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키즈 콘텐츠 기업 캐리소프트가 코스닥 입성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고 있다. 디즈니는 최근 매각전이 벌어졌던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지향했던 모든 콘텐츠 기업의 목표이자 롤모델이다. 그 연장선에서 캐리소프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 박창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아시아의 디즈니 꿈꾸는 캐리소프트
캐리소프트는 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박창신 대표 및 주요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공개를 정식 선언했다.

캐리소프트는 이번 상장을 위해 118만주를 공모하며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청약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상장 목표는 8월이다. 공모 예정가는 1만2900원에서 1만6100원이며 공모 예정금액은 152억원에서 190억원이다.

캐리소프트는 IP를 중심으로 콘텐츠 및 기술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를 강하게 추진한 바 있다.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며 중국에서 지난해 첫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전국에서 화웨이 휴대폰이나 태블릿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화웨이 영상앱’을 통해 캐리소프트가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시청할 수 있다.

언론사 출신인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는 기자생활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사의 비전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기자로 활동할 때 좋은 기사를 작성하는 것과,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캐리소프트도 좋은 콘텐츠를 제작해 많은 시청자들을 찾아가도록 하는 IP(지식재산) 기반 미디어 기업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캐리소프트는 초반 유튜브 스타, MCN(멀티채널네트워크)으로 알려졌으나 우리는 오직 미디어 기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별도의 외주제작은 전혀 하지 않는 상태에서 독자적인 IP로만 콘텐츠를 제작해 승부를 걸었다. 디즈니와 픽사의 길을 롤모델로 삼는 이유"라고 말했다.

캐리소프트는 공연 및 라이선싱, 키즈카페,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활동할 예정이다. 중국과 영어권 나라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구하는 한편 커머스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2억70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면서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캐리소프트는 2018년 총 매출의 5%가 글로벌 시장서 나왔고 올해는 10%를 예상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0%를 목표로 한다.

그는 이어 "우리 임직원 85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월급만 받으며 살고싶은 사람들이 아니라 꿈을 가진 사람들"이라면서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중국에 진출한 캐리소프트. 출처=캐리소프트

캐리소프트..투자자들 마음 사로 잡을까
상장에 나서는 캐리소프트의 목표는 IP 기반 미디어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며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생태계를 넓히는 지점에 있다. 여기에 적극적인 오프라인 시장 진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전략이다.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우선 캐리소프트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인 IP기반 콘텐츠의 핵심이 캐릭터에 있고, 그 캐릭터는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제 배우라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캐리소프트의 캐릭터에 매료된 상태에서 만약 배우가 교체되는 등의 일이 생기면 콘텐츠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캐리소프트는 지난 2017년 1대 캐리를 연기하던 K씨가 CJ 계열 MCN으로 이적했으며, 이 과정에서 콘텐츠 전략이 다소 흔들렸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러한 '휴먼 리스크'를 인정했다. 다만 자체적인 브랜딩 강화 및 캐릭터의 균형있는 발굴, 나아가 상황에 따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캐리소프트가 콘텐츠적 강점을 가지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상장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박 대표는 "우리는 기술에 특화된 기업이 아니다"면서 "좋은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