 제품에 대한 신비감이 희석돼 수요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디야는 품질을 높여 고객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커피 메뉴 연구개발(R&D) 조직 ‘이디야 커피 연구소’를 확장 운영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기존 강점인 영업망도 꾸준히 확장해나가기 위해 기존 점주와 예비창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어온 복지 제도를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올해 3000호점 개점을 목표로 삼았다.

8월 말 최신화한 이디야 정보공개서 내용이 공정위를 거쳐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는 이디야가 그간 진행해온 각종 전략으로 성과를 거둠으로써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를 제외하면 현재 커피전문점 빅 3를 구성하는 브랜드가 언제든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프랜차이즈 등 대규모 커피전문점 브랜드 뿐 아니라 개인 사업자가 늘어나고 스틱 커피, 캔커피 등 ‘커피 소매시장’이 확대함에 따라 커피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 역량을 확보해나가는 등 기본기를 갖추고 차별화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 업계 숙제로 주어진 상황이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각 브랜드마다 사업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 입지를 직접 비교하긴 쉽지 않지만 사업자 간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 트렌드를 잘 좇고 마케팅, 신규 플랫폼 비즈니스 등 분야에 공들임으로써 수익원을 잘 창출해내느냐가 기업 성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