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서인원 기자] 새벽배송이 시작한지 4년만에 8000억원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마켓컬리가 지난 2015년에 5월 국내 유통시장에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도입한 이후 만 4년여만에 시장규모가 80배로 비약 성장하고 있다. 

▲ 새벽배송 시장 업계추산

새벽배송의 최대 강점은 신선식품을 새벽에 집에서 싱싱하게 받아 즉석 조리를 할수 있다는 점이다. 웰빙트렌드에 열광하는 신세대와 고령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와 1인가구 세대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콜드체인 시스템과 새벽배송을 통해 마트에 직접 가서 사야만 한다고 생각한 신선식품이 직접 집 앞으로 배송돼 오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마켓컬리 독주 시대에서, 오픈마켓 대형유통사까지 총 6개사 경쟁 

한국 새벽배송의 원조는 2015년 5월 ‘신선식품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마켓컬리다.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그야말로 괄목신장의 성장세를 구가하며 2015년 100억 원에 불과하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00억 원을 돌파하고 올해는 쿠팡, 롯데, SSG 등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해의 두 배인 8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 이용자층인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자취하는 20대부터 요리해먹기 귀찮은 50대까지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와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유통사의 새벽배송 진출은 불가피 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의 새벽배송 진출에 따라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 엑셀레이터를 받을 예정이다. 기존 새벽시장 내 압도적인 1위 기업 마켓컬리의 점유율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5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마켓컬리는 40%의 점유율로 새벽배송 시장을 현재까지 주도하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지난해 총매출액 5조6673억 원이었던 국내 택배시장의 7%수준으로 향후 전체 택배 시장에서 차지할 비중은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당분간 새벽 배송 시장의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SSG.COM과 쿠팡 등의 참여자 확대가 시장을 성장시키는 촉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새벽배송이 기존 소매시장 내 할인점과 슈퍼 시장에 잠식 가능한 규모는 약 4% 수준”이라 예상했다. 이어 “소매시장 내 할인점과 슈퍼 시장의 새벽배송 침투율은 2018년도 현재 0.5%이며 2019년은 1.2% 수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잠식 가능한 규모 4%를 가정했을 때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소비자 10명중 6명 새벽배송 전국 서비스 필요하다

새벽배송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모바일 소비자 10명중 6명 이상이 새벽배송의 전국 확대운용을 원하고 있다.

트렌드모니터와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의 새벽배송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1000명)의 61.2%가 오프라인에서 장보는 빈도수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필요성에 62.2%가 공감했다. 또한, 73.3%가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할 것이라 답했다. 이어 서비스 만족도에 대해 새벽배송을 이용해본 386명을 조사한 결과, 74.9%가 만족하는 편이라 답했다.

▲ 소비자 만족도

오픈서베이가 지난 7월 25일 발표한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19’에 따르면, 응답자(1000명)의 37%가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새벽배송을 이유로 관련 쇼핑몰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약 59.6%였다. 여성(42.7%)이 남성(30.9%)보다 이용률이 높았으며, 40대(40%), 30대(37.2%), 20대(34%) 순으로 이용률이 높았다. 다만 새벽배송 서비스가 쇼핑몰 이용에 영향력이 있다는 응답은 20대가 63.1%로 30대(58.8%)와 40대(56.7%)보다 높았다.

▲ 출처=오픈서베이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새벽배송을 통해 어떤 것을 어느 시간에 구매하고 있을까.

새벽배송 베스트 상품은 '신선식품', 주문량은 주말 앞둔 '금요일' 최대

롯데슈퍼 롯데프레쉬의 주력 상품은 신선상품, 유제품, 생수이다. 오세훈 롯데쇼핑 책임은 “상품 구매 수량으로 확인했을 때, BEST 5 상품은 애호박, 오렌지, 생수, 바나나, 우유 순”이라고 전했다. 또 “아침식사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밀키트(Meal Kit) 상품군과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상품군의 매출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비자 구매 패턴 분석 및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켓컬리 고객 장바구니의 80% 이상이 신선 식품 상품군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최다주문 수 지역은 2017년 조사 결과 강남구, 서초구, 마포구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6월말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SSG.COM 측은 주요 매출 비중이 주로 신선상품에서 나타난다고 밝혔다. 안창현 SSG.COM 과장은 “신선상품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한다”며 “우유, 계란, 물 등 필수적인 상품부터 수박, 복숭아 등 계절과일이 많이 팔린다”고 답변했다. 이어 안 과장은 “샤인머스켓과 같은 프리미엄 과일은 물론, 아침식사가 가능한 빵류, 샐러드류, 밀키트 등 다양하게 팔리고 있다”고 답했다.

안 과장은 또 “현재 배송 가능 물량은 5000건으로 대부분 다 차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월요일과 토요일 배송량이 높은 편”이라 설명했다. 주문은 주로 밤 10시 전후로 마감되며,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주문이 몰린다고 밝혔다. 주문자는 주로 여성이 더 많은 편이며, 연령대는 20대 자취생부터 50~60대까지 다양하다고 이야기했다.

새벽 인건비 부담·마진율 낮은 신선식품, 아직은 대부분 적자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대부분의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원인으로는 피킹, 패킹, 배송 등의 많은 업무가 저녁, 새벽에 이루어져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점. 또 마진율이 낮은 신선 식품 판매가 주를 이루는 시장이기 때문에 새벽 배송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새벽배송 시장은 훨씬 큰 규모의 경제 달성이 요구된다. 지속적인 시장 참여자의 증가로 경쟁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새벽 배송 시장 내 외형 성장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에 관련해서 마켓컬리 관계자는 “당분간 흑자 구조로 전환하기 보다는 물류 확장과 서비스 안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는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현재 운영 효율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영업 손실률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갈수록 커지는 새벽배송 시장, 차별화가 곧 경쟁력

마켓컬리는 ‘만원의 행복’, ‘한 끼 만찬’, ‘홈 스테이크 밀키트(Meal Kit)’ 등 고객 관점에서의 신선한 콘텐츠와 식품 큐레이션으로 상품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밀키트를 이용해 평소 밖에서 사먹던 음식을 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 또 식품공정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공급사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생산자에게는 생산에 집중하여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유통업체에는 판로를 개척해줌으로써 업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쓱(SSG)닷컴은 자체 제작한 보랭가방 알비백(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I’ll be back‘을 차용했다.)으로 친환경 포장, 배송을 추구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운동에 앞장섰다. 스티로폼 박스 등의 포장 부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쓱닷컴이 처음이다.

▲ SSG닷컴이 자체 제작한 보랭백, '알비백'

쿠팡은 2018년 10월부터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클럽을 새벽배송과 접목시켜 부가서비스 차별화에 중점을 두었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로켓와우클럽 고객들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로켓배송 상품은 가격 상관없이 무조건 무료 배송 받을 수 있고, 로켓배송 상품은 30일 이내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

롯데슈퍼는 새벽배송을 뛰어넘어 야간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한다. 야간배송은 오후 9시까지 주문하면 자정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다. 새벽부터 심야시간까지 모두 커버하면서 온라인 올빼미 쇼핑족을 잡겠다는 목표다. 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넘어 주요 광역시의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부산, 의왕, 남양주에 롯데프레시 센터를 신규로 오픈하면서 현재 18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