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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국내 모빌리티 표준된 카카오...이대로 괜찮나?다양한 가치 찾아야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카풀, 올해 쏘카 VCNC의 타다 논란을 지나며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 제도화, 택시산업 경쟁력 강화,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 혁신이라는 3대 과제를 바탕으로 하는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시장의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현 상황으로는 자본과 택시의 결합이 ICT와 협업의 시너지로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류긍선,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가 보인다. 출처=카카오

국토부의 상생안, 현장 반응은?

국토부의 상생안은 말 그대로 택시산업의 발전을 위해 ICT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골자다. 당연히 택시 서비스의 질적인 상승을 염두에 두고 발표됐다. 법인택시 사납금 폐지 및 월급제 도입을 비롯해 택시 감차, 나아가 운행정보관리시스템(TIMS) 확대 보급, 면허 양수 조건도 완화됐다. 기사 자격 심사 강화 및 법인택시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택시 운송종사자 자격시험을 교통안전공단으로 이관해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한편 차량 내부 냄새, 법규 준수 수준 등 서비스 질적 제고를 위한 압박을 가한다.

핵심은 플랫폼 택시다. 가맹, 중개, 운송의 영역으로 나뉘며 가맹은 마카롱택시와 웨이고가 해당된다. 일종의 프랜차이즈 택시사업이며 택시면허를 확보하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중개는 콜택시 앱을 뜻하며 카카오T와 SK텔레콤의 T맵택시 등이 해당된다. 모바일 기술 기반의 택시 호출 서비스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운송은 ICT 플랫폼이 중심이 되어 작동하는 영역이다. 쏘카 VCNC의 타다가 해당되고 역시 면허를 매입해야 한다. 택시와 협력하는 가맹과 달리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국토부의 안이 발표된 후 업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일찌감치 택시업계와 협력한 상태에서 카카오T로 대표되는 중개사업에 집중하면서 최근 가맹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웨이고 가동을 넘어 최근 택시 면허 90개를 보유한 진화택시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11인승 승합차 서비스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전략이 명확해졌다. 카카오T를 통해 중개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가맹쪽으로 외연을 확장해 전체 모빌리티 시장을 흔들겠다는 의지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점은 쏘카 VCNC 타다와의 접점이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가맹사업을 확장해 택시 기반 11인승 승합차 서비스에 나설 경우 타다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진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쉬운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택시와의 점점이 없는 운송사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 상태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는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맹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 운송사업의 플레이어와 비슷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토부의 안이 사실상 운송사업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는 고객 입장에서 운송사업과 차이점이 거의 없는 가맹사업으로 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VCNC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운송사업의 핵심인 타다 서비스를 지키는 한편, 최근에는 타다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택시업계와의 접점도 찾아가고 있다. 다만 타다 프리미엄의 경우 시작부터 택시업계와의 협력을 전제로 가동되는 모델이기에 이를 두고 VCNC가 택시업계와 플랫폼 택시 정국에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최근 VCNC와 타다 프리미엄 협력에 나선 택시회사까지 등장했으나, 이는 플랫폼 택시와는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VCNC는 타다를 중심으로 하는 운송사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카카오 모빌리티가 법인택시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려 가맹사업을 시도하면서 실제 서비스는 타다와 유사한 방식으로 끌어내는 장면은 우려스럽다.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타다의 성공 요인을 11인승 승합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들의 생각이 카카오 모빌리티와의 협력 과정에서 타다의 11인승 승합차 모델과 비슷한 플랫폼 택시를 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맹의 카카오 모빌리티와 운송의 VCNC가 보여주는 11인승 승합차 전쟁의 결말은 아직 예단할 수 없다. 택시업계 일각의 주장대로 타다의 성공이 11인승 승합차에 있다면 승산은 카카오 모빌리티에 있지만, 업계에서는 11인승 승합차가 타다 성공의 요인이라는 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의 성공요인은 긱 이코노미를 찾으려는 드라이버의 니즈와 편안하고 쾌적한 이동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택시 서비스 기반의 11인승 승합차는 타다의 본질과는 차이가 있다. 11인승 승합차를 가동하는 것이 타다 성공 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박재욱, 이재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혁택 기자

