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가 중국 알리바바의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와 쇼핑 검색 제휴를 맺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링크를 클릭하면 네이버에서 알리익스프레스로 넘어가는 아웃링크 방식이라 '느슨한 연대'로 보이지만 네이버가 해외 쇼핑몰과 직접 제휴한 사례는 처음이라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무엇보다 네이버가 관문의 역할만 수행하며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 네이버에 알리익스프레스가 등장했다. 출처=갈무리

네이버가 이커머스 플랫폼에 관심을 두고 해당 경쟁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직구 생태계도 아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모바일 홈화면 개편 등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며, 일반적인 오픈마켓은 물론 미디어 커머스의 전략까지 가동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직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자 직접적인 수수료를 포기하면서 관련 플랫폼과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쇼핑에 쇼핑몰이 입점할 경우 네이버가 받는 수수료는 2% 수준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추후 알리익스프레스를 기점으로 아이허브, 큐텐 등 다양한 직구 플랫폼과의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쇼핑에 들어온 구매대행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나 직구를 선택하는 소비자와 구매대행 업체들의 타깃 고객층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정설이며, 구매대행을 찾는 고객들이 아직은 한국어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네이버에서의 알리익스프레스를 활발하게 이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직구 플랫폼과의 연대를 추구하며 일각에서는 아마존과의 연계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마존은 국내에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출하지 않고 클라우드인 AWS로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아마존을 이용하는 직구 고객들이 크게 늘어나며 한국어 사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유인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네이버와 알리익스프레스 수준의 연대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네이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직구 플랫폼과 협력을 확장하며 네이버페이를 호환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네이버는 알리익스프레스 등과의 협업은 아웃링크 방식의 연대에 불과하며 아직 그 이상의 전략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현 상황에서는 네이버가 직구 플랫폼까지 네이버페이 영토를 확장하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네이버 이커머스 전략의 강력한 ‘락인’ 전략 중 하나인 네이버페이가 직구 플랫폼에 도입될 정도의 협상은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이버는 브이라이브 등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는 일부 플랫폼을 통해 네이버페이의 점진적인 확장도 꾸준히 노리고 있다. 네이버와 알리익스프레스의 만남이 특유의 글로벌 전략 및 생태계 확장의 밑그림이라면 그 중심에 네이버페이 전략이 가동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하나의 사이트와 검색 제휴를 맺었을 뿐, 크게 주목할만한 일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네이버의 이커머스 및 글로벌, 나아가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업 사업 전반의 큰 그림을 조심스럽게 살펴볼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