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딥러닝에 매료된 30년 경력 배테랑 개발자가 코딩 꿈나무들에게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했다.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NYPC 토크콘서트에 참여해 딥러닝의 작동 원리와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코딩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 600여명이 참석했다.

▲ 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남세동 대표는 코딩을 통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인공지능에 눈을 돌렸다.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는 인공지능을 보며 그는 딥러닝에 매료됐고 보이저엑스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보이저엑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사진 복원과 영상 편집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남세동 대표는 딥러닝을 설명하기 전에 컴퓨터의 원리부터 알려줬다. 컴퓨터는 모든 것을 0과1의 숫자로 처리한다. 수많은 0과1이 모여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탄생한다. 숫자가 모여 생생한 영상을 출력해주고, 글을 읽게 해주고, 복잡한 계산을 해주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신기하기도하고 똑똑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토록 뛰어난 프로그램이 즐비한 상황에서도 불과 몇 년전까지 고양이 사진을 보고 고양이로 판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프로그램은 논리와 절차로 이루어진 알고리즘을 통해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특정 이미지를 정확히 인식하려면 무수히 많은 알고리즘이 필요하고 이는 사람이 직접 만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딥러닝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딥러닝은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학습을 하고 구현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든다. 남세동 대표는 “알파고라는 엄청난 프로그램 또한 0과 1의 계산을 하는 프로그램일 뿐”이라면서도 “다만 그 프로그램은 사람이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딥러닝의 작동 원리는 심층심경망을 이용한 기계학습이다. 데이터가 들어오면 그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스스로의 논리로 무수한 알고리즘을 생성한다. 아직 사람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생성 규칙이나 원리를 알지 못한다. 이런 방법으로 등장한 대표적 사례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다. 

그 배경에는 빅데이터가 있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는 하루에 5억장 이상의 사진이 올라온다. 그만큼 데이터가 넘쳐난다. 딥러닝은 패턴을 찾는 게 핵심인데 세상에 분석할 수 있는 패턴이 너무 많아졌다. 

남세동 대표는 “이세돌 선수의 경우 머리속에 바둑을 잘하는 패턴이 있지만 이걸 알고리즘으로 만들거나 설명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딥러닝은 신기하게도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놓은 패턴을 잘 발견하고 정리한다. 그래서 사람이 못 만드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에게도 딥러닝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드는 게 사실이다. 남세동 대표는 이날 고등학생도 딥러닝 기술을 다룰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1996년도에 HTML 기술은 박사님들만 사용하는 기술이었지만 5년 정도 지나니 초등학생도 HTML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제가 볼 때 딥러닝도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게 도전해 볼 수 있고 심지어 초등학생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딥러닝 기술이 뛰어나긴 하지만 컴퓨터의 추론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 대표는 이에 대해 “뉴턴은 만류인력 법칙을 발견했지만 그 원리는 알지 못했고 수백년 후에야 인류는 그 원리를 알게 됐다”면서 “현재 딥러닝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딥러닝이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은 아직 사람이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인간은 이를 활용하고 유용하게 써먹을 수는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컴퓨터가 좋으시다면 딥러닝을 공부해볼만 하다”면서 “여러분들이 만들 수 없는 프로그램을 컴퓨터가 만들어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