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유통업계에서 ‘체험형 마케팅’이 소비자들 사이 인기인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체험 마케팅은 뷰티업계에서 중요한 사항이다. 소비자가 직접 써보고 눈으로 확인해야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간단한 샘플정도의 체험이 아닌 전문가를 통한 정확한 측정과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체험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오페’는 연구하는 브랜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의 피부 상태 측정, 타고난 피부 유전자 분석으로 피부 미래를 진단하는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여름철 뜨거운 햇빛에 손상된 피부가 고민인 기자는 직접 명동에 위치한 ‘아이오페랩’을 방문해 솔루션을 받아봤다. 

▲ 명동에 위치한 아이오페랩의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아이오페 플래그십 스토어 명동점 2층에 위치한 아이오페랩은 피부와 소재 그리고 기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타고난 피부의 특징, 과거의 습관으로 인한 지금의 피부를 진단해 피부 미래를 예측하여 미래의 피부를 바꾸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오전 10시 경으로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아 예약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생길 줄 알았지만 여전히 오후가 되어도 명단에 이름은 꽉 차 있었다. 아이오페랩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홈페이지에서 한 달 주기의 예약이 미리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 피부상태 진단을 받기위해 세안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약 90분간 진행되는 이 서비스는 약 4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정확한 피부 측정을 위해 세안을 해야 한다. 화장을 하고 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스킨이나 로션 등 기초 케어도 다 지워야 정확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세안이 끝난 뒤에는 간단한 설문을 통해 피부에 영향을 주는 생활 습관을 1차적으로 확인한다. 이 때 평상시 본인의 피부 상태에 대해 고민이었던 부분도 함께 고려해 검사에 들어간다. 그 다음 유전자 검사도 함께 받기 위해 긴 막대기를 입안에 넣고 양쪽 볼 부분을 각각 3번씩 긁어내면 된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약 한 달 뒤에 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 검사에 들아가기 전 평상시 생활습관과 뷰티케어를 상담중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그 다음 진행되는 두 번째 정밀검사로는 전안기라는 기계에 얼굴을 넣어서 검사를 진행한다. 머리를 다 올리고 암전된 상태에서 촬영을 받는다. 총 3번의 촬영으로 일반경으로 전체얼굴을 촬영하면 UV로 피지선을 촬영 후 편광으로 색소침착 여부를 검사한다.

세 번째는 아모레퍼시픽의 자체 개발 기계인 스킨터치로 T존과 U존 따로 검사가 진행된다. 이마와 볼을 통해 유수분을 측정하고 피부결도 이미지 확대경을 사용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피지모드로 변경해 코를 살펴보면 피지분비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징그럽지만 촘촘히 박혀있는 피지의 배열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자외선에 덜 노출된 목의 피부는 그물망이 형성되어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 자외선에 쉽게 노출된 광대는 피부결이 고르지 못한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강나나 아이오페랩 피부측정 연구원은 “피부를 현미경으로 확대했을 때 그물망이 선명하게 나타날수록 건강한 피부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덜 손상을 입은 목의 피부와 자외선에 노출이 많이 된 광대의 피부 그물망 차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마지막 단계는 안테라 검사다. 안테라 기계는 눈가의 주름과 칙칙함의 정도, 붉은기를 확인할 수 있다. 칙칙함의 정도는 멜라닌의 양으로 차이가 나타난다. 붉은기의 정도는 헤모글로빈의 양으로 측정되며 평상시 홍조가 있는 사람들은 유전인지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자극받은 피부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 안테라 기계로 마지막 단계의 검사를 받고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강나나 연구원은 “잘 타는 피부일수록 멜라닌의 양이 많은 것이며, 햇빛에 노출되면 검게 타는 피부일수록 건강한 피부다”면서 “반대로 빨갛게 익는 사람은 멜라닌이 부족해 피부층에 늦게 올라와 잘 타지 않고 빨갛게 익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부 상태 측정 결과가 끝나면 연구원과 1:1로 개별 피부 상담을 통해 미래에 일어나게 될 피부 고민에 대해 예방책을 카운슬링 할 수 있다. 사소한 뷰티 팁부터 개선될 수 있는 식습관과 생활습관도 포함된다.

고은비 아이오페랩 책임연구원은 “28일 주기로 피부의 새살이 다시 돋아나 평상시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피부온도는 31~32도가 제일 적당하고 찬물로 마지막에 세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미온수가 가장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 측정이 끝나면 1:1로 연구원과 개별 면담이 진행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이어 “적절한 숙면도 피부 재생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 밤 10시에서 새벽 2~3시 사이 멜라토닌의 농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피부 세포도 낮과 밤을 구별하기 때문에 낮잠을 자는 것 보다 피부 재생시간에 자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이오페는 피부 유전자를 통한 폭 넓은 피부 연구를 지속해왔다. 피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선천적으로 타고난 피부의 유전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개의 유전자 마커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 보습, 탄력, 색소, 항산화, 민감에 5가지 항목에 대해 선천적인 피부 유전적 특성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와 현재 피부 측정 검사 결과는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유전적으로 타고난 피부는 좋지만 현재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본인의 잘못된 방법으로 피부를 케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은비 연구원은 “피부의 상태가 건성인 경우는 건조하지 않게 항상 같은 환경의 피부를 노출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면서 “피부가 건조하면 피지를 더 많이 내뿜기 때문에 그럴 경우 피부는 더욱 고통 받아 보습이 제일 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인 경우는 모공을 막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고, 오일리한 것 보다는 라이트한 제형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중성의 피부는 건성 피부케어를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 진단 결과를 통해 스킨케어와 생활습관 등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아이오페는 앞으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본인의 피부 유전자와 현재의 피부 상태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고객의 피부 특성에 맞춘 고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피부상태를 보고 출시되어 있는 제품을 추천하는 정도이지만, 개인 맞춤 화장품을 자체 제작해 기능성 화장품 중 선제적인 브랜드로 도약할 예정이다. 

▲ 진단을 마치면 추천받은 솔루션을 가지고 1층 매장에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고은비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부터 한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유전자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실제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하고 타고난 피부 특성을 사용한 유전적 솔루션까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