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내린 가운데 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를 두고 눈치를 보고 있다.

떨어진 기준금리가 예정이율 인하 요소로 작용하지만, 예정이율 하락은 보험료 인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보험사들은 금리가 인상했을 때에는 예정이율을 올리지 않고 고객 환급금과 연관이 있는 공시이율을 내린 이력이 있어, “금리변동을 보험사 입맛대로 활용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0.25%p(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국내 경제 심리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준 금리인하는 보험사들에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

우선 대출채권 및 이자수취채권 등 자산운용이익률이 저하돼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비중이 크거나 높은 최저보증 이율을 제공하는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역마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들은 예정이율도 인하한다. 지난 2015~2016년 기준금리가 2.0%에서 1.75%, 1.75%에서 1.25%로 떨어졌을 때 보험사들은 각각 25bp씩 예정이율을 내렸다.

예정이율이란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에서 거둬들인 보험료를 운용한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기대수익률도 하락, 예정이율 인하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 금리하락에 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하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이율 하락이 보험료 인상과 직결되다보니 고객 눈치는 물론,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도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예정이율 인하도 검토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예정이율을 인하하면 보험료가 인상되는 만큼 보험료 경쟁력에 관한 부분과도 직결돼, 현재로서는 예정이율을 낮추는 쪽으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보험사들이 금리변동을 자신들에 유리하게만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0.25% 인상됐으나 여러 생명보험사들이 오히려 공시이율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추가인상 할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예정이율 역시 2017년 이후 금리 상승기조에도 올리지 않은 바 있다.

공시이율은 저축성보험상품의 기준금리로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국고채 금리 등이 반영된다. 은행의 예금 금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공시이율 변동에 따라 고객에게 돌아가는 환급금도 달라지게 된다. 가령 공시이율이 내려가면 환급금이 줄고 공시이율이 올라가면 환급금도 늘어난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기준 금리뿐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자산운용수익률 등에 따라 변동된다”며 “예정이율 역시 금리가 떨어졌다고 바로 인하하지 않는다. 다만 금리가 하락하면 예정이율도 인하될 개연성이 크고, 보험소비자들은 상품 가입시 예정이율이 만기까지 적용되기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예정이율 조정에 신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