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노무라증권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국 증시가 5일 올들어 최대 매도장세를 보이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중국이 위안화 안정화 대책을 내놓고 양국이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6일 다시 반등했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은 5일 같은 매도장세가 다시 나타난다면 리먼 브라더스 붕괴 직후 증시 폭락 상황과 너무나 유사하다며, 투자자들은 6일 반등을 위안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BC는 노무라의 이 같은 주장은 월가의 다른 기관들이 주식시장 조정(10% 하락)에 불과하다거나 다소 하락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비관적 예측이라고 보도했다.

노무라는 자신들의 주장이 헤지펀드가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으며, 변동성이 더 높아지면 더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위안화를 무기로 사용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안정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6일 주가는 최악의 날(5일)에서 반등했다.

중국이 자국 통화의 심리적 저지선(달러당 7위안) 돌파를 허용하고 중국 회사의 미국 농산물 매입 중단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5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여섯번째로 큰 767포인트 하락했고, 월가의 '공포 지수'인 CBOE 변동성 지수(Volatility Index, VIX)는 2019년 들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노무라증권의 매크로 투자전략가 타카다 마사나리는 "현 시점에서 리먼 사태 같은 폭락 장세가 다시 올 가능성을 단순한 꼬리 위험(tail risk,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게 되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으로 치부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증시 심리 패턴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붕괴 직전의 심리와 매우 흡사합니다."

타카다 전략가는 “트렌드에 따라 움직이는 알고리즘 거래자들의 대기 물량이 아직 많기 때문에 빠르면 8월 하순에 시장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적 반등은 말 그대로 반짝 현상에 불과할 것이며, 어쩌면 이런 반등 시기가 8월 말이나 9월 초로 예상되는 또 한 차례의 큰 변동에 대비해 최고의 매도 기회로 여겨져 대량 매도가 쏟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진이 최초의 지진보다 훨씬 큰 것처럼 두 번째 파도가 첫 번째 파도보다 더 강하게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애널리스트들은, 매크로 데이터와 양적 데이터가 모두 반영된 노무라 알고리즘의 시장 심리 데이터는 "주식 시장의 수요 공급 악화와 펀더멘털의 가파른 하방 균열"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헤지펀드와 주요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큰 폭의 하락이 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는 최근의 이러한 추세가 2007년과 2008년의 끔찍했던 시기와 거의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때처럼 두 번째 매도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다.

▲ 출처= CNBC 캡처

타카다의 데이터는 또 지난 5일 주식 시장 폭락을 예측하기 전에 변동성 급증도 예상했다. 일부 큰 손 옵션 거래자들도 변동성 증가에 따른 주가 하락을 예측하고 있었다(VIX는 시장이 하락하면 급등한다). 그런 예상은 지난 주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추가적인 금리인하 신호를 내놓지 않으면서 잠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휴전을 끝내고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VIX는 더 치솟았다.

노무라는 알고리즘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또 한 차례의 매도 사태를 대비하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시장의 펀더멘털을 볼 때 금융위기로 되돌아 갈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6일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재정적으로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