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련씨의 세계는 우리 향토가 경험해온 기억의 표정 내지는 유산으로서의 살갗을 보여주고 있다。그의 화면은 종이의 질감을 여러 겹으로 겹치고 포갠 형식으로부터 유발되는 여느 정경을 매우 은유적으로 표지하려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례로서 서낭당의 기억을 우리들은 떠올려볼 수 있다. 터를 지킨다는 地神인 성황신에게 제사하는 의식으로 돌을 던진 경험을 대부분의 우리들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송수련(한국화가 송수련,한지화가 송수련,송수련 화백,宋秀璉,SONG SOO RYUN,송수련 작가,Hanji Painter SONG SOO RYUN,한지작가 송수련)씨의 화면은 이러한 기억들을 그의 의식의 내부의 침잠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신의 외형인 검고 높은 巨木을 둘러맨 새끼줄에 끼어서 나부끼는 화선지의 바랜 질감이 연상되기도 한다. 경험은 그 자체이기보다 그것에 대한 해석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가 어떤 존재를 회상한 다는 건 실제에 있어서 그것을 망각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実在性은 오직 기억 속에만 형태를 갖춘다는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 이 바로 그것이다.
△글=유준상(미술평론가)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kdc@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