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언론을 장식하는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전쟁 등 메가톤급 이슈를 보고있으면 자연스럽게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까? 국가의 이익과 돈, 패권 등 다양한 답이 가능하지만 그 수단에 있어서는 역시 하나의 단어가 떠오른다. 맞다. 협상이다.

협상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이다. 문제는 목적이라는 것도 제각각이고 협상에 나서는 이들의 상황도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특히 아주 어려운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데 내가 상대방에 비해 철저하게 약자라면? 혹은 '을'이라면? 고민이 깊어진다.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경향미디어>을 펼쳐볼 순간이다.

▲ 출처=경향미디어

저자인 정 대표는 협상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불세출의 협상 전문가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상황에서 정 대표는 의견과 의견이 충돌하며 그 과정에 발견되는 미묘한 화학반응에 주목한다. 나아가 실질적인 스킬을 제시하며 을도 갑을 이길 수 있다고 선언한다.

'1장 을도 갑을 이길수 있다'는 협상에 나서는 을이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하며, 반드시 기선을 제압당할 필요가 없다고 주문한다. 협상학적 관점에서 을이 갑과의 협상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준다. '2장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세워라'는 더 구체적이다. 메시지를 활용하며 구체적인 내용을 활용하고 그 외 을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3장 을을 위한 협상 전술을 익혀라'는 2장의 연장선에 있다. 이슈와 사람을 분리하는 냉정함과 매몰비용의 함정을 피하는 한편 조그마한 것이라도 더 얻어야 갑과의 협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가의 양복을 구입하며 넥타이핀을 무료로 달라고 하는 전략. 여기에 고급 셔츠를 끼워팔며 넥타이핀을 제공하는 주인의 역전략 등이 흥미진진하게 벌어진다. 실전에 당장 써먹어도 무방할 정도다.

'4장 갑과 을이 상생하는 전략으로 협상하라'는 특히 재미있다. 지금까지 저자가 을에게 "넌 할수있어"라며 여러가지 전략을 알려줬다면, 4장에서는 "너무 욕심내지 말고 더 큰 것을 생각하라"고 진정시키는 느낌이다. '5장 협상을 습관화하라'는 디테일한 협상의 기본을 알려준다. '6장 협상하기 전에 먼저 좋은 관계를 맺어라'는 다소 원론적이다. 그러나 기본에 진리가 숨어있으며, 협상도 마찬가지라는 인상을 남긴다.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은 갑과의 협상에 나서는 을에게 저자가 선물하는 일종의 실전서, 비법서다. 그러면서도 을의 마음가짐과 세밀한 전략은 물론 심리학적 측면의 조언도 빠짐없이 나온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 성과의 중요함을 알려주고 오로지 협상의 성공을 넘어 그 이상의 다양한 가치까지 아우른다. 동북아시아의 엄중한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지금.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