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원달러환율은 폭등하는 전형적인 패닉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원·달러환율이 2016년 3월 4일(1244.70)이후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향후 원·달러환율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 대부분은 이달말까지 원화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전고점인 1달러 1244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원화가치의 급박한 약세 배경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확산에 따른 달러강세, 일본의 2차 수출보복에 따른 원화 약세 가능성, 이에 따른 한국경제 성장률의 1%대 하락 등 펀더멘탈 불안감 등이 모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위안화의 평가절하 소식도 원화약세를 부채질했다.  

이 세가지 악재들이 겹치면서 지난 6월이후 국내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들도 일본의 2차 보복이후 매도세로 돌아서 연일 순매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등 국내 IT주를 순매수한 일부 외국인들이 최근 환율 불안에 자극, 불확실성 방지 차원에서 환율과 주식 모두 손절매에 돌입 한 것으로 판단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은 주말 사이 역외시장에서 1200원을 돌파하면서 1203.6원으로 장을 출발했고 오전 한때 1218원까지 치솟았지만 마감을 앞두고 다소 진정되며 1215.30원으로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도 이틀째 큰폭으로 하락하며 외국인 3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 300억원이 넘는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로 이틀만에 7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전쟁 등 트렐레마 악재가 부각되는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 지지선을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가 그 어느때보다 양호한 상태여서 극단적인 위기를 걱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계했다.

◇ 한일 무역갈등 심화 장기화…추가 불안 요소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금리하락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기피현상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 등이 반영된 결과다. 증권계는 당분간 한일 무역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채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백색국가 리스트제외 이외에도 금융부문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를 추가할 수 있다”며 “특히 일본계 자금유출이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요인”이라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시 은행부문은 일본계 자금 유출이 컸고, 2012년 독도로 인한 한일 갈등 고조시에는 비은행 민감부문에서 자금유출이 확대됐다. 일본의 추가 규제 강화가 원화의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가 규제 강화 가능성에도 5일 금융당국 측은 “일본의 금융부문에서 보복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설사 일본측이 보복조치를 가하더라도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하며 “우리 금융부문이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벌어진 핫머니의 급격한 유입 유출에 대한 경계는 제한적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연구원은 “우리나라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흑자인 만큼 펀더멘탈이 나쁘지는 않다”면서 투기성 자금에 유입에 대한 단기적 충격에 대해 제한적인 입장을 밝혔다.

◇ 코스피 지수 하락세…8월말까지 부진한 흐름 전망

5일 원달러환율 불안과 일본의 2차 보복 위기감으로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2000선 붕괴이후 지지선이 무너지며 급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시장은 물론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 현물과 선물 동시매도를 보이면서 낙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 주말 신라젠 등 국내 바이오 업체의 부정적 임상시험 결과도 나오면서 코스닥 바이오 업체 주가가 급락세를 연출한 것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이다.  코스닥 시장은 시가총액 10위 내에 있는 신라젠이 글로벌 임상3상 중간 권고를 받으면서 바이오·제약주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까지 받아 주가하락 폭이 더 커졌다. 이날 시가총액 10위 내 바이오주인 신라젠(-29.97%), 메디톡스(-19.07%), 셀트리온(-11.01%) 삼성바이오로직스(-7.18%) 등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가 바이오 업계 주가하락에 영향을 받아 한때 6% 이상 빠지면서 사이드카(Sidecar)까지 발동되기도 했고 코스피 지수도 7% 넘게 급락했다. 증권계는 주가의 하단을 예상하기 어려우나 8월말까지 다양한 정치적 이벤트들이 산재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말 변곡점이 나올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이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제롬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 혹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강하게 시사할 경우 주식시장은 유동성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8월말 주식시장에 1차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