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출처=대우건설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리츠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대림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리츠AMC 설립에 나선 대우건설은 기존 건설사들이 자산관리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다르게 향후 임대리츠를 비롯해 개발리츠 등 리츠 역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6일 국토교통부에 리츠 자산관리회사 AMC(Asset Management Company)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11일 ‘투게더투자운용(AMC 명칭)’에 대한 예비인가를 신청, 올해 내로 설립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게더투자운용은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출자했으며 초기자본금은 70억원 규모이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RETIs,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산업에 진출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을 만들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AMC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킴으로써 부동산 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금조달력에서 다른 AMC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우건설은 개발리츠나 임대리츠에 직접 출자해 디벨로퍼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단순 건설사에서 부지매입⋅기획⋅설계⋅마케팅⋅시공⋅사후관리까지 하는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시공이익 외에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을 수취함으로써 사업 수익원을 다각화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리츠 시장은 2016년 국토교통부가 리츠 자산관리회사의 업역 제한을 완화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을 시행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국내 리츠가 임대주택 개발⋅운용이나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관리 수준에 그쳤다는 한계가 있었다.

대우건설은 리츠 본래 취지에 맞게 일반인들이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계획이다. 국내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해외 개발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상업시설⋅오피스 등 다양한 실물자산도 매입해 운용할 계획이다. AMC의 첫 투자대상사업은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스타레이크시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조성중인 행정복합도시 스타레이크 시티에 대형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공모 리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는 개발비용만 2조5000억원 규모로 공모리츠로 추진될 경우 해외자산을 대상으로 한 첫 공모리츠가 된다.

또한 공동출자자인 HTH가 보유하고 있는 리츠(대림동 뉴스테이, 장위동 임대주택 등)도 위탁 운용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AMC설립은 지난해 비전선포식에서 발표한 ‘신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정부의 리츠 시장 활성화 기조에 발맞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수익구조를 다각화 할 계획이다”라면서 “2025년까지 ‘리츠운영 20개 이상’, ‘자산운용규모 4조 이상’을 목표로 국내 최고의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츠 업계에서는 부동산 개발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의 AMC설립을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실물자산 투자나 공기업의 대형 임대주택사업에만 국한됐던 리츠 시장에 대우건설이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