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올해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이 2조원을 넘기며 동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기 MMORPG가 여럿 새롭게 등장했고 기존 인기 게임들이 업데이트를 지속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국내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자사의 데이터 인텔리전스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의 분석을 통해 ‘2019년 상반기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총정리’ 리포트를 26일 발표했다.

상반기 모바일 매출 ‘역대 최대’ 2조 돌파

▲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현황. 출처=아이지에이웍스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총 매출은 2조9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9400억원) 대비 7.9% 증가한 수치다. 역대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매출은 MMORPG가 견인했다. 1분기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출시 초반 흥행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이어나간 점이 영향을 줬다. 

블레이드엔소울 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 출시됐으며 출시 초반 일평균 매출이 10억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파악된다. 리니지M은 구글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원스토어, 앱스토어 제쳤다…흑자전환 하나

▲ 상반기 마켓별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 현황. 출처=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게임 매출 규모 순위는 1위 구글플레이(78.6%), 2위 원스토어(11.9%), 3위 애플 앱스토어(9.6%) 순으로 집계됐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의 압도적인 매출 비중이 조사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가 앱스토어를 제친 점은 주목할만하다. 원스토어는 국내 이동통신 3사와 포털 네이버의 연합으로 탄생한 앱 마켓이다. 지난 2016년 6월 앱 마켓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출범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7월 4일 앱마켓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낮추는 강수를 뒀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수수료를 최대 5%까지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정책 발표 이후 매출을 많이 발생시키는 대작 게임이 원스토어에 입점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로한M, 피파온라인4M, 삼국지M, 신명, 오크, 검은강호, 강림:망령인도자, 왕이되는자, 궁수의전설, 아르카 등이 입점했다.

원스토어의 게임 거래액이 앱스토어를 추월한 건 지난해 연말부터 감지된 현상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기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점유율 증가가 올해 원스토어의 실질적인 흑자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수료율을 크게 낮춘 데다가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각종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원스토어는 매출액 1103억원, 영업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매출액은 4.6% 감소한 수치다. 영업손실폭은 31.7% 줄었다. 

하나가 강한 ‘엔씨’, 히트작 여럿 ‘넷마블’, 다작 ‘넥슨’

▲ 상반기 퍼블리셔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 출처=아이지에이웍스

3N 간 경쟁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웃었다. 퍼블리셔별 매출 현황에서 엔씨소프트가 전체의 18.5%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넷마블(13.9%), 넥슨(4.9%)이 2, 3위에 랭크됐다. 

엔씨소프트는의 리니지M 단일 게임 매출이 압도적인 성과를 내며 퍼블리셔간 매출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리니지M의 상반기 매출은 3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넷마블은 여러 개의 게임을 상위권에 랭크시켰다. 구글플레이 순위 TOP 20에는 리니지2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모두의 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다수의 넷마블 게임이 자리잡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상반기 퍼블리셔별 매출 순위 100위권 이내에 넷마블 게임은 총 13개(6월 기준)다. 매출 상위 TOP 10 게임 중에선 넷마블 게임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가 넷마블보다 많은 매출을 냈다는 건 리니지M과 그 외 게임들의 매출 차이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넥슨은 기존에 꾸준히 매출을 내던 게임에 더해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신작 출시를 단행하며 매출원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M, 트라하 등이 현재 매출 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스피릿위시, 린 더 라이트브링어도 출시 초기엔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장르 게임은 ‘퍼즐/퀴즈’

▲ 상반기 장르별 월평균 모바일 게임 사용 현황. 출처=아이지에이웍스

상반기 월 평균 전체 모바일 게임 이용자는 안드로이드OS 기준 1883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인구의 36% 이상이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셈이다. 장르별 사용자 수는 퍼즐/퀴즈가 월평균 628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퍼즐 장르는 선데이토즈와 카카오게임즈가 꽉 잡고 있다. 애니팡3, 위베어베어스더퍼즐, 프렌즈팝, 애니팡2, 프렌즈팝콘, 프렌즈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게임 중에서는 Mr Bullet - Spy Puzzles, Train Taxi, House Paint, Happy Glass 등이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라와있다. 

1인당 가장 많은 이용시간을 할애하는 게임은 롤플레잉 장르가 51.9시간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육성이 중요하고 자동사냥이 가능한 MMORPG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결과다. MMORPG 이용자들은 게임에 집중할 수 없을 때도 자동사냥을 눌러놓고 게임을 켜놓기 때문이다. 

연령별 즐기는 게임 2040 ‘브롤스타즈’·’배그’ 5060 ‘맞고’

▲ 성별 연령별 사용자 TOP 5 게임. 출처=아이지에이웍스

연령별 인기 게임으로는 6월 한 달간 사용 유저수(MAU) 기준으로 20대 미만~40대에서는 브롤스타즈,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액션 게임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60대에서는 피망 뉴맞고 등 고포류 게임이 인기를 끈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6월 들어 궁수의 전설과 일곱 개의 대죄의 사용량이 대폭 증가했으며 특히 궁수의 전설은 6월 한 달 동안 130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깜짝 등장 ‘로한M’ 시장 판도 바꿀까?

▲ 로한M 매출 현황. 출처=아이지에이웍스

아이지에이웍스는 하반기 주목할 만한 모바일 게임으로 로한M을 선정했다. 로한M은 지난 6월 27일 출시 직후 단숨에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며 하반기 돌풍을 예고했으며 현재 일 매출 6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한M은 유명 PC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이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은 중소 개발·서비스사에서 선보인 게임이다. 그럼에도 코어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높은 매출이 한 달 째 유지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간 매출액 상위권 자리는 대형·중견 게임사들의 대작만 차지하는 전례를 깬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