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치열한 여름면 경쟁 속 오뚜기의 2분기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계속되는 신제품 출시 경쟁으로 라면업계는 수익성 측면에서 쉽지 않은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에 오뚜기는 주력 제품인 진라면을 내세우며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과 시장 점유율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자사의 판촉비까지 함께 절감되면 하반기 실적은 더욱 긍정적일 전망이다. 

▲ 오뚜기 매출구성. 출처=키움증권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오뚜기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797억원, 446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약 16% 상회할 전망이다. 이처럼 호실적의 원인은
판관비가 크게 절감하고 특히, 라면 카테고리의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 기준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54%, 오뚜기 24%, 삼양식품 12%, 팔도 10%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점유율 2위인 오뚜기는 10년째 진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오뚜기는 이러한 가격경쟁력을 통해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고 꾸준한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원가 부담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치열한 가격전쟁 속 서로 눈치싸움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2018년 오뚜기 전체 매출 2조 2467억원에서 면제품류는 7284억원으로 약 32%를 차지하고, 당기순이익은 470억원으로 전체 당기순이익 1608억원의 29% 정도다. 매출 대비 내실이 그렇게 크지 않은 셈이다.

▲ 오뚜기의 주력제품인 진라면. 출처=오뚜기

오뚜기 역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뚜기가 인상을 결정하면 다른 업체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 만약 시장 점유율 정체가 지속되면 진라면의 가격 인상은 검토해볼 만한 사항이다. 팔도는 지난해 컵라면 왕뚜껑 소비자가격을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올리고, 비빔면도 4.7% 인상한 바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약 오뚜기 진라면의 7% 가격이 인상되면 자사에게 10% 이상의 이익 증가가 나타나고, 관련 산업에는 출혈 경쟁 완화라는 긍정적 신호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촉비와 광고 선전비의 절감 효과도 영업이익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오뚜기는 지난 1분기부터 자사의 주요 품목 판촉 행사를 줄여나가고 있다.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공세에도 1분기 광고선전비는 전년대비 40% 감소했다. 이후 라면시장 점유율은 상승하며, 올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한 HMR 분야에서도 CJ제일제당과 유사한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 오뚜기X시스템옴므가 콜라보한 제품. 출처=오뚜기

라면부문 이외에도 카레, 3분류, 소스류 등에서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업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카테고리 뿐만 아니라 컵밥, 냉동식품 등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섬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옴므와 협업해 ‘3분 카레옴므’, ‘3분 짜장옴므’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3분 카레, 3분 짜장에 시스템옴므의 브랜드 타깃인 20~30대 남성의 이미지를 접목해 이색적인 마케팅 효과도 가져왔다.

▲ 라면 시장점유율 추이. 출처=키움증권

그러나 상미식품지주, 풍림피앤피지주, 오뚜기제유 등 관계사의 영업실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조정 등이 영업실적을 일부 상쇄시키는 측면은 아쉬운 부문이다. 증권업계는 리스크가 있는 계열사의 분기가 영업실적 추정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부 카테고리별 매출액 흐름이 견조한 상황임을 고려해보면 연간기준으로 안정적인 이익개선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가격경쟁력과 다각화된 제품화를 통해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기적으로 라면과 간편식 카테고리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과 이익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가공식품 업체 영업이익률 추이 및 전망. 출처=키움증권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팔도의 괄도네넴띤 제품의 공식화로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이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이는 계절성에 따른 일시적인 부분이다”면서 “오히려 핵심 제품인 진라면의 매출은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봤을 때 오뚜기의 영업이익률이 10%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해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이은 M&A 효과를 앞세워 지속되는 이익 증가와 라면에서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보아, 농심과 함께 겨울 식음료에서 실적이 밝을 전망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