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지난 6일 오후 11시 10분. 장지동에 위치한 서울복합물류센터에 보라색 올빼미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었다. 순찰을 돌던 보안주임 K씨는 “지금 들어오고 있는 보라색 올빼미 차량들이 새벽배송을 준비하러 들어오는 차량들 입니다"라며 손을 가리키며 알려줬다.  

서울 동남권 물류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유통단지에는 롯데 택배와 한진 택배 등 대형 택배회사들이 거점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 물류단지에 입성한지 얼마되지 않은 마켓컬리는 신입인 셈이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물류센터는 한 낮의 분주함이 그대로 재현됐다. 새벽배송이 열고 있는 물류센터의 밤은 활기찼다. 무더위도 잊은 새벽배송 준비현장을 찾아가봤다.  

▲ 7일, 오전 12시 23분 장지동 물류단지에서 새벽배송을 하는 차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신진영

2015년 국내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해 가장 먼저 새벽배송 시장의 문을 연 건 마켓컬리의 택배차량들이다. 기존 택배 트럭보다 반 정도의 사이즈로 빠르게 왔다 갔다 거리는 모습은 새벽배송 시장이 얼마나 분주한 시장인지 짐작할 만했다.  

서울복합물류센터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마켓컬리 하청업체 배송기사 일을 한다는 고 모씨(만59세)를 만났다. 출근이 자정(오전 0시)이라는 그는,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중이었다. 마켓컬리 하청업체 배송기사로 일하면서 다른 택배 업체에서도 일을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의 경우는) 오후 11시에서 자정 사이로 기사들이 물류센터에 들어옵니다” 

▲ 6일 오후 11시 22분, 마켓컬리 차를 봤다.  사진 = 신진영

고씨 말대로 보라색 올빼미가 그려져 있는 트럭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었다. 올빼미들이 어디로 갈지 따라가봤다. A동에서 B동으로 B동에서 C동으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한 트럭이 A동에 주차했다. A동 지하에는 마켓컬리 냉동식품창고가 있다. 

"저는 마켓컬리에서 2가지 일을 합니다. 하나는 지금 출근하러 온 배송 업무, 그리고 이전에는 업체에서 고객들에게 공급할 물건을 픽업하는 업무를 합니다"

마켓컬리의 직원들은 검수, 픽업, 분류, 포장, 배송 등 각 부서에 맞게 업무를 진행중이다.  

▲ 출처 = '컬리야, 너는 커서 뭐가 될래?'  미래에셋대우 2019.07.09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배달이 주 전문이다. 마켓컬리의 신선 채소와 과일은 산지 직송 상품보다 더 신선하다. 마켓컬리는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매입한 상품을 산지에서 물류 창고까지 이동시키면서 고객님 댁 문 앞까지 배송할 때도 냉장/냉동 차량을 사용하고 상품별로 최적화된 포장재 원칙을 지킨다.

냉동식품, 냉장식품, 상온식품은 각자 포장재가 다르다. 냉장식품 같은 경우는 ‘에코박스 V3’라는 마켓컬리 만의 냉장식품 포장재를 쓴다. 배송 기사 현황에 대해 물어보니 고씨는 "마켓컬리에서 배송 기사는 직영 기사는 체감 상 10%도 안됩니다. 주로 하청업체를 통해서 배송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기사 당 35에서 40개의 집에 배송을 해주고 있어요" 

배송 일을 전문으로 하는 기사 뿐만 아니라 서울 동남권 유통단지에는 물류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학생들도 많다. 오전 1시가 되자 냉동식품 포장이나 상하차 관련한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퇴근하는 와중에도 큰 트럭들은 다시 물류센터로 돌아온다. 새벽배송을 하러 올빼미들이 떠난 이후에도 서울 동남권 유통단지의 불은 꺼지지 않고 훤하게 지속됐다. 주간배송이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