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위염을 방치하면 만성위염을 부르고 이는 위암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름철 비위생적인 환경은 질염을 부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심코 먹은 약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목된다.
28일 의료업계에 다르면 고려대학교안산병원은 한국인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위염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528만명으로 확인됐다. 위염은 ‘위장이 걸리는 감기’라고 불리며 전 국민 10명 중 1명은 위염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확인될 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만성위염에서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만큼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위염은 크게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급성위염은 주로 감염에 따라 한다. 헬리코박터균의 최초 감염,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이나 진통제와 같은 약물로 위점막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위염은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증상이 나타날 때 진단된다. 위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은 정상적인 위샘을 소실시켜 위축성 위염을 유발하고 장상피화생을 거쳐 위암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만성 위축성 위염은 위의 위축이 발생하는 부위와 발생원인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눌 수 있다. A형은 자가면역력과 연관되어 발생하게 되고, 위의 체부에 발생한다. B형은 주로 헬리코박터와 관련되고 주로 위의 전정부(아래)에서 발생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체부쪽으로 진행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 만성 위축성 위염의 대부분은 B형 위염이라고 알려졌다.
급성위염은 명치부위의 통증과 함께 오심 및 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이는 상한 음식 또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과음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만성위염은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다. 비특이적으로 배 윗부분의 통증이나 식후 복부팽만감 및 조기포만감 등이 나타날 수 있어 다른 소화기 질환의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주로 내시경 검사를 통해서 이뤄진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내시경 검사는 위염과 함께 궤양 및 암까지 한번에 진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화불량이나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있으면위 내시경이 권장된다.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급성과 만성위염을 분류하며 필요할 시 조직검사를 추가로 실시해 염증 정도와 원인을 분석한다.
치료방법 또한 급성과 만성위염을 구분해 진행된다. 급성위염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자극적인 음식이나 음주, 흡연을 삼가하는 등 생활 습관의 교정과 더불어 증상완화를 위한 위산 억제제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만성위염은 급성위염과 마찬가지로 식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또 증상완화를 위한 내과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가 만성위염 경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정기적인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 발생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 및 제균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성우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위염은 완치가 힘든 질환으로 약물 치료보다는 생활습관의 개선과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감염에 따른 위염이 아니면 식습관의 관리만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사례가 많고 한때 유행했던 ‘단짠단짠(달고 짠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 음식은 위에 강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므로 위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여름철 비위생적 환경, 질염 부를 수 있어 주의해야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질염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물놀이를 즐기게 되니 균에 노출되기 쉽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속바지를 입고, 땀이 나도 갈아입기 쉽지 않으니 질 내부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은 “질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믿을만한 정보가 없어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부끄럽고 잘 모른다고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이어져 ‘골반염’까지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질염의 종류는 칸디다 질염과 트리코모나스, 세균성 질염, 위축성 질염이다. 칸디다 질염은 질과 외음부에 곰팡이균이 자라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될 때 발생한다. 질은 평소 PH 3.8-4.5로 강한 산성을 유지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데, 질 내 산성도가 정상적인 범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질염이 악화될 수 있다. 순두부나 치즈 같은 흰색 질 분비물, 가려움과 성교통이 특징이다.
트리코모나스는 질 편모충이 전파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가드넬라, 유레아플라즈마 파붐까지 질염 증상을 유발하는 성전파성 질염이 증가하고 있다. 남성의 성기에도 기생할 수 있는 기생충이므로 부부가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 보통 심한 가려움증과 화농성 혹은 거품이 있는 분비물이 생긴다.
세균성 질염은 락토바실러스균이 줄어들고 가드넬라, 유리아 플라스마 등의 혐기성 세균의 양이 늘어나 질의 환경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건강한 질은 90~95% 이상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균으로 이뤄졌다. 세균성 질염은 다른 질염과는 달리 성교통이 없으며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회색 분비물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위축성 질염은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질 점막이 얇아지며 분비물이 줄고 건조해짐에 따라 가려움증이 생기고,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발생한다. 질 점막의 방어 기능도 줄어들어 세균에 쉽게 감염된다. 여성호르몬 투여가 주된 치료 방법이며 질 크림이나 질정 투여 등으로 국소적인 증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꽉 끼는 옷은 균이 자라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조성한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스타킹, 속바지, 거들 등 조이는 옷을 피하고 면 속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팬티라이너도 통풍을 방해할 수 있다.
질 내부는 씻는 것이 아니며 여성 청결제와 세정제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 세정제로 질 내부를 씻으면 질 속의 산도 균형이 파괴되고 유익균까지 공격해 질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여성 청결제는 자주 사용하면 건조해지고 피부의 방어 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다. 하루 한 번 흐르는 물로 외음부만 닦아주고 잘 말려준 뒤 속옷을 착용하는 것이 올바르다.
질염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트리코모나스 질염과 세균성 질염과 같은 질환에는 효과가 있지만 유익균을 같이 제거하므로 장기간 복용할 시 질 내 환경 불균형을 유발하고 질염의 만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질 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는 한 번 사라지면 다시 서식하기 어려우므로 질염 환자의 50% 이상이 재발하고 있다”면서 “만성이 되면 질 내 번식하고 있던 세균이 퍼지면서 골반염이나 방광염으로 발전하거나 임신했을 때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진단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질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면역력 저하이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좋다.
■ 무심코 먹는 약이 불면증 일으킬 수 있어 유의해야
불면증을 일으키는 요소는 다양하다. 장마철에 햇빛량이 줄어들게 되면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저하되면서 불면증이 유발될 수 있다.
장마철에는 전날 취침시간과 관계없이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전에는 실내를 최대한 밝게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도 불면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서울수면센터 관계자는 “불면증의 다른 원인으로 다양한 약물들이 있다. 무심코 섭취하는 약에 따라 불면증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벨기에 안트워프 대학병원팀은 약물로 인한 불면증의 연구에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제, 항천식약물, 항경련제, 다이어트제, 신경이완제, 스테로이드 등 다양한 약물들이 불면을 야기시킨다는 것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약물에 따른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용 용량과 기간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약물로 불면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르게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빠른 치료를 하지 않고 3주이상 방치하게 되면 만성불면증으로 발전되고, 심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불면증 증상이 1주일 이상 계속된다면 본인이 섭취하는 만성질환 약물의 부작용은 아닌지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면서 “약물을 조절해도 3주 이상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아 근본치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은 의식하면 할수록 더욱 심해지는 질병이다. 불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심, 걱정, 집착 등이다. 불면증은 원인 파악이 중요한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어떤 일이나 생활에서 생긴 정신적인 긴장, 불안, 소음, 잠자리의 변화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불면을 경험하는 일이 있다. 일시적 불면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면 자칫 병을 키울 수 있다.
한진규 원장은 “불면증은 일단 부작용을 부를 수 있는 수면제의 남용을 조심해야 한다. 심리적인 문제인지 감별해야하고, 수면다원검사를 병행해 불면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면서 “불면증의 원인에 따라 약물적 치료 외에 스트레스치료, 호흡치료, 심리치료, 행동치료, 빛치료 등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