큰 그림, 더 큰 그림

국토부의 안이 통과된 후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행보가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중개사업에 이어 가맹사업을 크게 확장시키며 11인승 승합차 서비스까지 가동, 타다의 시장까지 진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플랫폼 택시 종류는 다르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릴 전망이다. 중개사업을 통해 카풀과 주차, 내비, 택시호출을 묶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카카오T 바이크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전략까지 가동하는 대형 플랫폼 구축이 유력하다. 여기에 택시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가맹사업의 몸집을 불려 시장을 석권한다는 의지다.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의 수익성을 독촉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카카오 모빌리티의 강공모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전략은 매스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찍은 중개 플랫폼의 확장, 택시업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가맹사업의 몸집을 불린 실질적인 플랫폼 택시 가동으로 요약된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택시 로드맵에 11인승 승합차를 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중개 플랫폼을 묶는 매스 인프라 전략은 일정정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가맹사업을 확장하며 11인승 승합차까지 아우르는 전략은 위험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VCNC의 11인승 승합차 서비스인 타다는 기존의 일부 택시기사들이 보여줬던 ‘저질스러운 서비스의 질’과 명확한 경계를 보여줬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택시업계의 발전이라는 키워드로 작동하며 확인되는 태생적 한계이자, 카카오 모빌리티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다.

VCNC의 상황도 녹록치않다. 당장 진입장벽이 높은 운송사업을 영위하려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며, 한계가 명확하지만 카카오 모빌리티의 11인승 승합차 전략 등이 등장하면 일정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VCNC는 정부가 렌터가 일부 허용과 같은 운송사업 진입장벽 낮추기에 나서는 한편, 그 외 영역에서의 다양한 사업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 카카오 모빌리티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택시와 자본이 지배한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행보는 거대한 자본을 가진 ICT 플랫폼 기업이 ‘이대로는 파국을 맞이할 수 밖에 없어 정부에 살려달라 떼를 쓰는’ 택시업계의 손을 잡고 전방위적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택시와 자본의 만남이며, 그 중심에는 택시가 부러워하던 ICT 기반의 모빌리티의 ‘껍데기’만 남았다.

시작부터 ‘택시를 살리자’는 패러다임에 갇힌 상태에서 택시 기반의 모빌리티 로드맵을 전개했으며, 이 과정에서 택시감차와 모빌리티 혁명이 동일하게 논의되는 기묘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그랩의 경우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은 국내 모빌리티 시장과 비슷하지만, 비단 택시와의 협력을 넘어 자율주행차 및 플랫폼 기술 확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손을 뻗고 있다. 데이터 중심의 플랫폼 전략으로 이동하는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그러나 카카오 모빌리티의 행보로 대표되는 국내 모빌리티의 최근 분위기는 단순히 ‘택시를 편안하게 타는 법’에 매몰된 분위기다. 모든 서비스의 시작을 ‘택시 살리기’에서 착안하며 ICT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ICT 기술 혁명이 발동되기에는 제한적이다. 심지어 국토부는 운송사업에도 택시면허를 가진 기사를 고용해야 한다는 정책으로 긱 이코노미의 가능성도 차단했다. 심지어 택시면허를 사들일 자본력이 없으면 제대로 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없다.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지만, 현재 국토부의 정책은 이 지점에서 지나치게 극단적이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플러스 알파’로 수렴되며 데이터 중심의 다양한 가능성 타진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기존 택시사업의 불편함과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모빌리티에 관심을 둔 ICT 기업들이 택시의 발전을 돕는다는 대의명분은 타당하지만, 문제는 이 방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전혀 없다는 점에 있다. 초기 모빌리티 논쟁이 벌어질 당시 카카오는 “택시업계와 상생을 하기 위함”이라는 프레임으로 설득을 나섰으나, 결과론적으로 이는 패착이 됐다. 택시업계는 과도한 영수증을 내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기술이 중심이 되어 도시 전체를 바꾸는 모빌리티의 진짜 목표는 퇴색되고 있다. 택시와 자본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모빌리티의 현 주소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8.05  13: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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