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팅 작용제를 이용한 면역항암치료법 모식도. 출처=차의과학대학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분당차병원이 ‘스팅(Sting) 단백질’이 면역증강 효과 뿐만 아니라 비정상적 암 혈관을 차단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김찬‧전홍재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교수와 양한나 박사 연구진이 암 내부의 비정상적인 혈관을 차단하는 단백질인 스팅의 역할을 규명하고 면역항암치료의 내성 극복을 위한 실마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면역세포에 있는 스팅은 암세포에서 나온 DNA 조각을 탐지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준비시키는 센서 역할을 한다. 기전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는 스팅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제(agonist)와 관련한 면역항암제 임상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의 단독요법은 이미 암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는 약 30%의 환자에서 놀라운 항암효과를 보이지만, 치료 반응이 없는 약 70% 환자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약 70% 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기 못하거나 무분별하게 생성된 암혈관이 면역세포가 종양 내로 침투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꼽힌다.

분당차병원 연구진은 기존에 잘 알려진 면역세포 내용과 달리 암혈관 세포에서 스팅의 역할을 규명해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약 400명 난치암 환자 암조직을 분석해 암혈관에서 스팅을 활성화 시킬 시 암 내부의 비정상적인 혈관이 차단돼 종양 성장과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스팅 작용제는 해로운 암혈관을 억제하는 한편 면역반응에 이로운 혈관만을 남겨 면역세포가 암 내부로 잘 침투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스팅 작용제와 함께 ‘암혈관신생억제제’와의 병용투여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혈관신생억제제는 암혈관의 무분별한 생성을 막아 종양성장을 억제하는 항암제다.

▲ 면역항암제 내성 암에서 스팅 작용제, 암혈관신생억제제, 면역항암제 삼중병용 투여 효과. 출처=차의과학대학교

설명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내성암은 스팅 작용제와 암혈관신생억제제, 면역항암제를 삼중병용했을 때 약 60%에서 소실됐다.

연구진은 암혈관 내 스팅 단백질이 많으면 더 좋은 예후를 나타내는 등 암혈관에서의 스팅 역할이 종양 내 면역반응과 밀접히 관련됨을 알아냈다.

김찬 분당차병원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증강시키고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스팅 작용제를 이용한 면역항암치료는 신장암, 간암, 췌장암, 방광암과 같은 난치성 암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