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탓에 어깨나 손목이 아프기 마련인데, 직장 동료에게 어깨가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더니 대뜸 헴프오일(Hemp Oil)을 사용해보라고 권한다.

자신과 자신의 남편 모두 어깨와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지인이 헴프오일을 권해서 사용해봤더니 통증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헴프가 무엇인지 찾아봤더니 대마의 일종으로 여기에서 추출한 카나비디올 성분(CBD)이 포함된 오일을 말한 것이다.

최근 CBD성분이 포함된 제품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으나 먼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직장 동료까지 이미 CBD오일을 사용하고 있다니 정말 사용층이 늘어난 모양이다.

직장 동료와의 대화 이후 편의점을 들릴 일이 있어서 눈여겨보니 CBD 관련 상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직장 동료가 언급했던 헴프오일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고, 놀랍게도 다양한 먹거리도 CBD 제품으로 나와 있었다.

CBD 추출물이 함유된 젤리는 형형색색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대마 잎이 그려진 통이 아니었으면 일반 젤리로 착각할 정도로 곰돌이 모양의 귀여운 젤리였다.

CBD 추출물이 함유된 쿠키도 있었고, 작은 사이즈의 초콜렛도 출시되어 있었다.

크림이나 로션 등에 CBD가 함유된 미용용품도 많았다.

CBD 함유 식품은 기존 제품과 구별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라서 혹여나 아이들이 살까 싶어 걱정되기도 했지만 성인이 아닐 경우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우려는 접어뒀다.

CBD 제품을 손쉽게 접하게 된 것은 지난해 상업적 용도로 대마의 일종인 헴프(Hemp)를 재배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인 팜빌(Farm Bill)이 통과되면서 헴프에서 추출된 CBD가 마약류 규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대마에서 추출되는 주요 성분은 THC(tetrahydro cannabinol)와 CBD(cannabinol)로 나뉘는데 THC는 향정신성 약품으로 대마초를 피웠을 때와 같은 환각성이 나타나지만 CBD는 정신적 영향이 없다고 알려져있다.

CBD 추출물이 들어간 제품들은 THC는 0.3%미만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에만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CBD 추출물 제품들이 상업성을 갖는 것은 이 성분이 통증완화와 염증 감소, 불안 완화, 수면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운동선수 금지약물 목록에서 CBD를 제외하면서 많은 프로운동선수들이 염증완화와 통증감소 등을 위해서 CBD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BD 추출물이 피부의 진정효과와 노화방지, 여드름 치료 효과가 있다고 홍보되면서 이를 포함한 미용상품도 봇물터지듯 선보이고 있다.

대형 화장품 유통업체인 세포라(Sephora)와 얼타(Ulta) 등에서도 이미 CBD 성분이 포함된 미용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CBD 제품들이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모든 것에 효과적이라고 과대광고가 되면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CBD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FDA는 올가을 중 CBD제품에 대한 규정을 제시함으로써 CBD 제품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헴프를 재배하는 농가, CBD제품 회사의 투자자 등이 모두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주요 규정 내용으로는 CBD 제품에 포함된 성분, 생산지, 성분 비율 공개 등이며 FDA가 해당 제품들을 분석해 제시된 내용과 같은지를 확인하게 된다.

이는 지난 봄 FDA가 시중의 CBD 제품들을 테스트한 결과 많은 제품에서 CBD 성분 비율이 표기된 것과 다르게 나타났고 또 일부에서는 환각성이 있는 TCH 성분이 규정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CBD가 환각성분이 없거나 중독성이 없다고 믿고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규정보다 높은 TCH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운동선수들의 경우 섣불리 CBD를 잘못 사용했다가는 마약성분을 확인하는 도핑 테스트에서 자신의 의도와 달리 TCH가 검출돼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FDA에서는 관련 규정을 빨리 마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