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의약품 수출액이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수출에 힘입어 5조원을 돌파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제품 모습.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바이오의약품 부문이 4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나타내는 점에 힘입어 한국 의약품 수출실적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이 46억 7311만달러(5조 1431억원)으로 2017년 40억 7126만달러(4조 6025억원) 대비 14.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이다. 한국 의약품 수출액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7.9%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의약품 수출 비중 중 바이오의약품은 33.4% 비중을 차지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중 생산보다 수출 부분에서 비중이 높았다. 비중은 각각 12.4%, 33.4%다.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은 전체 의약품 수출의 22.9%를 차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수출 유망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전체 무역수지는 18억 2824억원(2조 121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바이오의약품을 별도로 분류하면 3억 4567만달러(3804억원) 무역수지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4년 연속 흑자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은 2조 6113억원으로 전년 6015억원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1.6%를 나타냈다.

2018년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은 15억 5925만달러(1조 7161억원)로 전년 13억 6851만달러(1조 5471억원)대비 13.9%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7.6%로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지역은 유럽으로 2017년 8억 144만달러(9469억원) 대비 13.5% 증가한 9억 969만달러(1조 748억원)를 나타냈다. 유럽 바이오의약품 수출 비중은 58.3%다. 아시아는 전년 1억 3515만달러(1596억원) 대비 14.8% 증가한 1억 5514만달러(1833억원), 북미는 같은 기간 9300만달러(1099억원) 대비 56.8% 늘어난 1억 4582만달러(1723억원)를 기록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성장은 한국 기술로 개발된 바이오의약품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허가를 받고 사용돼 양적인 팽창 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동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등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은 주요 수출 품목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 항체의약품 수출실적은 11억 7696만달러로 전년 9억 9156만달러 대비 18.7% 증가했다. 이는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의 75.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수출액은 2017년 대비 18.8% 증가한 30억 8592만달러(3조 6516억원)으로 최초로 3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25.8%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출실적은 미국이 5억 244만달러(5530억원)로 최초로 1위를 기록했다. 독일 4억 6070만달러(5442억원), 일본 4억 5686만달러(5395억원), 중국 4억 317만달러(4761억원), 터키 3억 8534만달러(4551억원) 순을 나타냈다.

지난해 의약품 수입은 65억 134만달러(7조 1552억원)으로 전년 55억 7967만달러(6조 3077억원)에 비해 16.5%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8억 3038만달러(9806억원), 영국 7억 4363만달러(8782억원), 독일 7억 3792만달러(8714억원), 중국 7억 3273만달러(8653억원), 일본 5억 7003만달러(6732억원) 순이다.

한국 의약품 생산액, 꾸준히 증가

지난해 한국 의약품 생산실적은 21조 1054억원으로 전년 20조 3580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생산실적은 2014년 16조 4194억원, 2015년 16조 9696억원, 2016년 18조 8061억원을 나타내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국내총생산(GDP)의 1.18%를 차지했다. 제조업 분야에서의 비중은 4.35%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 의약품 분야 연평균 성장률은 6.5%로 전체 제조업 4.4% 대비 2.1%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한국 의약품 시장은 전문의약품(ETC)를 중심으로한 생산실적이 증가했고, 생산실적 1위 기업과 제품에 변동이 있었다. 미국‧독일 등 선진국과 대만‧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수출 강세로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18조 5438억원으로 전년 17조 5510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지난해 원료의약품(API) 생산실적은 2조 5616억원으로 전년 2조 8070억원에 비해 8.7% 감소했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중 ETC는 15조 5852억원, 일반의약품(OTC)는 2조 9586억원이 생산됐다. 비중은 각각 84%, 16%다. ETC 생산실적은 전년 14조 5949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ETC 생산실적 성장은 ETC 생산품목이 2017년 1만 3639개에서 1만 4203개로 564개 품목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한미약품 전경. 출처=한미약품

제약사별 생산실적 1위 '한미약품'

제약사별 생산실적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기준 90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종근당 8172억원, 셀트리온 7259억원, 대웅제약 6926억원 순이다.

