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식품업계에서 소비자의 요청으로 출시된 제품들이 성공의 공식을 걷고 있다. 단종 됐던 제품들도 공장을 다시 가동시켜 재출시 되고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열렬한 반응은 일정 수요가 보장되고 출시 초기에 크게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NS에서는 소비자들의 인증샷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특별한 광고나 홍보에 힘쓰지 않고도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며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소비자선호도로 출시된 트러플 짜파게티. 출처=농심

최근 농심과 팔도는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쇄도했던 메뉴를 각각 정식 제품으로 채택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농심은 지난 8일 짜파게티 출시 35주년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트러플 짜파게티 큰사발’을 출시했다. 트러플 짜파게티 큰사발은 지난 5월 농심이 트러플·와사마요·치즈 등 세 가지 응용 레시피를 후보로 스페셜 콘셉트를 선정하는 소비자 투표에서 70% 가량의 표를 얻어 1등을 기록한 제품이다.

그룹 마마무의 멤버 화사가 ‘나혼자 산다’에서 트러플 오일을 넣은 짜파게티를 끓어먹은 것이 화제가 되면서 소비자 출시 요청이 이어진 것이다. 농심은 소비자 반응을 바로 캐치하고 화제성과 동시에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 괄도네넴띤은 팔도의 정식제품으로 등극했다. 출처=팔도

팔도도 지난 15일부터 ‘괄도네넴띤’을 정식 제품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올초 팔도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출시됐던 팔도의 한정판 제품 괄도네넴띤은 기존 팔도 비빔면에 할라피뇨 분말과 홍고추를 넣어 매운맛을 살린 제품이다.

팔도 관계자는 “괄도네넴띤 제품의 정식 출시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지난 2월 선보인 괄도네넴띤은 추가 물량을 포함한 총 1000만개가 조기 완판하고도 SNS 등을 통한 제품화 요청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 닭껍질 대란을 나은 KFC의 닭껍질튀김. 출처=KFC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음식을 국내에 정식 출시해달라고 하는 소비자들의 요청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KFC의 ‘닭껍질 튀김’과 롯데리아의 ‘지파이’가 가장 화제였다.

KFC의 닭껍질 튀김은 인도네시아 KFC에서 판매하는 닭껍질 튀김을 국내에서도 먹고 싶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이슈화되면서 지난달 19일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출시됐다. 현재 국내 40개 지점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가운데 출시 첫날에는 줄을 서서 구매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닭껍질 튀김이 유투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인기를 얻자 BBQ와 세븐일레븐도 비슷한 제품을 내놨다. BBQ ‘닭껍데기’는 출시 3일 만에 3000세트 판매를 기록했고, 세븐일레븐은 17일부터 ‘닭껍질후라이’를 시즌 한정 메뉴로 선보였다.

▲ 출시 10일만에 100만개를 돌파한 롯데리아의 지파이. 출처=롯데GRS

롯데리아의 지파이의 인기도 여전히 뜨겁다. 지파이는 바삭하고 촉촉한 식감의 통 가슴살 치킨 디저트로 사람 얼굴 크기만큼 사이즈가 큰 것이 특징이다. 정식 출시 이전 10개 매장에서 테스트 판매 당시 일부 소비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후기를 남기면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출시 10일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하면서 롯데리아 40년 역사를 통틀어 디저트 제품으로는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이번 지파이는 지난번 시범 판매 이후 전 매장에 정식 출시해달라는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계획보다 빨리 출시하게 됐다”면서 “치킨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과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 층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제과업계도 단종 됐던 제품들을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하고 있다.

▲ 화재로 인해 생산라인이 불타서 단종됐던 치킨팝.  출처=오리온

지난 2월 말 재출시 된 오리온의 ‘치킨팝’은 7주 만에 누적판매량 300만 개를 돌파했다. 치킨팝은 실제 닭강정 같은 맛과 팝콘처럼 한입에 들어가는 크기로 인기를 끌었으나, 3년 전 공장 화재로 생산 라인이 소실돼 불가피하게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져 세상에 다시 나온 과자다.

재출시된 ‘치킨팝’은 단종되기 전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해 주 타깃층인 1020 세대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며 화제를 모았다. 제품량을 기존 대비 10% 증량하고, 품질을 높인 점과 함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

롯데제과의 추억의 아이스크림 별난바도 ‘별난바 톡톡’으로 돌아왔다. 별난바는 2011년 단종 됐던 커피아이스크림으로 안에 사탕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한때 한해 2000만개 가량 판매됐으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제품 특성상 원가 부담이 커지고 제조 효율이 떨어져 2011년 생산을 중단했었다. 제품 단종 후 롯데푸드 고객 상담실로 접수되는 민원의 10%가량이 별난바 재출시를 요청하는 내용이었고, 온라인에서도 이런 내용의 글이 종종 올라왔다.

▲ 별난바 톡톡으로 재출시된 별난바 아이스트림. 출처=롯데제과

소비자 요청 후 재출시하게 된 제품에는 탄산 캔디를 넣어 맛을 업그레이드했다. 디카페인 커피 원료를 사용해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초콜릿 안에 들어있는 탄산 캔디는 살살 녹여먹으면 입안에서 톡톡 튀어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재출시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개발 끝에 최근 빙과류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 된 별난바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다시 태어난 별난바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 중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업계에서 솔직히 힘든 현상”이라면서 “이처럼 신제품 개발이 어려워질수록 소비자들의 입맛과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식음료 연구개발에 기업들이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례는 더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소비자의 지지를 업고 출시한 제품일지라도 일시적 유행에 그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