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일본의 열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최근 일본의 수출품목 규제로 인해 반도체 등 주요산업들이 받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대부분의 주력 산업에서 일본에 대한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열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한일 교역의 특징과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분석한 보고서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과거 한·중 간의 사드 사태나 최근 한·일 간의 수출규제 문제에서 볼 때, 산업경쟁력이 견고한 우위를 가지지 못할 경우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빠지고 경제성장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면서 "미래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전략적 관점에서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민·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은 한국의 제5위 수출국, 제3위 수입국이다. 특히 한국의 전체 교역대상국 261개국 중 최대 무역적자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한국은 일본의 제3위 수출국, 제5위 수입국이며, 일본의 전체 교역대상국 중 세 번째로 많은 무역흑자국이다.

수출측면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생활용품, 금속 등이며 기계, 전기·전자 등은 의존도가 비교적 낮다. 한편, 수입측면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플라스틱·고무 및 가죽, 기계, 금속, 화학 등이며 전기·전자, 생활용품, 섬유·의류 등은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주요 산업의 대 일본 경쟁력 평가.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대부분 중화학 공업에서 일본보다 경쟁력 낮아

현대경제연구원이 MTI 분류 체계 기준으로 주요 산업의 한·일 간 TSI(Trade Specification Index, 무역특화지수) 분석 결과, 섬유류와 생활용품 산업 등 경공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화학공업에서 일본에 대해 경쟁력 열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산업 전체와 석유화학산업, 정밀화학산업의 경우도 상당 기간 경쟁력이 절대열위에 있었으나 최근 빠르게 개선 중이다. 플라스틱, 고무 및 가죽 제품산업의 경우도 경쟁력 절대열위에 머물렀지만 다만 최근에 들어 소폭 개선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섬유·의류산업은 일본에 대해 산업경쟁력 우위를 가지고 있으나 한·일 간 경쟁력 격차가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생활용품산업에서의 경쟁력은 상당 기간 대등하거나 소폭 열위에 있으나 그 경쟁력 격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금속산업과 철강산업의 경우는 경쟁력이 상당 기간 일본의 절대열위에 있었으나 최근에 들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철금속산업은 철강산업에 비해서는 경쟁력 개선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됐다.

기계산업의 경우 경쟁력이 추세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나 여전히 절대열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초산업기계산업은 경쟁력이 추세적으로 개선되는 중이나 여전히 절대열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산업기계산업은 경쟁력이 절대열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나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그러나 정밀기계산업은 경쟁력이 상당 기간 절대열위에 있으며 개선될 조짐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수송기계 분야에서 자동차산업은 경쟁력이 상당 기간 절대열위에 있으며 경쟁력 격차도 확대됐다. 단,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우는 경쟁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그 격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선박·해양구조물산업도 최근 경쟁력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산업 중 무선통신기기산업은 2010년 이후 경쟁력이 상당 기간 우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산업은 한국이 일본에 대해 경쟁력 열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양국 교역 규모를 고려할 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다. 또한, 가전산업은 최근에 들어 경쟁력이 열위에서 우위로 전환되고 있다.

한편 반도체산업 전체로는 최근 경쟁력이 급속하게 악화되면서 절대열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이중 메모리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은 일본에 대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판디스플레이산업은 최근 경쟁력이 급속하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 한국 반도체 산업의 일본 수출입 추이와 TSI 추이. 출처=현대경제연구원

日 의존도 50% 이상 품목 253개…평균 수입의존도는 71.4% 달해

품목별 의존도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HS 6단위 기준 수입품들의 일본 수입의존도 분석해 본 결과 의존도 50% 이상인 품목 수는 253개, 90% 이상인 품목 수는 48개로 나타났다.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의 총수입액은 158.5억 달러이며, 이들 품목의 평균 수입의존도는 71.4%, 품목 수는 253개이다. 또한,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의 총수입액은 27.8억 달러이며, 이들 품목의 평균 수입의존도는 96.5%, 품목 수는 48개로 분석됐다.

90%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수입액 규모로는 광물성생산품(10.9억 달러),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의 생산품(5.4억 달러), 플라스틱과 그 제품 및 고무와 그 제품(5.1억 달러)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품목 수로는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의 생산품(14개), 비(卑) 금속과 그 제품(10개), 플라스틱과 그 제품 및 고무와 그 제품(7개) 등의 순서로 많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의 타겟이 무역 자체에서 기술로 전환되는 추세에 대응해 핵심 소재·부품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