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목록에 없는 지방대학 학생들이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눈에 띄려면 2학년 때부터 준비하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Recruiterbox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엘리트 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고액 연봉 취업의 티켓을 따 놓은 것으로 생각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무명 대학의 학생들은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을까? 

뉴욕증시가 사상 최장의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사상 최저의 실업률을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지방대생의 취업문은 바늘구멍 만큼 좁기만 한 모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방대생 3인의 취업 성공기를 소개할 정도로 미국 취업 현실도 한국만큼 녹록치 않다.    

많은 사람들이 채용 차별의 나쁜 면만 보고 있다. 사람들은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타깃 목록에 없는 대학의 학생들이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싸워야 하는 지 잘 모르는 것 같다.

2018년에 매사추세츠주 웬햄(Wenham)의 작은 대학 고든칼리지(Gordon College)를 졸업한 앤드류 황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학생과 교수와의 관계가 친밀하며 보스턴과 거리도 가깝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고든을 선택했다. 그는 졸업 후 금융권에서 일하기를 원했지만, 금융권은 많은 기업들이 일류대학 간부를 지낸 엘리트 학생들만 인턴과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황은 이미 대학 2학년 때부터,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인턴쉽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 끝에 100명 이상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그러나 그들과의 대화 대부분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는 자신의 발표에 대한 한 투자 은행 직원의 반응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내가 그 회사가 원하는 학교 출신이 아니어서 안된다고 말했지요. 그것은 내게 너무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계속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매사추세츠주 웬햄(Wenham)의 고든칼리지(Gordon College)를 졸업한 앤드류 황은 자신의 인맥을 십분 활용해 투자 컨설팅 회사 캠브리지어소시에이츠(Cambridge Associates)에 입사했다. 출처= Andrew Huang

결국 황은 학교를 졸업한 후, 보스턴에 있는 세계적인 투자자문 회사인 캠브리지어소시에이츠(Cambridge Associates)의 애널리스트로 인턴을 거쳐 정식 직원으로 안착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물론 작은 대학들도 나름의 강점이 있다. 학생들은 다방면에 걸친 자유로운 예술 교육과 좀 더 친한 캠퍼스 경험을 위해 작은 학교를 선택한다. 그들은 또 인턴쉽과 직업을 원하는 재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 끈끈한 동창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그러나 아이비리그나 스탠포드 같은 명문 대학이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과와 미시건 대학교 같은 유명 대학교 학생들은, 캠퍼스 내에서 기업 채용 담당자들을 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전국 대학 및 고용주협회(NACE)의 에드윈 코크 연구소장은 최근 기업들이 각 대학에 채용단을 파견하는 추세는 2006년 89%에서 지난 해 72%로 줄고 있다. 그러나 엘리트 학교 학생들은 온라인에서도 채용 광고의 우선적 대상이다.

또 고용주들이 미리 미리 후보자들을 평가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졸업반이 아닌 2학년이나 3학년 때 채용 담당자의 레이더에 미리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경쟁이 높은 분야의 채용자들은 학생들이 2학년 때부터 인턴 경험을 쌓기를 바라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는 3학년은 되어야 시작되었던 채용 결정이 이제 2학년 때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주들이 앞서 후보들을 평가하는 추세 속에서 고용주들이 앞서 후보들을 평가하는 추세 속에서 평균 나이 19세의 대학 2년생들에게는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다.

