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간편결제 시장이 큰 관심을 받으며 테크핀의 선두에 선 가운데, 최근 카카오의 카카오페이가 보여주는 의미있는 철학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루트임팩트의 임팩트베이스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박준효 씨는 25일 SNS에 카카오페이와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남겼다. 그는 “요즘 시각장애인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카카오라는 기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면서 “국내에서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결제 도구는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며, 이외 카카오가 만든 모든 앱들 모두 시각장애인도 사용하기 쉽게 디자인되어 있다는 얘기를 정말 많은 친구들로부터 듣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준효 씨는 “시각장애인 친구들은 기획 초기부터 접근성을 고려한 앱의 디자인을 universal design이라고 부른다”며 “이러한 디자인을 실천하는 회사는 애플, 구글.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을 꼽는다”고 말했다.

박준효 씨의 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ICT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끽하고 있으나, 노년층 및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그 수혜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간편결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3개월 내 간편결제 및 송금 등을 사용한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페이의 행보는 그 자체로 고무적이다.

박준효 씨는 이어 카카오페이와의 최근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 출시한 앱스토어 내 카카오페이 결제 기능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카카오페이 고객센터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면서 “고객센터로부터 받는 회신은 대개 ‘유관부서로 전달했습니다’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즉각적으로 받은) 카카오의 회신에는 개발 단계에서 접근성 체크가 부족했던 것을 ‘시인’했고 담당부서에서 해당 기능이 동작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으며 내부적으로 기술 검토하여 이후에는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메일을 통해 카카오의 universal design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는 가치 혹은 철학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박준효 씨가 받은 카카오 고객센터 피드백의 일부. 출처=갈무리

박준효 씨가 집중한 대목은 두 가지다. 먼저 시각장애인까지 고려한 카카오페이의 universal desig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카카오페이도 다른 페이처럼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매우 불편한 플랫폼이었다. 2017년 10월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장애인들의 앱 접근성을 평가한 결과 네이버페이가 93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으며 카카오페이는 73점을 받아 ‘매우 미흡’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그러나 앱 개발 과정에 시각장애를 가진 직원을 투입하는 한편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추가 개선이 필요하지만, 카카오페이가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 중 유일하게 시각 장애인이 실제 회원 가입 및 결제 수단 등록,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즉각적인 고객센터 사용자 경험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페이의 결제 기능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지한 후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즉각적인 피드백이 나왔고, 이 역시 카카오 특유의 고객중심 철학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준효 씨는 <이코노믹리뷰>와의 대화에서 “루트임팩트의 임팩트 베이스캠프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중 한 시각장애인이 (카카오페이)와 관련된 불편함을 호소한 장면을 팀에서 포착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했다”면서 “고객센터에서 ‘개발 시점에 보이스 오버에 대한 확인 및 체크가 부족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담당부서에서 해당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으며, 지원 가능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기술 검토하여 이후에는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러한 성실한 대응이 카카오의 철학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