완제의약품은 면역글로블린제제인 녹십자의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5%’가 1002억원 규모로 생산돼 1위에 올라섰다. 이후 메디톡스 ‘메디톡신주’ 950억원, 한독 ‘플라빅스정75mg’ 811억원 순이다.

원료의약품은 셀트리온 ‘허쥬마원액’이 2904억원으로 1위로 올라섰다. ‘트룩시마원액’ 2112억원, ‘램시마원액’ 1452억원이 뒤를 이었다.

보건용 마스크 등 ‘의약외품’도 성장…부동의 1위 '박카스'

지난해 의약외품 생산실적은 1조 4473억원으로 전년 1조 4703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감소 이유로는 그동안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던 살충제 제품군이 살생물제로 전환함에 따른 것”이라면서 “해당 군을 제외해 비교한 생산실적은 2017년 대비 6.6%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의약외품 수출은 4억 4394만달러(4886억원), 수입은 1억 9409만달러(2136억원)다. 무역흑자는 2억 4985만달러(2750억원)으로 전년 1억 6551만달러(1871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 의약외품 시장의 주요 특징은 보건용 마스크 생산실적이 큰 폭 증가한 점이 꼽힌다. 치약제 및 내복용제제 등 상위 5개 품목이 생산실적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의약외품 수출시장도 다변화되고 있다.

▲ 동아제약 보건용 마스크 '더스논' 출처=동아제약

보건용마스크의 지난해 생산실적은 1145억원으로 전년 337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2016년 152억원에 비해서는 650% 폭증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한 보건용 마스크의 수요가 늘어나 생산실적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산실적 상위 5개 품목군은 치약제 4733억원, 내복용제제 3215억원, 생리용품 2641억원, 마스크 1193억원, 붕대‧반창고 117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의약외품 생산실적 비중 중 각각 32.7%, 22.2%, 18.3%, 8.2%, 8.1%를 차지했다.

기업별로는 동아제약이 의약외품 생산실적 부문에서 2980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 2225억원, 유한킴벌리 1146억원, 아모레퍼시픽 1061억원, 애경산업 738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의 의약외품 생산실적은 전체 의약외품 생산실적의 56.3%를 차지했다.

▲ 박카스D, F 제품모습. 출처=동아제약

품목별로는 ‘박카스D’가 1436억원을 나타내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박카스F’ 1036억원, ‘페리오액티브캐비티케어치약’ 221억원, ‘까스활액’ 209억원 순이다. 박카스D와 박카스F 두 품목의 생산액은 2472억원으로 전체 의약외품 생산의 17.1%를 차지했다.

지난해 의약외품 수출은 4억 4394만달러(4886억원)로 전년 3억 5008만달러(3958억원) 대비 26.8%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은 중국 1만 372만달러(1141억원), 베트남 5898만달러(649억원), 방글라데시 5152만달러(567억원), 일본 4059만달러(446억원) 순을 나타냈다.

말레이시아 2305만달러(272억원), 네덜란드 1831만달러(216억원), 파키스탄 836만달러(98억원), 폴란드 849만달러(100억원)는 각각 236.2%, 938.5%, 415,2%, 158.1% 등 수출이 폭등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외품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최근 의약품 등 생산‧수출 증가는 업계 노력과 정부 지원이 맺은 결실로 제약바이오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유망산업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식약처는 국제협력활동을 강화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제수준의 허가‧심사체계를 확립하는 등 품질이 확보된 우수한 의약품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의경 처장은 또 “올해 5월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GMP 서면확인서 면제 국가) 등재와 7월 베트남 입찰등급 유지 성과 역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이끌어낸 성과다”면서 “한국 의약품 안전관리 수준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