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조, 58.5×67㎝, 1991

미적인 대상물을 보고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표현충동은 감성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예술적인 표현은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지한다고 보는 것이 대세이다. 그러나 현대미술에서는 감성보다는 이성을 우위에 두려는 입장도 없지 않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표현활동은 감성에만 의지하는 것도 아니고, 이성적인 통제력에만 전적으로 맡기는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송수련의 작품을 보면 감성과 이성이 마치 서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다투는 듯 한 양상이다. 냉정한 시각에서 보자면 그의 작품은 이성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감성의 순도를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견지하면서, 의도 적이고 논리 적인 화면구조로 통일하려는 의지를 나타낸다. 「의도적이고 논리적인」것은 이성적인 성향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에서 감성은 어렵게 표현되고 있을까.

감성 자체가 어떤 특정 형상을 빌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닌 까닭에 시각적인 분별이 용이한 일은 아니다. 감성은 감각 및 지각을 통해 활동성(표현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볼 때 인식체험의 한 양상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그림이라는 표현활동을 통해 실질적이고 구제적인 모습을 갖게 되는 것 또한 분명하다.

▲ 95×66㎝, 1991

그의 작품은 구조적으로 구상성과 추상성의 공존이라는 형식적 논법을 따르고 있다. 이 같은 형식 논법이야 차라리 진부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논법의 전개방식에서 그 자신의 체험적인 인식에 의지함으로써 필경은 개별적인 이해 및 해석이 담긴 표현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송수련의 감성은 자연에의 감동 및 감화로 부터 열린다. 보고 느낌으로써 일어나는 표현충동 이면에는 자연에의 찬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추상적이든 구상적이든 이미지의 전개는 자연성에 기조 한다. 자연성이란 작가적 감수성 및 이성에 의해 인지된 초월적 가치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는(宋秀璉,한국화가 송수련,한지화가 송수련,송수련 화백,SONG SOO RYUN,송수련 작가,Hanji Painter SONG SOO RYUN,종이회화 송수련,KOREA PAPER ARTIST SONG SOO RYUN, KOREAN PAPER ARTIST SONG SOO RYUN)그 같은 초월적 가치를 회화적 가치로 변환하려는 의지로 작업에 임한다.

자연성은 인간의 이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본래적인 가치이다. 그 본래적인 가치를 회화적으로 재해석하려는 것이다. 회화적인 해석에는 그 자신의 인식체험을 바탕으로 한 이성적인 논리성이 개재되는 것은 당연하다. 화면을 구성하고 이미지를 배치하여 하나의 통일된 표현공간에 농축시키는 일은 감성보다는 이성에 더 적합하다.

△신항섭(申恒燮)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