폴 페섹은 이런 치열한 경쟁 과정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시카고 근처의 휘튼칼리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2학년생 페섹은 유명하고 큰 직장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그 길을 어떻게 가야할 지 거의 알지 못했다. 그는 한 벤처 투자가가 금융, 컨설팅, 기술 분야에서 도전적인 직업을 얻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요점은 "이제 배가 막 출발하고 있으니 지금 탑승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 2013년에 일리노이즈주 휘튼(Wheaton)에 있는 휘튼칼리지(Wheaton College)를 졸업한 폴 페섹은 2학년 때 모건 스탠리에서 인턴십을 했고 졸업 후 매킨지에 입사했다. 출처= Paul Pesek

그는 여름 방학 때부터 금융분야 인턴쉽을 시작하기를 바라면서 휘튼칼리지의 동문, 친구, 기타 등등의 사람들과 인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많은 대화가 필요했고 솔직히 처음에는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하나의 약속만 잡은 채 가을 짧은 방학 때 무작정 뉴욕으로 날아갔다. 그리고는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연락처에 연락해 10여 건의 약속을 더 잡았다. 그의 노력은 보상을 받았다. 그는 모건 스탠리에서 인턴십을 했고, 졸업 후 2013년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입사했다. 그는 나중에 사모펀드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페섹은 2016년에 다른 학생들을 돕기 위해, 멘토링 단체 보케이셔널 캐피털(Vocational Capital)을 공동 설립했다. 그의 친구 에반 웨이어는 자신의 모교인 조지아주 룩아웃 마운틴(Lookout Mountain)에 있는 커비난트칼리지(Covenant College)에 지부를 설립했다. 앞서 언급한 앤드류 황도 고든칼리지에 다니던 페섹의 친구로부터 멘토링을 받았고, 그곳에서 세 번째 지부를 운영하는 것을 돕고 있다. 그들은 지금까지 91명의 학생들을 이 프로그램에 등록시켰다.

다른 학생들에게 보내는 그들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여러분은 커피숍 바리스타로 일하게 될 것입니다."

2015년에 학교를 졸업한 웨이어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십을 수행했고 현재 월가의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들이 미국의 3000개의 4년제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졸업생 모두를 채용할 수는 없지만, 만약 학교 동문이 어느 회사에서 최고 직위를 차지한다면, 비록 덜 알려졌지만 모교에서 직원을 채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기업들은 어느 학교든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인턴십과 일자리를 홈페이지에 게시함으로써 채용 과정을 민주화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온라인 신청은 수백 명의 경쟁자들 속에 파묻혀 쉽게 간과되거나 신청자 추적 시스템에 의해 삭제되기 쉽다.

최근에는 작은 대학들도 학생들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한 혁신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그린빌(Greenvill)에 있는 자유예술대학 퍼먼대학교(Furman University)는 학생 그룹들을 데리고 뉴욕 금융서비스업체와 언론사의 대학담당 관리자들을 만나는 행사를 벌이는 등 채용 모델을 뒤집고 있다.

▲ 올해 고든칼리지 4학년생인 니마 카마우는 대학내 인턴십 경험을 바탕으로 올 여름 뱅크오브어메리카 메릴린치의 인턴십 기회를 얻었다. 출처= Neema Kamau

고든칼리지는 대학 내에 인턴십을 운영한다. 니마 카마우는 대학 CFO의 비서로 일한 경험이 올 여름 뉴욕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서 글로벌 시장 분석가 인턴십을 이수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시카고의 컨설팅 회사 파커 듀이(Parker Dewey)는 재학생들과 최근 졸업자들을 고용주와 연결해 단기 유급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또 다른 혁신 프로그램은 온라인 마이크로 인턴십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제프리 모스 CEO는 "이 사이트는 많은 대학생들에게 경험을 쌓고 그들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있으며, 다양한 지원자를 찾는 고용주들을 많이 유치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제한된 범위의 학생들에게만 열려 있는 대학 캠퍼스 채용 방식과는 달리 더 넓은 채용 대상자 풀(pool)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스콘신주 벨로이트 칼리지(Beloit College) 법학부 4학년생인 알렉사 아라켈리안은 파커 듀이를 통해 얻은 직장 경험이 시카고의 보안컨설팅 회사 여름 인턴십 자리를 놓고 유명 대학교 학생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커 듀이의 경험 덕분에 큰 대학교 학생들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었습니다. 파커 듀이에서 사전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시카고 보안 컨설팅 회사의 여름 인턴십 기회도 없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