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만들어가는 4대축이 있다. ‘대학교육, 대학생과외활동(인턴), 인재선발, 입사후 교육’이 그것이다. 퍼펙트스톰(Perfect Storm)같이 일시에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실제적인 부작용은 5-10년후가 되어야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두면 역대 가장 연약한 대학졸업생을 정글같은 사회에다가 내어놓는 꼴이 된다.

어느 한 조직도 맡을 수 없는 인재양성이라는 대업(大業)을 마지막 대안으로 ‘가족형양성’이란 역발상을 해 본다. 아빠,엄마입장에서 내 분신인 자녀의 취업준비를 같이 해 나가자는 노력을 제창한다. 오늘은 이유를 다루고 앞으로 10여차례에 걸쳐 가정,가족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 본다.

 

# 집안의 풍경과 남아 있는 희망

지난 토요일,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작은 딸이 2일간 연속휴무라며 한숨 돌릴 생각으로 ‘와인’ 한 병을 들고 퇴근했다. 시작한 직장생활이 벌써 4년이 되며 든든하던 터였다. 그런데 2주전에 직원 한 명의 퇴사로 전체 업무조정이 되는 바람에 새업무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다행히 한 숨을 돌렸는지 여유를 부리며 ‘아빠하고 한 잔 하자’는 것이었다.

4년동안 느낀 직장생활의 이야기, 요즘(?) 신입사원, 관리대상 업체 직원, 하늘을 찌르며 스트레스 날리는 고객님(?)의 행동들도 알려준다. 그나마 달래주고 들어주는 시간이었다. 자리를 끝내면서 “아빠에게라도 한 번 풀고 나니 좀 낮다”고 한다.

돌이켜 보면 대학에서 한 학기 쉬고 싶어할 때, 해외어학연수를 말할 때, 직업을 찾을 때,아르바이트거리를 찾을 때, 전공.취업에 적합한 사회활동(전시회,세미나 등)을 찾아주며 의논하고 대화하는 상대가 되어 주었다. 다행히 내가 업(業)으로 하는 영역이라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덕분에 4년8학기 스트레이트로, 해외어학연수는 무시하고도 졸업전에 취업도 되고, 졸업성적도 좋아서 전 가족이 우쭐했던 기억도 새롭다. 무엇보다 많은 일들을 가족과 의논하며 제대로 직장에서 적응하고, 인정받고 그 결과로 짭짤한 급여를 받아 나누는 ‘소확행’중의 ‘소확행’을 누린다.

그러면서 지금 직장에서 느끼는 직원, 협력사 직원들 통틀어 ‘사람’과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진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이라 주52시간제로 인해 일의 연결성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아빠가 자주 상대해 주마!’라며 다음 ‘와인’을 기대했다.

 

# 사무실 풍경과 위기

우리 사무실은 방학마다, 매학기마다 대학교에 부탁해서 ‘인턴사원 1명’을 쓰고 있다. 귀한 자원들을 데려다 쓰기에 가급적 우리 사무실에 근무한 경험만으로도 취업과 직장생활에 필요한 경쟁력을 키워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지난 2-3년사이에 그 기대가 급격히 떨어져 가고 있다.

우리 직원을 불러 주고있는 일을 점검하며 ‘좀더 책임 있는 일을 주라’고 하면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든다. 짧은 2개월, 제때퇴근이라는 것으로 연계성있는 업무부여가 힘들다는 것이다. 덩달아 퇴근후 식사시간도 못 가진다. 그나마 작게나마 경험하는 직장문화이다. 그래서 부득이 직접 불러 업무를 주며 챙기는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특히 ‘전무’라는 직함으로 ‘꼰대’의 꼭지점에 있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훈련이 될 것이라는 마음에서. 그런데 시키면서도 불안하다. 자칫 반발하면 어떡하냐?

방학을 맞아 학교에서 인턴근무를 나올 때 들은 것이 ‘야근하지 말고 정시에 퇴근해라’라는 것이다. 일하다 말고 집에 간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물론 지난 4-5년 사이에 사회적으로 억지근로, 연장근무 등으로 크고 작은 사고도 있었다. ‘열정페이’당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보호한다 명분으로 이와 같은 지침이 나왔다. 해마다 수만명 중에 100-200명의 일이다. 그래서 결국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 꼴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쉬운 일, 짧은 일, 단순한 일만 준다. 배울 기회가 없다. 낮은 수준의 업무 경험이 전체로 오해하는 일이 생겨난다. 이 모습은 정작 취업후의 적응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 가지 더 큰 문제는 사회전반의 일자리 부족을 위한 정부 조치로 정말 ‘놀다가 돈받고’지내는 인턴이 횡행한다고 자주 뉴스에 등장을 한다.

 

# 직장 풍경과 위기

직장 근무 경쟁력이 떨어져 간다. 앞에서 필자의 딸의 말을 소개했다. 대한민국의 입지나 글로벌 위치로 인해 국가간 경쟁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치열해 진다. 중국,일본을 포함한 경쟁자들의 우리 기업 흔들기가 보통이 아니다. 미디어를 통하여 많이 보는 모습들이다.

