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조, 128×128㎝

송수련씨의 세계는 우리 향토가 경험해온 기억의 표정 내지는 유산으로서의 살갗을 보여주고 있다。그의 화면은 종이의 질감을 여러 겹으로 겹치고 포갠 형식으로부터 유발되는 여느 정경을 매우 은유적으로 표지하려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 160×119.5㎝

그리고 이러한 실례로서 서낭당의 기억을 우리들은 떠올려볼 수 있다. 터를 지킨다는 地神인 성황신에게 제사하는 의식으로 돌을 던진 경험을 대부분의 우리들은 가지고 있다.

▲ 173×91㎝

그런데 송수련(한국화가 송수련,한지화가 송수련,송수련 화백,宋秀璉,SONG SOO RYUN,송수련 작가,Hanji Painter SONG SOO RYUN,한지작가 송수련)씨의 화면은 이러한 기억들을 그의 의식의 내부의 침잠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 162×130㎝

그래서 지신의 외형인 검고 높은 巨木을 둘러맨 새끼줄에 끼어서 나부끼는 화선지의 바랜 질감이 연상되기도 한다. 경험은 그 자체이기보다 그것에 대한 해석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가 어떤 존재를 회상한 다는 건 실제에 있어서 그것을 망각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実在性은 오직 기억 속에만 형태를 갖춘다는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 이 바로 그것이다.

△글=유준상(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