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SK텔레콤이 이달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3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목표치보다 높은 매수주문으로 총 4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사전청약 과정에서 당초 목표치보다 5배가 넘는1조440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하면서 발행규모가 증액된 동시에 조달 금리도 대폭 절감했다.

특히 SK텔레콤은 30년 만기 채권발행에 성공해 공모시장 첫 장기물 발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SK텔레콤은 이달 발행한 채권 40000억원 중 76-5회차 사채 500억원의 만기는 2049년 7월29일으로 30년 만기이며, 76-4회차, 76-3회차 회사채 만기도 각각 20년, 10년물로 발행 완료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SK텔레콤은 AAA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동종업종 KT와, LG유플러스와 비교해 볼 때 개별 민평금리도 1.644%로 가장 낮았던 데다 발행시기, 수요예측 흥행 등으로 조달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SK텔레콤의 76-1회(1200억원), 76-2회(600억원)의 발행금리는 각각 1.404%, 1.490%이며, 76-3회(1200억원)은 1.495%로 확정됐고 76-4회(500억원)과 76-5회(500억원) 장기물 발행금리도 각각 1.523%, 1.557%로 모두 1%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회사채 발행 주관사인 SK증권은 SK텔레콤의 발행금리에 대해 “최근 국고채 금리와 AAA등급 민평금리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국내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별도 금리기준이 없는 30년물 금리도 국고채 금리와 AAA등급 특수채 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조달 금리가 크게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사전 청약과정에서 연기금, 보험, 은행 등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계획보다 매수주문이 몰렸고 특히 10년물(76-3회) 경쟁률은 7.2:1로 매우 높았다. 이에 따라 당초 발행 계획이었던 5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발행규모가 2배 이상 증액됐다. 또한 30년물 회사채도 연기금 등 금융 기관 투자자의 경쟁률이 3:1를 기록해 600억원에 달하는 사전청약 주문을 받았다.

투자자들의 SK텔레콤 회사채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업계 내 초우량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대표 주관사인 SK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SK텔레콤이 “지속적으로 차입금은 증가하고 있으나 부채비율은 100%대 이하로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2019년 1분기 SK텔레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96%이며 차입금 의존도는 23.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SK텔레콤은 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 비중은 14.6% 수준에 불과하고 단기차입금을 상회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4000억원 회사채 발행에 이어 이달까지 총 8000억원을 자금조달했다. 회사채 발행 중 82.%인 3300억원은 회사채 차환대금으로 쓰일 예정이며 나머지 700억원은 기업어음상환에 지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말까지 2000억원의 기업어음을 상환해야 한다.

한편 이달 세아베스틸, 현대제철 등 철강업종도 공모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군산공장사고와 전방산업 부진으로 실적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수요 예측에서 모집액(1500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56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려 발행규모가 증액됐다. 세아베스틸은 3년만에 공모시장에 등장해 목표보다 200억원 증액된 1700억원으로 발행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