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샘, 현대리바트의 올해 2분기 수익성이 큰 폭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인테리어 업계 양대산맥의 위상이 더욱 흔들리는 모양새다. 건설업계 수요가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까닭이다. 두 기업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모토로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나섰다.

한샘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55억원, 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7.8%, 53.3%씩 감소했다. 금융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영업실적은 3063억원, 156억원으로 추산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 8.8%씩 줄어든 수치다.

주택매매거래량이 줄어든 점이 인테리어 공급 축소로 이어져 각 사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전년동기(20만4000가구)대비 17.2% 감소한 16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두 기업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리점이나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제휴점과 협력해 소비자 대상 거래(B2C)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이 같은 상생 사업을 통해 영업망을 확대하고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한샘리하우스 안양 대형 쇼룸의 내부 모습. 출처= 한샘

한샘, 대리점주·개인사업자에 대형 쇼룸 통째로 대여

한샘은 대리점주와의 상생을 위한 오프라인 매장으로 ‘한샘리하우스 대형 쇼룸’을 7월 현재 전국에 22개 운영하고 있다. 쇼룸은 제품 전시장을 갖추고 대리점주나 제휴점주들이 상주하거나 수시 방문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인테리어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리점주나 제휴점주들은 기존 연면적 50~66㎡ 규모의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부엌 전시장을 1개 정도 들여놓을 수 있는 규모로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샘은 고객에게 실제 상품을 보여주며 영업할 수 있는 쇼룸을 연면적 661~1322㎡ 수준으로 구축했다. 일반 매장의 13~20배 규모다.

본사 모집을 통해 쇼룸에 입점한 대리점주나 제휴점주는 월 단위로 비용을 지불한 뒤 쇼룸에 머무르거나 수시로 드나들며 영업할 수 있다. 통상 한 쇼룸에 40개 팀까지 입점시키고 있다. 지난 6월 5일 개점한 리하우스 쇼룸 안양점에는 대리점·제휴점 총 31개점이 영업하고 있다.

한샘은 쇼룸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드는 금전적 부담을 모두 진다. 각 사업자들은 쇼룸에 대한 ‘월세’만 내고 영업수익은 기존과 동일하게 거둬들인다. 한샘은 공간 연출, 신제품 전시, 홍보물 제작, 고객 초청 행사 등 판매촉진 활동도 무상으로 전개하며 입점 사업자들을 돕는다.

쇼룸이 위치한 상권의 대리점과 제휴점의 성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샘 실적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이 분석한 결과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형 쇼룸에 대한 입점 사업자나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리점이나 제휴점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쇼룸 수를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리바트 리바트스타일샵 동작점 내부 모습. 출처= 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 B2C 가구 사업 진입장벽 낮춰 파트너 확보

현대리바트는 상생형 전시장으로 부엌 인테리어를 제안하는 ‘키친 플러스’와 가정용 가구만 다루는 ‘상생형 리바트스타일샵’ 등 두 가지 매장을 13곳, 1곳씩 운영하고 있다. 한샘과 마찬가지로 각 매장을 구축하는 데 드는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자금을 전액 지원한다.

한샘 상생형 매장과 다른 부분은 운영 방식과 규모다. 키친 플러스 매장은 리바트 키친이 전환되거나 별도 건물이 세워지는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조성된다. 키친 플러스 매장은 본사에서 모집한 5명 안팎의 점주들이 운영하는 대리점 형태를 갖춘다.

현대리바트는 한샘리하우스 쇼룸에 비해 매장 규모 대비 사업자 수를 최소화하고 있다. 대리점이 많이 입점할수록 각 고객 수요가 서로 간섭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상생형 리바트스타일샵에 대해서는 매장 운영에 필요한 초기 투자 비용을 모두 지원할 뿐 아니라 제품 배송과 설치, A/S도 실시한다. 월 임대료, 매장관리비, 판촉비 등 매장 운영 비용까지 제공해 사업자가 영업만 담당하도록 한다. 현대리바트가 갖춘 상품·서비스 역량을 직접 발휘해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현대리바트는 키친플러스와 상생형 리바트스타일샵을 운영할 사업자에게 공통적으로 거액의 사업 초기 비용을 전액 지원함으로써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공들이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현대리바트는 B2C 시장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면서 상생이라는 키워드에도 주목하고 있다”며 “우수한 사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본사 매출을 늘리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데 유의미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