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 인프라가 타격을 받을 경우 글로벌 전자 공급망 전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이 내달 초 각의를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방침을 정한 상태에서, 내외부의 우려에 휘말린 일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는 최근 컬럼을 통해 일본의 경제제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기업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미국기업연구소는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 한쪽 편을 들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파괴적인 보복의 방식”이라고 규탄했다. 나아가 일본의 제재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인프라가 붕괴되면 글로벌 전자 공급망에 차질이 생긴다고 경고하는 한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화웨이를 거론하며 “삼성전자는 화웨이가 아니다”고 말했다.

심지어 미국 정부가 아베 내각을 압박해 수출 규제를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내놨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S&P도 일본의 제재를 비판하고 나섰다. 숀 로치 S&P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T산업에 정치논리가 적용되면 생태계가 파괴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일본 정부의 조치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물론 일본의 도시바와 파나소닉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