그나마 여태까지는 회사에서 뽑은 후에라도 치열한 현장업무(OJT : On the Job Training)를 통해서 보완해 왔었다. 그런데 이제 챙길 수가 없어졌다.

그 꼭지점에 ‘주52시간제’의 하드웨어와 ‘워라밸’의 소프트웨어가 있다. 일을 배울 시간에 그냥 퇴근한다. 주어진 일이 완성도 안되었는 데 시간이 되었다고 퇴근한다고 한다. 미리 짜임새 있게 일을 달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일을 주는 과장도 일에 치여 있다. 많은 일들은 새로운 일이다. 지시하고 피드백 받으며 발전시켜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기에 같이 의논하자고 말하려면 퇴근하고 없다. 두 세번 겪고 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젠 경력있는 신입사원을 찾게 된다.

학창시절에 일에 대한 태도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가르쳐 주는 이도 없다. 털끝만큼도 배우지 못하고 졸업한다. 제조라인에 서서 기계적으로 밀려서 일하는 근로자가 아니다. 상당부분 자율적으로 시간과 생산성을 관리해야 하는 직원들의 모습이다. 일도 배워야 할 ‘때(Timing)’가 있다. 신입사원 3년은 평생 기초를 다 배우는 중요한 시기이다.

사족(蛇足)을 단다면 필자는 신입사원시절에 토요일에도 근무를 했다. 아침 8시 출근에 퇴근은 기약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정했다. ‘3년간만 퇴근시간 10시퇴근’다. 군대 39개월생활로 소대장, 인사, 군수참모 경험에 중대장 1년의 제법 짜임새 있는 사회적응훈련이 되어 있었음에도 이런 노력을 하고서야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을까?

 

# 대학가 강의장 풍경과 위기

최근의 고등교육법을 근거로 시행되는 ‘강사법’으로 난리다. 강사들의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지만 ‘대형강의장화’의 문제다. 강단에 서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강사는 모자라고 시간은 채워야 하니 대개의 강의가 대형강의로 바뀐다. 학생들은 쉬워진다. 4년내내 말 한마디 안 한다. 틈만 나면 변칙 출석, 레포트 베끼기 등의 준 범죄적 행동에만 머리를 굴린다. 중고등학교보다 못하게 내 목소리 한 번 말 할 기회도 없으며 겉만 번지르하게 폼만 잡고 다니는 대학으로 전락하고 있다.

 

# 면접장 풍경과 위기

몇몇 인사들의 채용부조리에 대한 응징과 취약계층 보호라는 명분으로 블라인드채용이 법제화된 ‘채용절차법‘이 발효되어 시행되었다. 채용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되는 것을 물어볼 여지가 없다. 그러다 보니 조만간 모든 기업은 ‘시험,NCS측정’으로 1차 걸러낼 것이다. 필자도 한때 신입직원 채용에 필기시험을 통해 뽑았다가 잘못 뽑았다고 10년 넘게 후회를 한 적이 있었다. 외워서 친 시험결과로 입사한 직원들의 상대적인 허약함 때문이었다.

신입면접의 변별력이 없으니 현장에서는 경력자를 선호할 것이다. 그 경력자는 대개가 중견,중소기업 근무경험자 일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서 그나마 키운 인원을 ‘빨대’로 빨아가는 형국이 된다. 벌써 대기업에서 공채를 줄이고 수시채용으로 간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한 제도가 겹치는 상황에서 필연적을 경력자에게 눈길이 간다. 중소기업 자원의 황폐화가 더 커지는 또다른 부작용이 대한민국의 앞날에 기다리고 있다.

 

[긴급 제안을 한다]

이제 남아있는 성장교육의 기회는 ‘가족,부모’ 밖에 없다. 물론 객지에서 생활하는 사람, 나홀로, 기숙사 생활하는 경우는 문제이고 방법을 찾고 보완을 하여야 한다.

남아있는 영역인 ‘밥상머리’ 혹은 비슷한 형태의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 필자가 집에서 과거의 경험과 가르치는 노력으로 내 딸 둘을 무난한 취업시키고 열심히 살아가는 성과를 사회적으로 이어가고 싶다. ‘직업과 취업’이라는 주제로 ‘가족간 대화’ 회복도 기대해 본다. 대화법과 관계유지법도 실어 보겠다.

예상되는 주제들이다.

- 우왕좌왕 열심보다 느긋한 집중이다.

- 실(목표)에 구슬(활동)이냐, 구슬(활동)을 실(목표)이냐?

- 말문을 열게 하며, 대화 상대가 되어라

- 질문을 하며 생각하게 하라

- 알고 있는 만큼만 브리핑하게 만들어라

- 합격했다고 생각하고 호칭을 불러라

- 잘 한 것은 스스로 자랑하게 하고, 같이 격려하라

- 1등을 찾는 것이 아니다. 보다 잘 하는 사람을 찾는다.

- 학점, 토익, 자격증 등의 스펙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 쓴 소리에 길들여지게 하라

- 방송이나 언론 보도가 나오면 모아서 알려주어라

- 꾸준히 할 것과 몰아서 할 것을 구분하라

- 의미 있는 일로 식구들과 같이 땀 흘려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